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겔만 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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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간만에 눈동자에 엔돌핀이 돋아나는 이야기를 접했다.흔히 있는 다반사(茶飯事)로 식상한 이야기가 아닌 참신하고 기상천외한 이야기에 매료되었다.나이 들어 가족과 사회에서 천대,소외받는 노인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는 이야기인지라 흥취가 고조되었다.한국 사회가 노령화 인구가 증가하면서 사회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는 가운데,노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당연 시선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다.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3년 전(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독자들의 사랑을 크게 받았던 터라 이번 이야기 역시 제목부터 시선을 단단하게 고정시킨다.

 

  북유럽 소설이 날개 돋힌 듯 한국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나 또한 북유럽 소설을 몇 편 읽으면서 북유럽 소설의 매력에 매료되어 가고 있다.스릴러,추리,블랙 코미디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이번 작품은 나이 팔십이 가까운 노인들을 내세워 강도(强盜) 행각을 유유히 자행하는 모습을 블랙 코미디에 가깝게 그리고 있다.의학 기술이 발달한 탓인지 요즘 노인 나이 80은 늙은이 축에도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그간의 삶의 경험과 기지,위트를 발휘하면서 경찰의 수사망에서 벗어나게 되는 행운까지 거머쥐었다.물론 이야기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등장하는 노인들이 강도 사건에 대처하는 요령과 수법(?)이 꽤 교활하기까지 하다.

 

 노인 5인조 강도단,그들은 살아온 이력과 기질,성격이 5인 5색이다.체육 교사 출신의 주인공 메르타 할머니를 비롯하여 발명가 출신의 천재,선원 경력과 정원 가꾸기를 해 왔던 갈퀴,은행 회계원 근무 이력의 안나그레타,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초콜릿에 사족을 못쓰는 스티나가 바로 이 글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그들은 다이아몬드 노인 요양소에서 만나 합창단에서 알게 되었던 바,메르타 할머니가 이 동료들을 강도짓을 하자고 꼬신 것이다.이유는 요양소 생활이 감옥 생활 보다 열악하고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메르타 할머니가 생각하는 <빛나는> 제3의 인생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들은 요양소에서 나와 보행기와 지팡이에 의지한 채 당도한 곳이 그랜드 호텔이다.그랜드 호텔을 아지트 삼아 은행털이를 감행하려 했는데,생각과는 달리 국립 박물관으로 발이 옮겨진다.

 

 메르타 할머니가 주축이 된 강도 행각은 국립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그림을 훔치는 것에서 비롯된다.당연 사전에 회의를 실시하여 빈틈없는 강도 행각에 들어간다.그들은 르누와르와 모네의 그림을 각각 1점씩 훔쳐 그랜드 호텔에 모셔 놓는다.그리고 국립 박물관에 연락하여 그림값으로 거액의 돈(천 만 크로나,한화 14억 5천만원 정도)을 요구한다.그리고 경찰에 연락하여 자신들이 박물관 그림을 훔쳤노라고 자수하고 수감시켜 달라고 간청한다.그들이 그림을 훔친 증거물(단서,지문,CC TV 등)이 불충분하여 사법처리가 되지 않는다.메르타 할머니의 DNA 검사 결과가 감옥행일 수도 있었지만,증거 불충분이라는 판사의 판결에 따라 수감은 면하게 된다.요양소 노인들에게 이런 행운이 인생 후반기에 올 줄이야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반면 무기력하고 신뢰성 없는 경찰들의 수사 진행 방식으로 노인들의 기세만 더 급등해져 간다.노인들은 북극산 오디술,샴페인 등 술과 노래 등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메르타 할머니를 대표로 한 노인 강도단은 스톡홀름 경찰에게 강력한 정부와 경찰의 위상을 조언하면서 스웨덴을 떠나 카리브 해안의 바베이도스로 날아가려고 한다.당초 은행털이를 깊게 생각했지만 엉뚱하게 박물관의 그림을 훔쳐 (원하는)감옥행은 이루어지지 않고 말았다.잉엘만순드베리 작가는 관련 기관,사람들에게 소재,이야기의 전개법 등에 대해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그래서인지 노인들의 강도짓이 블랙 코미디에 가까울 정도로 시종일관 경쾌한 기분으로 읽어갈 수 있었다.노인들의 제2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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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토바 전설 살인사건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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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인물.사건을 매개체로 하여 스토리텔링을 생생하게 재현한 작품을 접하노라면 몸과 마음은 어느덧 과거의 시대로 되돌아 가곤 한다.이것을 계기로 지난 역사의 숨결을 음미하고 추체험해 보는 시간은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또한 역사의 뒤안길을 샅샅이 탐사하고 탐문하여 독자들에게 꼼꼼이 전달하려는 작가의 마인드와 진한 구상이 서려 있다면 독자는 크게 감동을 받으리라.이러한 관점에서 우치다 야스오(內田康夫)는 추리소설의 대가로 알려져 있으며,작품 구상을 위해 해당 지역을 사전 답사,탐문을 철저하게 한 후 작품 전개를 한다고 하니 작가 정신이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다.

