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인간은 이렇게도 욕망에 충실한 존재였다는 거지. 감독의 생각에 100퍼센트 동의할 맘은 없다만 그것이 인생의 한 단면임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천사같은 얼굴과 천상의 목소리로 <문리버>를 부르는 이 소년이 신부에게 유린을 당할 때만 해도 나는 제목이 주는 이미지와 더불어 이 영화를 '천진한 어린이를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 추악한 어른에 대한 고발' 정도의 메시지를 주는 작품인가....하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만 보기에는 영화는 시작부터 분위기가 남달랐다)

이야기는 점점 얽히고 설켜 영화에 나온 등장인물들은 모두 동시에 가해자이며 피해자가 되어간다. 신부도, 저 소년(이나시오)도, 그의 동생도, 이나시오가 사랑한 친구 엔리케도 모두 너무도 충실히 자신의 욕망만을 따라가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신부는 추악한 욕망으로 이나시오의 삶을 분열시키고, 이나시오는 또 그런 신부의 약점을 잡아 한몫 잡으려 하고, 그의 동생(후안인가?)은 자기 형을 발판 삼아 성공에의 욕망을 채우려 하고, 엔리케는 또 그런 후안을 다 알면서도 자신의 침실로 끌어 들인다.

이들 모두가 영화의 한 장면에서 나왔던 신문기사처럼 "악어에게 잡아먹힐 줄 알면서도 스스로 뛰어들어 악어를 끌어안고, 비명도 지르지 않고 악어에게 먹혀버리는'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연출하고 있었다. 보자니 속이 터질 것 같다. 그리고 어떤 이는 그 욕망 때문에 파멸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적절히 이용하여 성공한다. 그래, 권선징악이니, 사필귀정이니 이런 건 없다 이거지. 슬프지만 권선징악 해피엔드로 끝나는 영화보다 이런 영화가 훨씬 설득력 있으니 그것이 우리의 현실인 게지. 그리고 어린 시절의 이나시오와 극 중 극에 나오는 이나시오(그러니까 후안)에게 매혹을 느끼는 우리 모두에게도 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어떤 한 줄기의 욕망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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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5-01-20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두 배우, 너무 매력적이지 않아요? (어디다 신경을 쓰는건지.. )

플레져 2005-01-20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거기다 신경쓰는 것두 맞는 거 아녀요? ^^
문 리버를 부르는 소년의 동영상을 얼마전에...지워버렸는데... 아쉽네요.
깍두기님께 들려드리고픈뎅...

깍두기 2005-01-20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당연히 거기다 신경을 써야죠^^(저는 후안에 한표!)
플레져님, 정말 환상적인 목소리였어요. 가슴이 저미도록....

2005-01-20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1-20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깍두기 2005-01-20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님!
어찌 이리 천사같고 순수한 목소리와 비릿한 욕망을 한 영화에 섞을 수 있는지....인간이 원래 그런 존재란 거겠죠.

로드무비 2005-01-20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장 가서 봤어요? 비디오로 출시되었던데.
깍두기님, 요즘 영화 많이 보시네.(배아파!!)^^

깍두기 2005-01-20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어제 오랜만에 대학로에 갔습니다, 야밤에,
다 로드무비님께 자극받아 그런 것 아니겠어요^^
 

 

 

 

 

어렸을 때 숨죽이고 읽었던 계림문고판 <솔로몬의 동굴>의 완역인 듯.

(사실 완역인지는 좀 의문이다. 이 책이 어린이용 동화는 아닌 것 같은데 너무 문장이 간단하고 같은 대교출판에서 나온 '걸리버 여행기'도 완역이 아니었던 기억이....자신이 없군, 흠)

고전 명작이라고 다 아이들에게 읽혀야 하는 건 아니다. 이 책은 딱 인디애나 존스 정도의 세계관을 갖고 쓰여졌다. 백인 우월주위, 문명 지상주의(이런 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내가 느낌으로 만들어낸 말이라고 치고), 거기다 생태파괴에 대한 무관심(코끼리 사냥을 아무 죄의식 없이 도락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움보파가 제일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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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1-2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참 재밌기는 했어요.
서점에서 봤는데요. 대교 것은 거의 완역이 아닌 듯 합니다.
삼성에서 청소년을 위한 명작이 나왔던데요. 이것 어떨지...

