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다닐 때 나보다 한살 많은 언니가 있었다.. 웃기도 잘하고 화도 잘내고.. 놀기도 잘하고.. 그러던 언니가 졸업후 갑자스레 수녀님이 되셨다.
갑작스런것은 아닐것이다..
졸업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언니가 다시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고 그 후 점점 봉사하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더니 결국은 너무도 쇼킹한 모습으로 마지막 만남을 가졌었다.
화장도 예쁘게 하고 멋도 잘 내던 언니가 검정정장에 화장기 하나 없는 모습으로 약속장소에 나왔을때 내가 받은 충격이란...
하느님이 자녀로 데려가시기 위해 그동안 해보고 싶은것 다 해보라고 시간을 주셨던것 같다면서 원래 모태신앙인데 학교 들어오기전 성당에 가는것도 성경을 공부하는것도 다 지겹고 싫어서 놀기만 했다고 그런데 어느날 내가 뭘 하고 있는것인가 했고 다시 성당에 나가 기도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그리고 수녀님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는...
술도 잘 마시고 정말 잘 놀줄 아는 언니가 물만 마시는 모습에 적잖이 놀랬는데 그 언니가 이번에 더 놀라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언니에게 주어진 소임이 방글라데시에 가서 봉사하는것이라고...
뉴스에 동시다발로 일어난 테러 보도가 가시기 전에 들은 소식이라 걱정이 많이 앞선다..
지금 음성꽃동네에 있는데 언니를 만나러 가야지 하면서도 미루고 있는 내가 너무 하다 싶다.
비자가 나오면 바로 출국하게 되어 있어 요즘은 한가롭게 그곳에서의 생활들을 정리중에 있다고..
시간이 날때 한번 보면 좋을텐데 하는 언니의 울림이 자꾸만 자꾸만 들린다.
언니 정말로 가기전에 얼굴 봐요 하면서도 ....
길을 가다 수녀님을 만나면 그 언니가 제일 먼저 떠 오른다...
항상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있는 언니에게 난 해주는 것도 없고... 이번주엔 세상없어도 언니 한번 만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