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전화박스
도다 가즈요 지음, 다카스 가즈미 그림, 이선아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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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용으로 나온 '여우의 전화박스'라는 동화가 있는데 어느것을 구입할까 고민하다 그림책으로 선택을 했다. 아이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으로 많이 보여주고 싶어서 아직은 그림책을 권해주는 편인데 탁월한 선택인것 같다. 어린이용 동화와 같은 사람이 그림을 그렸다니 아마도 내용을 잘 파악하고 신중하게 그림을 그렸으리라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파스텔을 사용한 잔잔한 그림만으로도 이야기의 따뜻함이 전해질 듯 하다. 글을 쓴 작가는 이 작품으로 일본의 안데르센상으로 불리는 히로스케상을 받았다고하니 관심이 안 갈수 없는 그림책... 

이야기는 산기슭의 오래된 전화박스와 이 산속에 사는 엄마여우와 아기여우로 시작된다.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여우는 영특하고 교활하고 그다지 좋지 않은 이미지인데 일본에서는 우리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나보다. 아빠를 잃은 아기여우를 키우며 아이가 커가는 모습에 행복해하는 모성애 가득한 엄마여우로 표현하고있다.   


 

그러나 그런 행복도 잠시... 아기 여우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혼자 남은 엄마여우는 매일매일 눈물로 보낸다. 아이데 대한 엄마의 사랑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찮가지 인가보다. 어린자식을 먼저 보내야 하는 엄마의 마음은 격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리가 없을것이다. 난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안다...... 

그러던 어느날 가까스로 고개를 들어 불빛이 반짝이는 전화박스를 보고 그쪽으로 발길을 옮기는 엄마여우... 그곳에서 아픈 엄마와 떨어져 지내며 매일같이 엄마와 전화통화를 하는 남자아이를 보게된다. 그 뒤로 엄마여우는 늘 전화박스에서 아이가 엄마와 통화하는 걸 들으며 마음의 위로를 받게된다.  



여느때처럼 산에서 내려온 엄마여우는 불 꺼진 전화박스의 전화가 고장난 것을 알고 안절부절하지 못하며 중얼거린다.  "아, 가엾어라. 여기에 전화박스가 하나 더 있다면...... 내가 그 아이의 전화박스가 되어 줄 수 있다면......" 바로 그때 엄마여우가 전화박스로 둔갑을 하게된다. 책의 앞쪽에서 아기여우가 여우는 요술을 부릴수 있다는 말에 엄마 여우가 아무리 주문을 외워도 요술을 부릴수 없다고 했었던 장면이 떠올랐다. 하지만 엄마여우는 사랑의 힘으로 그것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엄마여우는 아이가 도시로 이사가게 된 사실에 잠깐 실망을 하지만 아이가 엄마와 함께 살게 된다는 것에 그리고 그 아이 덕분에 우리 아기를 떠올릴 수 있었다는 것에 행복해 한다.  

엄마여우가 아이를 위해 요술을 부렸던 것처럼 고장났던 전화박스도 엄마여우를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해 불을 밝혀준다. 꺼져가는 엄마여우의 마음속에 다시한번 희망의 불을 밝혀 주는 것이다.  



전화박스 불빛 아래, 엄마여우의 행복한 얼굴이 환히 비치고 있다. 

소심하고 표현을 잘 못하는 우리 큰 아이도 이 책을 읽어주니 마음이 짠 한가보다. 자기도 밥 많이 먹고 건강할테니 엄마도 오래오래 살란다.^^ 표현을 잘하는 작은 아이도 나에게 연신 뽀뽀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따뜻한 모성애를 담은 동화책을 덮으며 이 밤 마음이 포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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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6-27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네요.

같은하늘 2009-06-29 09:11   좋아요 0 | URL
네.. 그림도 부드럽고 좋아요...

프레이야 2009-06-29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 큰아이와 같이 본 책이네요.
그림에서 주는 온기가 대단한 책이지요.^^

같은하늘 2009-06-30 12:54   좋아요 0 | URL
오래 전이라면 동화책으로 보셨나보네요...
저는 쉬운거 보여준다고 그림책으로 구입했는데...
그림이 모든걸 말해주는듯 해요...
 
