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셋째를 보고 있으면 정말 너무 귀엽다.. 이제 17개월인데 몸무게는 15kg 이 넘는다고 하두 얘길 해서 다 우량아로 알고 계실테지만 그 뒤뚱거리면서 뛰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다 홀딱 빠지고 만다..

어젠 퇴근하면서 시장에서 아빠를 만났다... 술 좋아라 하는 울 아버지 늘 개성집이라는 허름한 주막을 거르지 못하신다... (엄마말에 의하면 다 늙어빠진 여자가 오빠라고 불러주니 좋아서 가신다고 한다.  엄마도 여자는 여자인가 보다.. ㅎㅎㅎ아 울 아빤 절대로 그게 아니라고 한다... 아빠 친구들이 나이먹고 갈곳이 어딨냐면서 여기 가면 막걸리 한사발도 편하게 마실수 있어서 좋다고 하신다.. 젊은애들 다니는곳은 늙은이가 가면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니 주인이 알아서 나가시라고 한단다...)

그 주막앞을 지나자니 유독 목소리 큰 아빠 소리가 들리길래 전화를 했다.. 아저씨 그만 나오시죠... 집에 안올라 가실껀가요?  (난 밖에 나가면 아빠한테 아저씨라고 한다... 왜?  그냥...)  아빠가 어이 막내딸 들어와서 아저씨들한테 인사하고 가자...

쫄레 쫄레 들어서니 테이블 덜렁 4개다... 오 그런데 꽉찼다... 정말 나이드신 분들이 가실곳이 없긴 한가 보다... 테이블위엔 삶은 닭을 북북 찢어 놓은것이 올려져 있다.. 안주가 확실히 다르긴 하네....

인사를 하고 나니 맨날 보는 아저씨들인데도 어쩜 형님 막내딸은 이렇게 이쁘게 생겼냐는등..(흐흐 자랑질 아닙니다요..)  아빠 엄마 안닮았다는등... (그럼 주워 왔단 소리가 맞는건가?)    이렇게 긴긴 인사가 끝나면 아빠가 일어서신다...

집으로 가는길... 언니네 들리는 요 셋째 녀석이 역시나 맨발로 뛰어나와 반겨준다... 할아버지를 보더니 신발을 갖고 나오면 으으 하면서 가게가는길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아빠가 손잡자고 하니 순순히 잡느다.. (얜 이렇게 과자 사주러 갈때만 손을 잡는다..)   잠시후 아빠가 여기로 가야 집이 나오지 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나가보니 요 녀석이 이제 볼 일 다봤다 싶은지 할아버지 손을 놓고 냅다 뛰어 엉뚱한곳으로 가고 있나 보다..

**아... 이모가 과자 까줄께 언능 뛰어와라...

이녀석 귀도 밝지... 뒤뚱거리면서 잽싸게 뛰어온다... 약속대로 과자봉투를 뜯어주니 집으로 들어가선 할아버지한테 빠빠이를 하더니만 대문을 쾅하고 닫아 버린다.. 이젠 할아버지랑 볼일 없다는 표시..

이런 매정한 녀석...

이제 얘도 좀 컸다고 바나나킥은 안먹는다... 어제 사온 과자는 꼬깔콘... 아구적 아구적

뭐 하고 놀까 하다가 손가락에 과자를 끼고 놀았더니 그게 재밌는지 바로 따라한다.. 자기 손가락에 끼고 나머진 나보고 끼워 달라고 하더니 누나한테 가서 누나들 입에 넣어주고 다시 와서 또 끼우란다..ㄱ

결국 과자 한봉지를 손가락에 끼워주다 볼일  다 봤다..

도형카드가지고 놀면서 뱅글 뱅글 돌리기를 하니 웃어 죽는다고 한다.. 뭐가 웃긴거지?   역시 아이들의 머리는 어른이 따라 갈 수 없다..

스펀지 같이 하나를 보면 열개 백개를 흡수해 버리는 아이들의 머리는 경이 그 자체다..

우리집 강쥐..깜숭이 벌써 우리집에서 생활한지 3년여인데...아직 똥도 못가린다.. 화단에 가서 볼 일 보라고 그렇게 다그치고 혼내도 어김없이 이층바닥에 누거나 옥상 평상아래 가서 눠버린다...

그러니 인간과 동물이 다른다고 하는것이겠지..

아무 생각없이 맛있는것만 밝히는 우리집 강쥐를 보면서 인간이 저러면 저거 미워서 어떻게 사나 하는 그런 생각을 잠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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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5-07-13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나나킥...추억의 과자가 아직도 있군요. 근데 나이 들면 갈 술집이 별로 없나봐요. 그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쓸쓸해요. 하긴, 저희집 근처도 다 젊은애들 판이죠..

줄리 2005-07-13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조카들 크는것 보면 신기해요. 애들은 어찌나 스폰지같이 모든걸 그렇게 잘 빨아들이는지요. 매번 전화할때마다 세살짜리는 하루가 다르게 말을 정확히 하고요.

로드무비 2005-07-13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제가 허름한 주막 낼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인터라겐님, 그, 그런데 세째 조카가 17개월에 15킬로그램이라고라?
마이 도러가 18킬로인데. 쩝.

비로그인 2005-07-13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조카들 얘기로 도배를 해부릴까요?

세실 2005-07-13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엄마, 아빠, 언니랑 가까운 곳에 모여 사시니 참 부럽습니다.....예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