깍두기 2005-01-20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기는 하죠. 인디애나 존스가 재밌듯이....일단 모험소설이잖아요^^
 
유리가면 14 - 애장판
스즈에 미우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 나오는 순정만화의 세련되고 쿨한 그림을 보다가 이 만화의 그림을 몇장 쓰윽 넘기면 '무슨 그림이 이래!' 란 반응이 제일 먼저 나오는 건 당연하다. 6학년짜리 딸애의 반응이 그러하였다. 볼만한 만화는 거의 다 봤다며 거만을 떠는 딸에게 이 만화를 권해준 나는, 그러나 자신만만하였다. "한권만 봐봐!"

역시 나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두꺼운 애장판 1권의 한 반쯤 읽었을까? 딸애는 자기방에서 뛰어나와 과장되게 숨을 헐떡거리며 이렇게 말하고 들어갔다. "엄마, 너무 재밌어서 숨이 안 쉬어져!!"

그래서 방학 하자마자 하루에 한권씩, 우리 모녀 셋(작은 딸까지)은 서로 먼저 보겠다고 쟁탈전을 벌이며 책 속에 빠져들었다. 중간 쯤 보았을 때, 그런데 이 책은 완결이 없다고 가르쳐 주자 실망하는 딸의 표정이란....우리 모두 이렇게 이 책의 완결을 기다리는데, 무책임한 저자여, 종교단체의 교주도 하면서 만화도 그릴 수는 없는 것인가, 정녕?

요즘의 시각에서 본다면 유치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그림체에도 불구하고(이 만화가 70년대부터 그려진 것임을 감안하면 그건 충분히 용서가 되는 사안이다) 이 책에는 한번 보면 책을 놓을 수가 없는 극적 장치가 너무도 풍부하다. 두 대조적인 천재 소녀의 연기대결, 신비에 둘러싸인 연극작품(그 극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만화 속에 등장하는 각각의 연극에서 주인공은 어떻게 난관을 극복할 것인가, 또는 어떻게 천재성을 드러내 보일 것인가, 음모를 꾸미는 자들, 선과 악이 서로 꼬이는 상황 등등이 마치 한편의 장대한 대하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또한 주인공들은 충분히 전형성을 획득하고 있으면서도 식상하거나 단선적인 인물이 아니다. 주인공인 마야는 모짜르트와 같은 천재다. 남들이 피나게 노력해야 겨우 얻을까 말까한 재능을 사소한 계기만 있으면 펼쳐보일 수 있다. 그러므로 아유미의 화려한 부와 명성과 배경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에서 마야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살리에르가 모짜르트를 이길 수는 없는 노릇. 아유미는 주인공의 라이벌이긴 하나 이 만화는 선악 대결구도가 아니다. 아유미도 너무 멋지다. 부족한 재능(마야에 비해 그렇다는 말이다)을 피나는 노력으로 메꿔나가는 노력형의 천재인 것이다. 그래서 만화를 보다보면 처음엔 주인공의 라이벌이라는 이유만으로 미워하다가 점점 더 정정당당하고 고결한 모습에 감탄하며 바라보게 된다. 그러다 마지막 쯤에 이르러서는 마야만 홍천녀의 주인공이 된다면 인생이 너무 불공평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천재는 그리 흔치 않으니 나의 마음은 아유미가 훨씬 나랑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일지도?

그리고 이 만화에서 아주 중요한 설정인 '보라색 장미의 사람.' 이 사람의 심리도 아주 복잡하다. 그는 사업적으로는 악인이나 마야에게는 몰래 뒤에서 응원해주고 도와주는 소중한 사람이다. 미워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는 이 캐릭터도 아주 설득력이 있다.

나는 이 만화를 어렸을 때 보고 이번에 두번째로 보았다. 내가 어렸을 때 본 유리가면은 주인공 이름이 한국 이름이었고, 기모노는 다 한복으로 덧칠해져서 나왔다.(해적판이었던 것)  어렸을 때는 줄거리에만 온 정신을 집중하고 과연 누가 홍천녀가 될 것인가, 마야와 마스미의 사랑은 이루어질 것인가에만 촛점을 맞추어서 보았는데 지금 보니 다른 것에 눈길이 갔다.

이야기의 중요한 모티브 <홍천녀>는 매우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작품이다. 홍천녀는 홍매화나무의 정령. 이 정령이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람은 바로 홍천녀의 몸인 매화나무를 잘라 불상을 조각해야 하는 조각가이다. 이 애절한 스토리 속에 모든 자연물에는 신이 깃들어 있다는, 일본만화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사상이 표현되고 있으며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부처가 있다는 불교적인 메시지도 있다. 자연과 인간과 신과의 합일...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보면서도 어렴풋이 느낀 것인데, 이것이 일본인의 보편적인 종교감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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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1-19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면에서는 미신이라면서 우리의 토속신앙을 파괴하고, 불교도 자기네 식으로 바꾼 그네들이 더욱 더 미신적인 사상을 가진 것이 참 이상하다는 생각들을 했지요.
어쨌든...참 대단하지요. 이 만화책..아까울 정도예요..
빨랑 좀 완결이 나왔으면...