가을이네 장 담그기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6
이규희 글, 신민재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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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아마도 된장,고추장,간장 같은 장은 마트에서 사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 않을까? 내가 어렸을때만 해도 집집마다 장을 담고 간장을 다리거나 할때면 짭짤하고 구수한 냄새가 온동네에 퍼지곤 했었다. 그뿐인가 고추장을 담글때면 엿기름 달인 물을 옆에서 한그릇 얻어 먹기 위해 엄마 심부름을 하곤 했었는데... 이제 이런 모습은 시골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는게 씁쓸하다.  

나 또한 아파트에 살면서 이런거 해볼 엄두도 못내고 시어머님께 가져다 먹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도 집에서 하나 해주는건 시어머니께서 키우신 콩을 삶아 청국장을 만들어준다. 물론 이것도 예전처럼 짚사이에 넣어서 해야 재맛이 나겠지만 여건이 안되니 청국장 제조기를 사용하고있다. 거기에 돼지고기로 맛을 내고 두부 숭숭 썰어넣고 버섯넣어 끓여주면 아이들 밥한그릇은 뚝딱이다.^^

이 책은 요리책이라고 할 만큼 장을 담그는 과정을 자세하게 얘기해 주고있다. 장 담그는 모습을 보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과정이지만 "철썩철썩, 차락차락, 쿵덕쿵덕, 조물조물, 꾸덕꾸덕" 등의 의성어나 의태어를 많이 사용하여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또 그림을 어찌나 실감나게 그렸는지 그림만 보아도 장 담그는 과정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밭에서 거두어 들인 콩을 아빠가 철썩철썩 도리깨로 내리치면 콩꼬투리에서 노란콩이 나오고 엄마가 키질을 하여 티끌을 날리고 콩만 남기지요. 가을이와 할머니는 벌레먹은 콩, 쭈그러진 콩을 골라내고 예쁜콩만 남기네요. 날이 쌀쌀해지면 가마솥에 불을 지펴 물에 불린 콩을 삶아냅니다.  

우리아이 여기서 도리깨가 뭐냐고 묻는데 사실 나도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기에 한번도 본 적은 없고 콩을 꼬투리에서 꺼낼때 사용하는 도구라는 것만 알고 있다.^^



힘 좋은 아빠가 콩을 절구에 넣고 찧으면 할머니랑 엄마는 메주를 만들어요. 메주가 꾸덕꾸덕 마르면 군불 지핀 방에서 메주를 띄우지요. 며칠이 지나 메주가 궁금해진 가을이가 방으로 들어가니 고린내가 나지만 할머니는 구수한 냄새밖에 안 난데요. 다시 며칠이 지나 메주를 살피니 곰팡이가 핀 메주...  이런 모습을 처음 본 가을이는 메주가 썩었다고 걱정을 하지요.^^ 곰팡이가 예쁘게 핀 메주를 처마 끝에 메달아 햇볕이랑 바람을 쐬어줘요. 정월 말날에 담근 장이 최고라며 아침부터 온 식구가 부산스럽네요.  


  

아빠는 항아리 소독을 하고 할머니랑 엄마는 항아리에 메주를 차곡차곡 담고 소금물을 부어요. 여기에 고추,대추, 참숯을 넣는데 모두 이유가 있다니 조상님들의 지혜가 엿보이지요. 고추는 잡균이 생기지 않게 해주고, 대추는 단맛을 더해 주며, 숯은 잡냄새를 없애 준데요. 또 재미난건 금줄과 버선본의 의미예요. 오는 귀신은 금줄로 막고 가는 귀신은 버선발로 차버리면 장맛이 좋아진다네요.^^ 

그렇게 한달 넘게 지나 맛이 우러나면 장을 걸러요. 여기서 나오는 물이 간장인데 가마솥에 붓고 오래오래 달이면서 거품도 걷어내고 정성을 들여야 한데요. 건져낸 메주는 잘 치대서 항아리에 눌러 담고 소금을 뿌려두면 구수한 된장이 된데요. 



