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네이버.






뜬금없이 옛기억이 나서 검색을 해보다 추억이 진하게 묻어나는 사진들을 발견했다..

더불어 내 어릴적 기억의 한편이 자리한다.

얄개붐이 일었던 시절 EBS 던가.. 얄개..어쩌구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매주 어떤 집을 방문해서 찰영을 했었는데 그 겨울 인형같이 하얗고 조그만 얼굴을 한 조용원,  얄개 이승현, 개그맨 김형곤.. 그들이 우리 동네에 나타났다..

그것도 우리집에서 서너채 건너 있는집에..

집을 짓기전 아담한 한옥집이었다..   어떻게들 알고 왔는지 아이들이 순식간에 모여 들었고 우리들의 표적은 다름아닌 그 공포의 삼겹살 김형곤씨였다.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기 시작하는 신인개그맨이었다.)

내가 국민학교 몇학년때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추운 겨울날 붕붕 날아 다녔다는것만 기억한다.

작은오빠랑 언니랑 셋이서 구경을 갔다가 아이들 틈에 밀려 어느새 맨앞에서 날아가고 있었던것이다.. ㅎㅎ 그것도 김형곤아저씨 옷자락에 매달려서..  워낙 달리기를 못하는데 집이 가까워서 찰영 시작부터 앞자리에 자리잡고 구경하다 얼결에 발생한 일이었다.

진짜로 내가 하려구 했던게 아닌데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던것 같다..정말 아이들에 떠밀려 이리 뛰고 저리 뛰던 김형곤씨 결국 파출소에서 나온 경찰아저씨들덕에 살았다..

난 그때 언니랑 오빠가 달려오면서 내동생 죽어요 하는 소리도 잊지 않고 있다.

언니 오빠 눈에도 달리기도 못하고 비실거리는 내 모습이 얼마나 안쓰러웠을까.. 나중에 오빠 말이 언니가 그렇게 달렸으면 정말 집에 가려고 했단다.. 그런데 내가 그런걸 보니 저러다 떨어져서 아이들에게 밟힐것 같았다나..

내가 얼마나 징징거리면서 울었던지. 뒤 쫓아온 언니 오빠의 말에 의하면 눈물이 얼었다고 했었다.

덕분에 김형곤아저씨한테 사인받아서 아이들이 부러워 했던 기억은 있지만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고 무섭다....

죽기 살기로 매달렸던 댓가치곤 종이 한장 달랑이라니... 너무 했던것 아닐까?  난 그때 알았다.. 군중이 무섭다는걸...

 

왜 뜬금없이 저 때 일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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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2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서 무지 재미있게 보던 영화죠. 지나고 나니 그 영화의 숨은 뜻이 보이기도 하지만요...

인터라겐 2005-06-29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ㄹㄹ 물만두님.. 영화의 숨은뜻이요? 전 주인공들만 생각나요...

날개 2005-06-29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재미있는 추억이..^^ 큰일날뻔 하셨어요..

세실 2005-06-29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웃으면 안되는건데...재밌어요. 다 추억이겠죠?
와 그 어릴적 연예인을 직접 봤다니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