게으름이 2005-01-19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리가면의 모티브는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연기이론이지요.
유리가면을 읽다보면 스타니슬라브스키의 '배우수업'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두 천재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한없이 좌절하게 됩니다.
제가 이거 읽고나서 배우 때려치웠다니까요 ^^;;

깍두기 2005-01-19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게으름이님이 먼 옛날 연극무대에서 주인공 배우였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네.....^^
반딧불님, 그렇죠? 이 작가는 완결을 내고 죽어야 천국에 갈 수 있을 겁니다^^

날개 2005-01-19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월 16일 유리가면 42권이 일본에서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조만간 들어오지 않을까요?
아! 가만 생각하니 애장판으로 묶으려면 좀 더 나와야 하나요? 에궁~

깍두기 2005-01-19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드디어 작가가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겁니까? 애장판으로 묶으려면 두권은 더 나와야 할텐데, 그냥 출판하지....

김재경 2005-01-24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읽었었어요....어릴적에..^^어렴풋이 기억이 나네요.다시 읽어봐야겠어요.

픽팍 2005-03-18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 미친듯이 잼나게 읽었는데 ㅋ
이 만하가 전도용 만화로 몇 개 그린 게 있다는데 그것 마저 보고 싶더라구요 ㅋ

한잔의여유 2005-04-27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마약입니다.ㅡ..ㅡ 남자인 저한테도 엄청나게 작용하더군요. 파이브스타스토리와 더불어 항상 기다려지는 만화이면서 만화를 넘는 책이죠.

neosophy 2005-06-26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릴적 그 해적판을 읽었었지요.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주인공 마야의 한국이름은 '오유경'이었어요. 아유미는 '신유미'였구요. 그리고 주인공 오유경이 처음 좋아했던 남자 이름은 '준구'였던 것 같아요..
아... 이 책이 다시 나왔군요...
너무나 사보고 싶지만.. 읽은 후의 후유증이 두려워.. 머뭇거리게 되네요..^^;;
 

거짓말도 뻔뻔스럽게 하면 아무도 시비걸지 못한다. 어설픈 거짓말을 하면서 진실인 척 꾸미려 한다면 욕을 바가지로 먹겠지만 맘 먹고 "내가 얼마나 뻥을 잘 치는지 함 봐봐라" 이러면서 허풍을 떠는데야 귀엽게 봐 줄 밖에.

이것이 끝인가 싶으면 앞의 것보다 백만스물한배쯤 되는 규모의 뻥을 쳐대는데는 당할 수가 없다. 완전 항복이다. 마지막에 주성치가 하늘에 올라가 염화시중의 미소를 보고 내려오는데는 참....

요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고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이 책이 생각났다. 둘 다 거대한 농담이라는 측면에서. 그래, 뻥을 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끄덕끄덕.


영화의 주요배경인 거대한 임대건물(?). 나는 이 지저분하고 소란스럽고 빈티나는 세트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곳에는 집세도 제대로 못내고 주인여자의 눈치를 보며 빌빌거리고 사는 사람들로 그득하다. 그러나 알고보니 그들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고수들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항상 담배 한 가치를 물고 집세 안내는 그 고수들을 처절히 응징하는 주인아줌마가 어찌나 맘에 들던지.



나는 주성치를 소림축구에서 처음 봤는데 이번 방학에는 이 사람의 옛 영화를 좀 뒤져봐야겠다. 이목구비 번듯하고 어찌보면 우수어린 표정이기도 한데 이렇게 웃기지 않은 외모로 폭소를 자아내는 영화를 만들다니 이 사람의 재주도 참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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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1-16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림축구에서 보았던 주성치가 이젠 웃겼다구요. 요새 알라딘에서는 주성치 바람이 부는군요. 언제 티브이에서 방영해 주려나..흠흠...^^

urblue 2005-01-16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요일로 예매했습니다. 요즘 개봉한 영화중에 유일하게 보고 싶은 영화. 너무 기대되요. ^^

비로그인 2005-01-16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ocn에서 주성치 시리즈로 하는데 몇 시인줄은 모르겠습니다. 무료쿠폰이 생겨서 저도 낼 주성치를 보기로 ^^* 전 주성치 좋아하는 사람이 저외에 별로 없는 줄 알았는데 왠걸~ 정말 많네요.

sweetrain 2005-01-17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는 두가지 종류의 영화가 있어요. 주성치가 안 나오는 영화와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요.

