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겔만 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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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간만에 눈동자에 엔돌핀이 돋아나는 이야기를 접했다.흔히 있는 다반사(茶飯事)로 식상한 이야기가 아닌 참신하고 기상천외한 이야기에 매료되었다.나이 들어 가족과 사회에서 천대,소외받는 노인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는 이야기인지라 흥취가 고조되었다.한국 사회가 노령화 인구가 증가하면서 사회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는 가운데,노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당연 시선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다.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3년 전(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독자들의 사랑을 크게 받았던 터라 이번 이야기 역시 제목부터 시선을 단단하게 고정시킨다.

 

  북유럽 소설이 날개 돋힌 듯 한국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나 또한 북유럽 소설을 몇 편 읽으면서 북유럽 소설의 매력에 매료되어 가고 있다.스릴러,추리,블랙 코미디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이번 작품은 나이 팔십이 가까운 노인들을 내세워 강도(强盜) 행각을 유유히 자행하는 모습을 블랙 코미디에 가깝게 그리고 있다.의학 기술이 발달한 탓인지 요즘 노인 나이 80은 늙은이 축에도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그간의 삶의 경험과 기지,위트를 발휘하면서 경찰의 수사망에서 벗어나게 되는 행운까지 거머쥐었다.물론 이야기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등장하는 노인들이 강도 사건에 대처하는 요령과 수법(?)이 꽤 교활하기까지 하다.

 

 노인 5인조 강도단,그들은 살아온 이력과 기질,성격이 5인 5색이다.체육 교사 출신의 주인공 메르타 할머니를 비롯하여 발명가 출신의 천재,선원 경력과 정원 가꾸기를 해 왔던 갈퀴,은행 회계원 근무 이력의 안나그레타,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초콜릿에 사족을 못쓰는 스티나가 바로 이 글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그들은 다이아몬드 노인 요양소에서 만나 합창단에서 알게 되었던 바,메르타 할머니가 이 동료들을 강도짓을 하자고 꼬신 것이다.이유는 요양소 생활이 감옥 생활 보다 열악하고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메르타 할머니가 생각하는 <빛나는> 제3의 인생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들은 요양소에서 나와 보행기와 지팡이에 의지한 채 당도한 곳이 그랜드 호텔이다.그랜드 호텔을 아지트 삼아 은행털이를 감행하려 했는데,생각과는 달리 국립 박물관으로 발이 옮겨진다.

 

 메르타 할머니가 주축이 된 강도 행각은 국립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그림을 훔치는 것에서 비롯된다.당연 사전에 회의를 실시하여 빈틈없는 강도 행각에 들어간다.그들은 르누와르와 모네의 그림을 각각 1점씩 훔쳐 그랜드 호텔에 모셔 놓는다.그리고 국립 박물관에 연락하여 그림값으로 거액의 돈(천 만 크로나,한화 14억 5천만원 정도)을 요구한다.그리고 경찰에 연락하여 자신들이 박물관 그림을 훔쳤노라고 자수하고 수감시켜 달라고 간청한다.그들이 그림을 훔친 증거물(단서,지문,CC TV 등)이 불충분하여 사법처리가 되지 않는다.메르타 할머니의 DNA 검사 결과가 감옥행일 수도 있었지만,증거 불충분이라는 판사의 판결에 따라 수감은 면하게 된다.요양소 노인들에게 이런 행운이 인생 후반기에 올 줄이야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반면 무기력하고 신뢰성 없는 경찰들의 수사 진행 방식으로 노인들의 기세만 더 급등해져 간다.노인들은 북극산 오디술,샴페인 등 술과 노래 등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메르타 할머니를 대표로 한 노인 강도단은 스톡홀름 경찰에게 강력한 정부와 경찰의 위상을 조언하면서 스웨덴을 떠나 카리브 해안의 바베이도스로 날아가려고 한다.당초 은행털이를 깊게 생각했지만 엉뚱하게 박물관의 그림을 훔쳐 (원하는)감옥행은 이루어지지 않고 말았다.잉엘만순드베리 작가는 관련 기관,사람들에게 소재,이야기의 전개법 등에 대해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그래서인지 노인들의 강도짓이 블랙 코미디에 가까울 정도로 시종일관 경쾌한 기분으로 읽어갈 수 있었다.노인들의 제2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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