온 식구가 둘러 앉아 간장과 된장으로 만든 온갖 음식들을 맛나게 먹는 모습이 정겹네요. 이렇게 정성들여 담근 장은 미국에 사는 작은아빠께도 보낸데요. 내년에도 장을 또 담그자는 가을이와 할머니의 대화가 부럽습니다. 저도 그때는 가을이네 가서 한 수 배워봐야겠어요...^^ 

자.... 이렇게 간장과 된장 담그는 법을 알았고, 집에서 청국장 만드는 것을 본 아이가 고추장은 어떻게 담그냐고 묻는데 알려 줄 수 없는 엄마...ㅜㅜ 인터넷에서 찾아 설명을 해주었지만 어느 정도나 이해를 했을지... 다음에는 고추장 담그기도 한편 만들어 주심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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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9-06-25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는외할머니댁에 가서 봤어요,
대게 재미있어하더라구요,,ㅎㅎ

같은하늘 2009-06-26 09:12   좋아요 0 | URL
친정이 어디시길래? 류는 정말 좋았겠어요...^^ 부럽~~

꿈꾸는섬 2009-06-27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아이 유치원에서 장담그기를 했었다는데 책으로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09-06-29 09:13   좋아요 0 | URL
유치원에서 김장도 아니고 장담그기를...
정말 좋은 유치원이군요...ㅎㅎㅎ
책 재미있으니 아이에게 꼭 보여주세요...

순오기 2009-07-02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대회 도서 중 하나가 이거였군요.^^
흐흠~ 장 담글 생각도 안해본 저는 부끄러워서 쥐구멍 찾아요.ㅜㅜ

같은하늘 2009-07-02 17:38   좋아요 0 | URL
어... 이거 아닌데...
이 책도 리뷰대회 목록에 있었나요? 다시 보러 가야겠다...
근데 순오기님도 안 해보신게 있군요...^^
온갖 쓰고 단 경험은 다 해보셨을것 같은 분...ㅎㅎㅎ
 
투발루에게 수영을 가르칠 걸 그랬어! 미래 환경 그림책 1
유다정 지음, 박재현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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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아이의 환경 그림책 '엄마가 미안해'를 본 후 아이에게 시리즈의 다른 그림책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두번째로 선택한 책이 '투발루에게 수영을 가르칠 걸 그랬어"이다. 투발루라는 나라는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본 나라일 것이다. 아홉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섬나라... 그러나 지금은 이미 두개의 섬이 물에 가라앉았고 2001년에 국가포기선언을 한 슬픈나라가 되버렸다. 물이 많이 들어오는 밀물때는 섬전체가 바닷물에 잠겼다가 썰물로 물이 빠져야만 땅이 드러나는 나라가 된 것이다. 인구 1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주변국가에서 환경난민마저 거절해서 이제 갈곳이 없어진 사람들이다. 그나마 뉴질랜드에서 아주 까다로운 조건으로 일년에 75명을 받아주기로 했다니 이를 고맙다고 해야할런지 참으로 슬픈현실이다.  

         

이 책은 여기 투발루에 사는 로자라는 소녀와 그 소녀가 키우는 투발루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다.   



로자는 투발루를 너무너무 사랑한다. 투발루와 밥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자고, 노래도 같이 부르며 늘 함께하지만 딱 하나 함께 못하는게 있다. 그것은 수영...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와 수영을 같이 할 수 없기에 로자가 수영을 하는 동안 투발루는 야자나무 숲에서 놀다가 로자를 기다린다.  


  

날이 갈수록 따뜻해지는 지구 때문에 해수면이 높아지고 물이 불어나 로자의 앞마당까지 물이 들어오게 된다. 그럴때면 투발루는 안절부절 못하고 야자나무 위에서 울고 로자는 그런 투발루에게 "그러게 수영을 배우면 좋잖아"라며 투발루를 안아준다.  

결국 로자네 가족도 투발루를 떠나기로 하지만... 어린 로자는 바닷물이 불어나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 자신이 태어나 자라던 투발루를 떠나야 한다는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일것이다. 거기다 아빠는 투발루를 할아버지에게 맡기고 가자고하니... 로자는 물을 무서워하고 수영을 못하는 투발루를 두고가면 물에 빠져 죽을 거라며 아빠에게 애원을 한다.  