깍두기 2005-01-17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성치는 매니아층이 많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 봅니다. 저도 한번 입문해 볼까요?^^

sooninara 2005-01-1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부터 ocn에서 5시에 주성치 특집을 한데요..보셔요..금요일까지 연속인듯하네요..

바람구두 2005-01-17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성치 마니아랍니다. 흐, "쿵푸 허슬 " 꼬옥 보고 싶습니다.

깍두기 2005-01-17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비디오가게 가서 주성치의 <서유기 월광보합>을 빌려왔습니다. 주성치 영화, 많기도 하데요.
저희집은 케이블 안나옵니다. 이 글 보시는 분 주성치 영화 중 괜찮은 것 좀 권해 주세요. 아래 댓글로....

하얀마녀 2005-01-17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되겠다. 내일 가서 봐야겠어요. ^^

깍두기 2005-01-17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마녀님은 좋아하실 것 같아요^^
 


동남아 지진 해일을 겪고 나서 영화를 봐서 그런지 진짜 실감났다. 영화관에서 봤으면 무서웠겠다. 소현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덜덜 떨면서 내 품을 파고 들었다.

영화가 끝나자 "엄마, 우리 앞으로 이런 공포영화 보지 말자" 이런다. "소현아, 이건 공포영화가 아니고 재난영화라고 해" 엄마가 잘난 척하고 이렇게 설명해주자 소현이 단호하게 이렇게 말한다. "나한테는 공포영화야!"

애는 무심코 한 말이지만 나는 뜨끔했다. 그렇지, 너희 세대는 우리보다 이런 재난을 훨씬 더 피부로 느낄 것이다. 우리는 후손에게 도대체 무슨 못할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소현이가 너무 무서워하자 해송이가 옆에서 은근히 장난질을 친다. "너 50몇살 쯤 되면 진짜로 저렇게 돼" 그말을 듣자마자 악을 쓰고 울어대기 시작해서 나는 달래느라고 진땀 뺐다. "아니야, 절대 안그래, 소현이 살아있을 때는 절대 그런 일 없어"  그러나 누가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영화에서처럼 며칠만에 온 지구가 빙하시대가 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나(영화는 긴박감을 조성해야 하니 천천히 진행되는 일도 며칠 안에 완성되는 것으로 설정해야 하겠지 이렇게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무시해 버릴 수 있을만큼 지구의 상황은 태평하지가 못하다. 지금도 세계 곳곳이 이상기후가 아닌가. 올 겨울 대한민국 날씨도 수상하고.

헐리우드 영화답게 가족애가 문제를 해결하긴 하나 구태의연하다든가 하는 흠집을 잡을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 이 영화의 상황은 앞으로 실제상황이 되어 우리 앞에 언제 닥칠지 모르는 무시무시하고 심각한 상황이다. 공포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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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1-14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소현이가 저랑 비슷하군요. 저는 올해 첫날 읽은 까렐 차–r의 희곡 [R. U. R.(로봇)] 읽으면서도 엄청 쫄았는데...이것도 거의 저를 공포로 떨게 했거든요.

라주미힌 2005-01-14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영화가 '그들에게' 공포영화인 이유가 하나가 더 있죠. 미국의 몰락입니다.

sooninara 2005-01-1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미국이 빙하로 뒤덮여서 기분이 조금 좋았다는것과..혹시 빙하기가 오면 도서관으로 도망쳐야한다는걸 배웠어요. 그리고 아들을 구하기 위해 무리해서 가는 모습에서 부정이라기엔 너무 무모해보여서 별로였어요..그래도 ..중간중간 조금씩 눈물도 날뻔했다죠. 그 캐나다인가 오두막 남자들..죽기전에 건배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구요..

깍두기 2005-01-1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웨이브님, 저 그 책 진작에 사놓고 희곡이란 형식이 생소해서 안읽고 있었는데 읽어보야야겠네요. 어디, 노웨이브님이 얼마나 겁이 많으신지 한 번 봐야지~^^
라주미힌님, 헐리우드 영화가 미국을 제3세계의 도움을 받는 처지로 묘사했다는게 신기하긴 했죠. 그러나 그걸 보면서 제가 한 생각은.....미국이 저렇게 얌전하게 물러날 리가 없어. 아마 폭격기에 핵무기를 싣고 멕시코 상공을 날면서 멕시코 정부를 전복하고 자기들의 국가로 만들걸? 이렇게 생각했다죠^^
수니님, 빙하기가 오면 도서관으로....ㅎㅎ 님의 유머감각 아주 뛰어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