 

 1221년 조큐의 난(承久の亂)을 일으킨 고토바(後鳥羽)천황의 천행(遷行)에 관한 게이비 지방 즉옛 히로시마현과 오카야마현의 서부지역의 풍토기 연구와 관련하여 역사 교사 및 게이비 풍토 연구에 매료되었던 여대생 등이 관련되고 의문사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우치다 작가는 고토바 천황의 천행에 대해선 구체적인 학습과 지식은 없지만,작가 자신이 업무상 히로시마현 지역에서 근무하면서 고토바 천황의 천행에 관한 얘기를 지역 주민들에게 들으면서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한다.나 역시 일본 역사.문화.지리에 관심이 있는지라 이야기 속의 지역(오노미치,후쿠야마,후츄,미요시,쇼바라,니타 등)을 지도에서 찾아가면서 1221년 가마쿠라 막부를 타도하려다 실패했던 고토바 천황이 천행하던 과정과 오키(隱岐)섬에 유배되어 생을 마감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8월 여름 휴가를 고토바 천황 천행 길로 삼았던 미야코는 여정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갈 예정이었는데,방향을 틀어 후쿠엔선 즉 후쿠야마에서 미요시시로 가게 된다.미요시역에서 하차한 미야코는 구름다리에서 교살되고 만다.그녀의 손에 있었던 《게이비藝備 지방의 풍토기 연구》라는 서적도 사라지고 없다.미요시 소방서의 구급대원에 의해 변사 신고가 들어가면서 노가미(野上) 형사는 수사 경험과 특유의 기민성으로 탐문을 이어나간다.노가미 형사는 미야코의 여정과 관련 인물들의 알리바이,대학생 시절 고토바 천황의 천행 길에 대해 논문을 쓰려 답사를 했던 일행 및 당시의 숙박 일지 등을 다시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식으로 세세하게 전하고 있다.수사가 전개되면서 미야코를 교살한 진범은 과연 누구일까에 쏠렸는데,작가는 다양한 인물,살인 사건 당일 미요시∼히로시마 간 열차를 이용했던 사람들을 집중 분석하는 한편,8년 전 시마네현 니타 초에 답사 일행으로 합류했던 여대생 2명과 남자 3인의 행적을 집중 탐문한다.그 과정에서 역사 교사인 이케다와 현재 기업체 부사장인 기토씨를 만나 미야코와의 관계,행적을 묻는다.

 

 노가미 형사가 이 사건을 수사하는 핵심 인물이다.형사의 생리.속성을 잘 모르지만 노가미라는 형사는 날선 질문으로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타입이다.살해된 미야코는 추녀라서 눈에 확 띄었는지 사람들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다.노가미 형사가 수사주임의 보고 요구를 무시하고 허위보고해 혼자 공(功)을 세우려던 행위로 인해 수사에 차질이 생겼다.이와 맞물려 이케다 역사 교사가 자살하고 만다.이 시기와 맞물려 8년 전 니타 초 산장에서 미야코와 함께 머물다 산사태로 매몰되어 죽은 아사미 요코의 오빠 아사미가 사립탐정으로 미야코 교살 사건,여동생 요코가 강간을 당한 사실,도미나가 살인 사건 등을 둘러싸고 예리하고 다양한 각도로 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아 나선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피의자로 여겨졌던 사람들이 변사체가 되버리고 만다.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감과 속도감이 더해지는데 '닭 쫓던 개 지붕쳐다 보는 격'이 되고 말았다.과연 미야코,이케다,기토는 누가 죽였을까.우치다 야스오 작가는 진범을 밝히기는 했지만,허를 찌를 정도로 의외의 인물이 살해범이었다.빠른 전개감과 더해 가는 몰입도,꼼꼼하고 준비된 작품 구상,명탐정 아사미의 맹활약이 이 글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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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 수사 제복경관 카와쿠보 시리즈 1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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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키 조 경찰소설을 두 번째 읽게 되었다.가와구보 경관 시리즈로 읽는 순서로 따지면 이 도서를 먼저 읽어야 했는데,가와구보 경관 시리즈 2탄인 『폭설권』부터 읽게 되었다.폭설권은 단어의 이미지에서 풍겨 나오듯 폭풍설 속에 갇힌 고립된 마을에서 발생하는 몇 가지 사건.사고를 다루고 있고,이번 『제복수사』는 폭설권과 같은 무대 공간에서 각종 사건.사고를 풀어 나가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주인공은 홋가이도 도경(道警) 베테랑 형사이면서 홋카이도 중부지역의 시모베츠(志茂別)라는 농촌 지역에서 발생했던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을 직접 해결하기도 하고,때로는 상부에 보고하기도 한다.수험생이면서 딸만 둘을 둔 가와구보는 자녀의 교육문제로 인해 홀로 시모베츠촌의 주재소에 오게 된다.가와구보 경관은 시모베츠 사람들과의 개인적,일적인 면에서 원만한 관계를 이뤄 나간다.