결국 투발루를 데리고 가기로 하고 떠나기 전날 투발루를 데리고 하루종일 투발루를 돌아다닌다. 아마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투발루의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 눈에 그리고 마음에 담아 두려는게지... 그런 로자의 모습이 그림책이지만 너무 안타깝고 마음 아프게 그려져있다. 그리고 투발루에게 남기는 로자의 얘기... "투발루야, 잘 기억해 두렴! 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땅을..." 


 

그리고 로자는 투발루를 떠나던날 마지막으로 바다를 보러 투발루와 함께 나간다. 평소에 그랬던것처럼 로자는 바다로 투발루는 야자나무 숲으로... 그러나 로자가 집에 돌아와 보니 투발루가 보이지 않는다. 온 동네를 찾아 나서지만 역시나 투발루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비행기 탈 시간이 되어 비행장으로 향하고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할때 저 멀리 콩알만하게 보이는 투발루... 로자는 창밖으로 투발루를 바라보며 후회하고 또 후회를 했다. "투발루에게 수영을 가르칠 걸 그랬어!" 그리고 로자는 마지막 기도를 한다. "저는 투발루에서 투발루와 함께 살고 싶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너무 간절한 로자의 소망에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절로난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가 목이메어 잠시 쉬어가야했다. 이 그림책은 우리 모두가 보고 각성해야 할 그림책이다. 투발루라는 먼 나라만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사계절이 뚜렷했던 날씨가 봄,가을은 어디로 슬그머니 사라지고 겨울은 짧고 여름은 긴 온난화된 날씨로 변하지 않았던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많은 비로 피해를 입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비가 오지않아 사막화 되어가고 있으니...  

이 책의 뒷부분에도 나오지만 우리가 로자를 도와 줄 수 있는 방법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거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전기를 절약하고 물건을 아껴 쓰는거... 아침 뉴스를 보니 축산업이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다하니 고기도 적게 먹어야 하는건가? 우리야 그렇지만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나라에서는 일주일에 하루 고기 안먹는 날도 만들고 있다니... 이렇게 작은 힘이 모여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아들~~ 공부 열심히 해서 화석 에너지를 대신할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는거 보았지? 공부 열심히 하자~~~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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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싹 2009-06-24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과 함께 멋진 리뷰....대단한 정성입니다.

같은하늘 2009-06-25 18:09   좋아요 0 | URL
글 솜씨가 없다보니 그림이라도 넣어야 이해가 될 것 같아서요...^^
그림책은 그림이 빠지면 맛이 안 나잖아요...

하늘바람 2009-06-25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정성어린 리뷰를 보며 무엇을 하든 이렇게 정성껏 해야하는 구나 하며 반성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님의 말슴에 많은 힘이 되었어요

같은하늘 2009-06-25 18:10   좋아요 0 | URL
별 말씀을요...
근데 별로 그렇지도 않은데 정성 들였다고하니 부담 백배인걸요~~~^^

꿈꾸는섬 2009-06-25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겠죠.^^

같은하늘 2009-06-25 18:1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일상생활에서 실천해야해요...
 
거인 아저씨 배꼽은 귤 배꼽이래요 내 친구는 그림책
후카미 하루오 글, 그림 / 한림출판사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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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서 보게되었는데 표지만 보고도 한참을 웃었다. 수염도 덥수룩하고 가슴과 팔에도 털이 있는 거인아저씨가 대머리에 팬티 하나 걸치고 귤을 배에 붙이고 걷는 모습이라니... 그리고 첫장을 넘기며 아저씨가 왜 귤을 배에 붙이고 걷는지 알게 되었다. 



거인아저씨는 배꼽이 없다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거다. 

하지만 배꼽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아는 아이는 그럼 거인아저씨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하더니... 우주에서 날아왔나? 바다에서 솟아났나? 배꼽이 없으면 엄마가 없는건가? 라며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어찌되었건 배꼽이 없는 거인아저씨가 좋아하는 귤을 먹는데 마지막 남은 한개를 먹으려고하자 귤이 자기를 안 먹으면 배꼽이 되어주겠다고 하는게 아닌가... 

 

거인아저씨는 귤을 배에 붙이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고 멋진 배꼽이라는 칭찬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툭 튀어나온 배꼽을 달고보니 조심성이 없어서 문에 탁, 탁자에 툭. 여기저기 부딪치고 다니자 거인이 잠든 사이에 귤이 몰래 도망을 친다.

