집에 와보니 부엌이니 냉장고니 할 것 없이 포스트잇이 덕지덕지 붙어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간단한 영어문장이랑 한글 해석을 적어놓은 '영어공부'용 포스트잇이었어요.
'엄마 이거 다 뭐야?'
'어 엄마 요새 영어공부하잖아'
아아..엄마가 영어공부에 돌입하셨던 것입니다 -_-;;
예전에 제가 일본에서 살 때는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하셨지요;;;;
히라가나 카타카나 카드까지 사셔가지고는 하나하나 읽으며 공부를 하시더니
제가 당분간은 미국에서 살 것 같은 눈치가 보이니 이번엔 영어공부에 매진하기로 하셨나봅니다..;;
구청에서 일주일에 두세번 제공하는 영어강좌에도 열심히 나간다고 하십니다.
그 강좌에서 만나는 친구분들은 대부분 딸이나 아들이 외국에 나가있는 분들이라고 해요 -_-;;
집에서도 어찌나 교육방송 영어강좌만 틀어놓는지 아주 '열공' 분위기입니다;;;
아빠랑 동생이 열심히 올림픽을 보는 거실 테레비에 비해
엄마가 독차지하는 안방 테레비는 완전히 하루종일 교육방송에 고정입니다.
가끔 옆에서 보면 '에고 저런말 미국에 몇년 살아도 한번도 써먹을 일이 없구만..' 하는 프로그램도 많은데
그래도 엄마는 열심히 따라하고 퀴즈도 맞춰보고, 그동안 열심히 하셨는지 단어 실력도 많이 느셨더군요..
마구 질문도 하십니다.
'부대찌개 전문점을 영어로 뭐라고 해?' 등등 -_-;;;;
제가 너무 재밌어서 '엄마 담에 우리집 올 때는 공항 입국 심사대에서 완전 자유자재로 얘기하겠네?'
했더니 엄마는 '에이..그래도 미국놈들이 하는 발음은 잘 못알아 듣겠더라. 동남아라면 몰라도..'
푸하하 동남아가면 엄마의 영어가 통하려나요. ^^
하여간 오랜만에 집에 오니 재미있는 일이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