 

 이야기는 총 다섯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일탈(逸脫),유한(遺恨),깨진 유리(割れガラス),감지기(感知器),가장제(假裝祭)이라는 이야기가 전개되어 간다.다섯 편의 사건.사고를 접하는 가와구보 주재 경관은 경찰차를 이용하면서 사건.사고 현장을 누비는 한편 사건.사고와 관련 있는 사람들에게 단서,정황 등을 포착한다.시모베츠촌은 인구 6,000여 명의 농촌 지역(한국의 읍邑 )정도이지만,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마찬가지인가 보다.유괴,성범죄,공갈,절도,린치,복수심,양육방기(放棄)),연쇄방화 등의 사건.사고를 접했다.가정문제,급우 문제,생활고 문제,처우 문제,유괴,성폭력 문제 등이 전개되어 간다.사건.사고의 발생 경위와 전개 과정,배후 세력,단서 등이 모아지면서 진범이 누구인지 가려진다.일종의 가와구보 주재 경관의 경관 일지쯤으로 보여지는 '경찰소설'이다.

 

 야마기시 미츠오라는 고3생이 행방불명되면서 그와 얽혀 있는 배후 인물을 찾아 내는 일탈은 행실이 반듯하지 못한 급우에게 엮이어 스스로 졸개가 되어 버린다.곧게 성장해 나가야 할 시기에 친구 잘못 만나 린치를 당하고 오토바이 절도.사망에 이르게 되는데,야마기시 미츠오를 조종하던 우에스기도 차량 전복으로 운전석에 끼이고 과다출혈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학원가 비행(非行)청소년들의 사회 문제가 심각성을 일깨운다.두 번째 이야기는 시노자키 목장 주인이 살해되면서 시작된다.중국에서 온 연수생들에 대한 처우문제가 열악하고 불만이 커지면서 목장 주인을 살해했던 것으로 보인다.그들은 야반도주를 하게 되는데,과연 목장주는 중국 연수생들의 손에 죽음을 맞이했을까.'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듯 진범은 늘  가까운 곳에 있는 법.

 

 세 번째는 폭력단원 소년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한 아이가 공갈 당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시작된다.소년원에 들어갔던 전력이 있는 소년들이 어린애를 데리고 다니면서 특훈을 실시한다.공갈,절도,강도,각성제 밀매라는 단계별로 난이도가 높아져 간다.공갈을 당한다는 소년은 알고 보니 계부(繼父)에게 아동학대를 당하고 모친에겐 양육방기를 당한다.양육방기는 한국에서도 최근 아동복지법과 관련하여 뉴스에 올랐던 사안이다.네 번째는 원인불명의 연쇄 방화가 일어나게 된다.소득이 줄고 거주지가 불명한 자들이 부랑자,노숙자로 변하면서 빈집털이를 일삼는가 하면 때론 막가파식으로 빈집에 불을 저지르기도 한다.이에 시모베츠촌에선 거동 수상자 추방운동 및 야간순찰을 강화해 나간다.