화가난 거인 아저씨는 지금까지의 귀여운 모습은 어디가고 코를 벌름거리며 귤을 찾아나선다. 




귤은 데굴데굴 산 꼭대기로 올라가 달속에 숨어보지만 산에서 곤두박질 치는 거인아저씨를 보고 웃는 달님 때문에 땅으로 똑 떨어지고... 여자아이의 꿈속에 숨어 공이되어 보지만 아이의 발에 차여서 또 땅으로 휘잉 똑 떨어지고... 다시 데굴데굴 커다란 동굴 속으로 숨게 되는데... 

거인아저씨는 그때마다 "기다려 배꼽~~~"하며 쫏아 다니는 모습이라니... 

마침내 거인아저씨도 동굴 앞에 도착했는데 두개의 구멍중 어디로 들어간건지... 50%의 확율이건만 귤과 다른 동굴로 들어가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며 아이는 아타까워 어쩔줄 모른다.^^ 그런데 그 두개의 동굴은 바로 산할아버지의 콧구멍~~~ 간질간질한 산할아버지가 재채기를 하자 귤과 거인아저씨는 멀리 날아가게 된다. 산할아버지가 어찌나 크신지 날아가는 거인은 아주 작게 보이고 귤은 점하나로 그려진것도 재미나다.

결국 거인아저씨는 자신의 집 마당에 떨어져서 배꼽이 없어지고 나무에 부딪힌게 슬퍼서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엉엉 울고 앉아있다. 그렇다면 귤은? 귤은 귤이 매달려 있는 예쁜 나무옆에 떨어져서 그 나무와 같이 되기를 원한다. 그 방법은 누군가 귤을 먹고 씨를 땅에 심어 주어야한다고 알려주는 귤나무... 


 

귤은 거인을 찾아가 자기를 먹고 씨를 심어 달라고 부탁을 하고 거인이 배꼽이 없어지는걸 안타까워하자 모든게 잘 될거라며 위로를 해준다. 

거인아저씨는 귤을 다 먹고 씨를 심어 정성껏 가꾸니 훌륭한 나무가 되어 귤이 주렁주렁 열리게된다. 그리고 귤나무는 거인아저씨에게 "내 열매는 맛있고, 배꼽으로도 최고예요. 자, 얼마든지 따가세요."라며 얘기한다.  

지금까지 거인아저씨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도망다니던 얄미운 귤의 모습이 아닌것이다. 아마도 자신이 원하던 멋진 귤나무게 되었기에 마음이 너그러워진게지...^^ 

그런데 우리아이 이 대목에서 "엄마 귤은 씨가 없잖아?" 그러게... "옛날에 엄마 어릴적에는 귤을 먹다 가끔 씨가 나오기도 했는데 요즘엔 귤에 씨가 안보이더라."라고 얘기하니 "그럼 이 책도 옛날 책인가보다."라고...ㅎㅎㅎ



그 뒤로 거인아저씨는 매일 새 배꼽을 달고 부딪치지 않게 조심했고 배꼽도 도망치지 않았다는 아주 즐거운 해피앤딩이다... 그리고 모두들 부러워하며 "거인 아저씨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귤 배꼽을 달고 있대요."라고 얘기해주니 표지에서 보았던 거인아저씨의 행복한 모습을 끝장에서 다시 볼 수 있다. 

귤도 자신이 원하던 멋진 귤나무가 되고 거인아저씨도 그토록 원하던 배꼽을 갖게 되었으니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고 재미난 이야기였다.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그게 바로 그림책을 보는 묘미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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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6-23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재미있는 책이네요.^^ 우리 아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09-06-24 17:41   좋아요 0 | URL
네.. 아이들이 재미있어해요...^^

2009-06-24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25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잎싹 2009-06-24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아이가 유치원때 제일 좋아하던 책이네요.
너무 많이 봐서 너덜너덜해서 다시 하나 사줘야할까봐요.

같은하늘 2009-06-25 18:12   좋아요 0 | URL
그림이 재미있어 아이들이 좋아하나봐요...
 
