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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아저씨 배꼽은 귤 배꼽이래요 ㅣ 내 친구는 그림책
후카미 하루오 글, 그림 / 한림출판사 / 1996년 3월
평점 :
아이가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서 보게되었는데 표지만 보고도 한참을 웃었다. 수염도 덥수룩하고 가슴과 팔에도 털이 있는 거인아저씨가 대머리에 팬티 하나 걸치고 귤을 배에 붙이고 걷는 모습이라니... 그리고 첫장을 넘기며 아저씨가 왜 귤을 배에 붙이고 걷는지 알게 되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8342105463072.jpg)
거인아저씨는 배꼽이 없다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거다.
하지만 배꼽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아는 아이는 그럼 거인아저씨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하더니... 우주에서 날아왔나? 바다에서 솟아났나? 배꼽이 없으면 엄마가 없는건가? 라며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어찌되었건 배꼽이 없는 거인아저씨가 좋아하는 귤을 먹는데 마지막 남은 한개를 먹으려고하자 귤이 자기를 안 먹으면 배꼽이 되어주겠다고 하는게 아닌가...
거인아저씨는 귤을 배에 붙이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고 멋진 배꼽이라는 칭찬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툭 튀어나온 배꼽을 달고보니 조심성이 없어서 문에 탁, 탁자에 툭. 여기저기 부딪치고 다니자 거인이 잠든 사이에 귤이 몰래 도망을 친다.
화가난 거인 아저씨는 지금까지의 귀여운 모습은 어디가고 코를 벌름거리며 귤을 찾아나선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8342105463076.jpg)
귤은 데굴데굴 산 꼭대기로 올라가 달속에 숨어보지만 산에서 곤두박질 치는 거인아저씨를 보고 웃는 달님 때문에 땅으로 똑 떨어지고... 여자아이의 꿈속에 숨어 공이되어 보지만 아이의 발에 차여서 또 땅으로 휘잉 똑 떨어지고... 다시 데굴데굴 커다란 동굴 속으로 숨게 되는데...
거인아저씨는 그때마다 "기다려 배꼽~~~"하며 쫏아 다니는 모습이라니...
마침내 거인아저씨도 동굴 앞에 도착했는데 두개의 구멍중 어디로 들어간건지... 50%의 확율이건만 귤과 다른 동굴로 들어가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며 아이는 아타까워 어쩔줄 모른다.^^ 그런데 그 두개의 동굴은 바로 산할아버지의 콧구멍~~~ 간질간질한 산할아버지가 재채기를 하자 귤과 거인아저씨는 멀리 날아가게 된다. 산할아버지가 어찌나 크신지 날아가는 거인은 아주 작게 보이고 귤은 점하나로 그려진것도 재미나다.
결국 거인아저씨는 자신의 집 마당에 떨어져서 배꼽이 없어지고 나무에 부딪힌게 슬퍼서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엉엉 울고 앉아있다. 그렇다면 귤은? 귤은 귤이 매달려 있는 예쁜 나무옆에 떨어져서 그 나무와 같이 되기를 원한다. 그 방법은 누군가 귤을 먹고 씨를 땅에 심어 주어야한다고 알려주는 귤나무...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8342105463078.jpg)
귤은 거인을 찾아가 자기를 먹고 씨를 심어 달라고 부탁을 하고 거인이 배꼽이 없어지는걸 안타까워하자 모든게 잘 될거라며 위로를 해준다.
거인아저씨는 귤을 다 먹고 씨를 심어 정성껏 가꾸니 훌륭한 나무가 되어 귤이 주렁주렁 열리게된다. 그리고 귤나무는 거인아저씨에게 "내 열매는 맛있고, 배꼽으로도 최고예요. 자, 얼마든지 따가세요."라며 얘기한다.
지금까지 거인아저씨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도망다니던 얄미운 귤의 모습이 아닌것이다. 아마도 자신이 원하던 멋진 귤나무게 되었기에 마음이 너그러워진게지...^^
그런데 우리아이 이 대목에서 "엄마 귤은 씨가 없잖아?" 그러게... "옛날에 엄마 어릴적에는 귤을 먹다 가끔 씨가 나오기도 했는데 요즘엔 귤에 씨가 안보이더라."라고 얘기하니 "그럼 이 책도 옛날 책인가보다."라고...ㅎㅎㅎ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8342105463080.jpg)
그 뒤로 거인아저씨는 매일 새 배꼽을 달고 부딪치지 않게 조심했고 배꼽도 도망치지 않았다는 아주 즐거운 해피앤딩이다... 그리고 모두들 부러워하며 "거인 아저씨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귤 배꼽을 달고 있대요."라고 얘기해주니 표지에서 보았던 거인아저씨의 행복한 모습을 끝장에서 다시 볼 수 있다.
귤도 자신이 원하던 멋진 귤나무가 되고 거인아저씨도 그토록 원하던 배꼽을 갖게 되었으니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고 재미난 이야기였다.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그게 바로 그림책을 보는 묘미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