 

 끝으로 일본에서 양력 8월 15일 무렵엔 봉오도리(盆踊り)라는 큰 명절을 맞이한다.조상 묘를 참배하는 한편 각종 축제를 치른다.가와구보 경관이 시모베츠촌으로 부임하기 13년 전 소녀 실종 사건이 있었는데,매년 봉오도리가 시작되면 으례 실종 소녀의 엄마가 봉오도리 축제에 나타난다.광장 가설무대에서 가수 쇼가 시작하기 직전 소녀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현재까지 오리무중이라는 것.소녀의 행방불명은 누군가에 의한 유괴 및 미성년 성폭행이 있었을 것으로 수사를 진행시켜 간다.부모에게 자식은 소중하기 이를 데 없다.그리고 13년 전 소녀 실종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는데...결국 미성년자 약취(略取) 및 유괴 현행범으로 진범을 체포하게 됨과 동시에 13년 전 실종된 소녀의 유류품까지 발견하게 된다.

 

 경찰에 대한 내 이미지는 좋은 점도 있고 그렇지 못한 점도 있다.가와구보 경관(경찰)과 같이 자신의 소임을 묵묵히 해 나가면서,지역 주민들과의 업무적 공조,인간적 면모를 깊게 유지해 나가기를 바란다.사건.사고 소식은 한국과 거의 흡사한 수준이지만,경관이 사건을 접하며 수사를 진행하는 방식은 어딘지 모르게 경찰의 휴머니즘이 가득 실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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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이시다 이라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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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후세계를 굳게 믿는 타입은 아니다.사후세계의 존재 여부는 마음 자세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편으로,현재를 가장 가치있고 유의미하게 살아가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는 편이다.모든 생물이 심폐정지가 되는 순간부터 망각의 길을 걷게 되고,신앙을 굳게 믿었던 자들은 현세에서 잘못한 것들을 천국에서 용서받고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마음으로 품고 가장 평안하고 고요한 모습으로 모든 것을 내려 놓을 것이다.

 

 원한과 증오를 품고 이 세상을 떠난 사람이 영혼의 입장에서 과거를 회상하고 기억을 더듬어 가는(플래시백) 이번 이야기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읽어 가다 보면 주인공이 생전 겪었던 가족 관계,사회 생활,로맨스,인간관계 등을 통해 현세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삶의 의미,삶의 자세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먹고 살기 위해 아귀다툼으로 일관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삶다운 삶이 될 것인가를 자문자답케 한다.

 

 이시다 이라(石田衣良) 작가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주인공 가케이 준이치가 두 남자에 의해 구덩이 속에 매장되고 얼굴에 축축한 흙이 뿌려지는 악몽을 꾸면서 시작된다.가케이 준이치는 불행한 가족사를 품고 있다.부친은 가케이 준지로로 기업 매수와 재건(再建)을 전문으로 하는 악명 높은 사업가였고,모친은 준이치를 해산과 동시에 사망한다.부친은 작은 엄마를 얻어 그 쪽에 열과 성을 다하고,준이치에겐 무관심으로 일관한다.준이치가 성년이 되어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시기에 부친은 10억 엔을 상속금으로 건네는 것으로 부자지간의 인연을 청산한다.그리고 내성적이고 차분한 준이치는 이 돈을 가지고  '게임 프런티어'사무실을 차린다.업무 성격은 『엔젤펀드』로 이야기의 전개는 지금부터다.영혼,유령으로 과거를 회상하고 기억하는 준이치는 순간이동을 통해 사람과 장소를 접해 나간다.

 

 준이치에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후미오라는 여성으로 배우이기도 했다.그녀와 사랑의 행각이 임신으로 이어지게 된다.준이치는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후미오라는 아가씨와 관계를 맺었던 것에 대한 의문점 등을 회상과 기억을 통해 추적해 나간다.이야기는 속도감을 바탕으로 한 스릴감보다는 준이치의 인간성,심리문제를 바탕에 깔고 이어가고 있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벤처캐피털이라는 길에서 만난 다양한 인간군상들,이를테면 영화제작과 관련된 감독,프로듀서를 비롯하여 부친과 오랜 인연을 맺었던 법률 변호사,배우 후미오,폭력 조직배 등이 등장한다.결국 돈과 얽혀 있다보니 자연스레 폭력 조직배들이 등장하기 마련이고,중간에 미인계를 썼던 것으로 밝혀진다.