도서관에 간 사자 웅진 세계그림책 107
미셸 누드슨 지음, 홍연미 옮김, 케빈 호크스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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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보는걸 좋아하고 동물도 좋아하는 우리 큰아이가 제목만 보고도 좋아할 만한 책이다. 도서관에 사자가 온다면 어떨까?하고 물으니 우리 아이는 무섭지만 재미있겠다고 동물원에 안가도 사자를 볼 수 있어 좋겠다고...^^

자, 위풍당당하게 도서관으로 들어서는 사자에게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대출 창구의 맥비씨가 관장님에게 도서관에 사자가 왔다고 알리지만 관장님은 사자가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면 내버려 두라고 하지요. 사자는 도서관을 구경다니고 이야기 방에서 잠이 들어버리지요. 하지만 도서관에 사자에 대한 규칙이 없었기에 아무도 어찌할 바를 몰랐지요...

이야기 시간이 되자 이야기 선생님은 불안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그러나 사자는 꼼짝 않고 이야기를 들어요. 아마도 책을 좋아하는 사자였나봐요.^^ 그러나 이야기 시간이 끝났으니 가야한다는 얘기에 사자는 요란한 소리로 으르렁~~ 울었어요. 정말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자 맞네요...

"조용히 하지 못하겠다면 도서관에서 나가라. 그게 도서간 규칙이야."라는 관장님의 말에 사자는 슬프게 으르렁거렸어요. 하지만 규칙을 지킨다면 와도 된다는 허락을 받지요.

기분이 너무 좋은 사자는 다음날부터 일찍 도서관에 가서 도서관 일을 도왔어요. 편지 봉투에 침도 발라주고, 백과사전의 먼지도 떨어내고, 키 작은 아이들이 책을 뽑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지요. 그리고 이야기방에서 얌전히 이야기 시간을 기다렸지요. 사람들은 모두들 사자가 도서관에 오는것을 좋아했지만 단 한사람 대출창구의 맥비씨는 사자는 도서관에 있어서는 안될 동물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책을 꺼내려던 관장님이 의자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납니다. 관장님은 맥비씨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사자에게 부탁하지요. 도움을 청하러간 사자를 맥비씨가 본체만체 하자 사자는 하는 수 없이 요란한 소리로 크아앙~~하며 고함을 지릅니다. 맥비씨는 이때다 싶어 관장님에게 이 사실을 알리러 갔다가 다친 관장님을 도와주고 사자가 왜 그랬는지를 알게 되지요.

다음날 모든게 예전으로 돌아온것처럼 보이는 도서관이지만 달라진게 하나있지요. 사자가 도서관에 오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스스로 규칙을 어겼다고 생각한 사자가 도서관에 나타나지 않은거지요. 도서관에 있는 사람들은 혹시 사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하며 자꾸 문쪽을 바라보지요. 하지만 모두가 기다리는 사자는 그 다음날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맥비씨는 우울해 있는 관장님을 도울 방법을 생각하지요... 그것은 바로 사자를 찾는거...

맥비씨는 동네를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사자는 어디에도 없었어요. 다시 도서관에 도착했을때 사자는 도서관 밖에서 유리문 안을 들여다 보고 있었지요.

그리고 사자에게 도서관의 새로운 규칙에 대해 얘기해주지요.
"으르렁거리면 안됨. 단,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임. 그러니까 다친 친구를 도와야 할 경우 같은거..."

그리고 이튿날... 사자가 다시 도서관에 나타나자 모두들 기뻐서 어쩔줄 모르네요... 도서관에서는 뛰면 안되고 조용히 해야한다는 규칙을 모두들 어기고 있지만 그 누구도 뭐라하지 않지요... 왜? 때로는 규칙을 어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거니까요...^^

융통성 없이 바른생활맨이라는 소리를 듣는 우리 큰아이가 봐주면 딱 좋을 책이었어요. 아이들은 규칙이 정해져도 잘 흐뜨러지게 마련인데 우리아이는 하라면 하라는데로만 하지요. 어쩔땐 그 모습이 너무 답답하여 그렇게 안해도 된다고 하지만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더라구요. 아이가 이 책을 통해 가끔은 규칙을 어길수도 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이해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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