 

 준이치는 영혼의 인물로 그 곁엔 고구레히데오라는 멋진 영혼과 조우하게 된다.준이치에게 고구레히데오는 삶의 나침반과도 같다.생전과 사후세계의 중간점에서 서로 대화를 나눈다고나 할까.자신을 죽인 사람들의 배후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자신이 뿌린 씨앗을 소중히 여기는 후미오에게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임신중절 시기를 넘겨 출산을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준이치는 그녀가 자신에게 저질렀던 과오에 대해서도 너그럽게 용서한다.일종의 FOR 정신이라는 인간에서 비롯된 것이다.이것이 이시다 이라 작가가 추구하고자 했던 요체가 아닐까  한다.이 글을 통해 느낀 점은 악한 행동을 했던  사람들은 사고사,자살 등으로 이어지고,준이치와 같이 자신을 해친 사람이 누구인가를 알아내되 복수는 하지 않는 착한 심성을 되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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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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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이 농축된 로맨스 작품의 대명사 요시다 슈이치 작가가 색다른 주제로 다가왔다.시.공간이 광대하고 스토리는 숨가쁘게 전개되는 서스펜스성 스릴러라는 점에서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하는 느낌이었다.뭍,바다,하늘에서 펼쳐지는 입체감각은 흥분과 공포,스릴,일체감을 동시에 안겨 준다.또한 이것이 스릴러물의 특색이면서 읽는 재미와 흥미를 배가 시키는 것이다.

 

 일본 공영방송 NHK 회장의 부적절한 문제 및 민영화를 다루면서 일본식 CNN 네트워크 즉 GNN을 구축해 간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작품 구성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또한 2011년 동일본 해일과 원자력 방사선 누출과 함께차세대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각국의 에너지 전쟁을 담고 있다.한국.미국,중국,일본,베트남을 넘나 드는 글로벌적 공간과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에너지 문제에 대한 첩보전(諜報戰))은 읽는 것 보다는 '보는 것이 낫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공간이 눈에 확 들어 온다.

 

 이 작품은 베트남 유전 개발을 놓고 사이공(호치민) 병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된다.베트남 설 명절과 맞물리기도 하여 베트남 국유 석유회사 '페탄'이 벌이는 파티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방불케 했다.부존(賦存)자원을 둘러싸고 발생한 사이공 병원 총격 사건은 이야기의 배경이 중국해양석유(CNOX) 즉 남사 군도에 매장된 석유 문제로 옮겨 간다.유전 개발 문제는 자본과 기술이 앞선 나라들이 군침을 흘리는 사안이라 한국을 위시한 미.중.일 등의 나라들이 기를 쓰고 수주를 따내려 실세들을 만나 로비를 벌이는 한편 국가 입장에선 외교라인을 총 동원해야 한다.

 

 자원 문제를 둘러싸고 등장하는 AN(아시아 네트) 통신의 다카노 기자를 비롯하여 그의 부하 다오카,신출내기 국회의원 이가라시와 비서 단덴,국적이 불분명하며 미모인 AYAKO,한국계 통신기기 회사 LA 지사원이며 한국 국가정보원과 관계 있는 데이비드 김,홍콩 트러스트 은행의 앤디 황(黃) 등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이야기는 AN통신 다카노 기자를 중심으로 흘러간다.석유 개발문제를 놓고 한.일 개발사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지만,석유 개발 문제는 생각대로 큰 진전을 보지 못한다.중국 위구르 신위안 석유 개발 문제가 중국 반정부 과격파에 의해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이공 병원에서 발생한 총격전의 배후 세력은 과연 누구일까.이를 알아내기 위해 다카노는 부하 다오카와 함께 중국 상하이,톈진(天津) 등을 돌면서 분투한다.자원 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고급정보를 획득하여 다시 되팔려는 다카노는 한 치의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중국 반정부 조직에 의한 텐진 스타디움이 폭파될 뻔한 위기에서 극적 탈출하기도 하고,적(敵)이라고 여겼던 대상이 동지가 되기도 하는 등 이권을 둘러싸고 인간의 본성이 시험을 치르기도 한다.또한 석유 개발문제에서 풍력 발전이나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사안이 옮겨져 간다.부존 자원이 고갈되는 마당에 대체 에너지 개발이 시급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는 것을 체감한다.

 

 우주 태양광 발전 문제로 옮겨지면서 태양광 패널을 개발한 히로쓰를 비롯하여 태양광 패널 정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이가라시 의원 그리고 MET,CNOX사 사이에서 묶여 있는 다카노와 장위의 신병 문제를 독단 처리하려는 다오카의 돌출 행동 및 우주 태양광 발전 사업의 전모,중국 공산당 간부들과 암암리에 벌이는 뇌물 공작,CNOX사가 돈 맛을 알고 중국 정부의 통치.지시에서 벗어나 독자 행보를 보이려는 양태 등을 보여 주고 있다.폭넓게는 자원 문제를 둘러싼 첩보전 성격을 띠고 있지만,인간 심리를 놓고 보면 돈과 사랑을 놓고 살아 남는다는 것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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