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 수사 제복경관 카와쿠보 시리즈 1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사사키 조 경찰소설을 두 번째 읽게 되었다.가와구보 경관 시리즈로 읽는 순서로 따지면 이 도서를 먼저 읽어야 했는데,가와구보 경관 시리즈 2탄인 『폭설권』부터 읽게 되었다.폭설권은 단어의 이미지에서 풍겨 나오듯 폭풍설 속에 갇힌 고립된 마을에서 발생하는 몇 가지 사건.사고를 다루고 있고,이번 『제복수사』는 폭설권과 같은 무대 공간에서 각종 사건.사고를 풀어 나가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주인공은 홋가이도 도경(道警) 베테랑 형사이면서 홋카이도 중부지역의 시모베츠(志茂別)라는 농촌 지역에서 발생했던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을 직접 해결하기도 하고,때로는 상부에 보고하기도 한다.수험생이면서 딸만 둘을 둔 가와구보는 자녀의 교육문제로 인해 홀로 시모베츠촌의 주재소에 오게 된다.가와구보 경관은 시모베츠 사람들과의 개인적,일적인 면에서 원만한 관계를 이뤄 나간다.

 

 이야기는 총 다섯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일탈(逸脫),유한(遺恨),깨진 유리(割れガラス),감지기(感知器),가장제(假裝祭)이라는 이야기가 전개되어 간다.다섯 편의 사건.사고를 접하는 가와구보 주재 경관은 경찰차를 이용하면서 사건.사고 현장을 누비는 한편 사건.사고와 관련 있는 사람들에게 단서,정황 등을 포착한다.시모베츠촌은 인구 6,000여 명의 농촌 지역(한국의 읍邑 )정도이지만,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마찬가지인가 보다.유괴,성범죄,공갈,절도,린치,복수심,양육방기(放棄)),연쇄방화 등의 사건.사고를 접했다.가정문제,급우 문제,생활고 문제,처우 문제,유괴,성폭력 문제 등이 전개되어 간다.사건.사고의 발생 경위와 전개 과정,배후 세력,단서 등이 모아지면서 진범이 누구인지 가려진다.일종의 가와구보 주재 경관의 경관 일지쯤으로 보여지는 '경찰소설'이다.

 

 야마기시 미츠오라는 고3생이 행방불명되면서 그와 얽혀 있는 배후 인물을 찾아 내는 일탈은 행실이 반듯하지 못한 급우에게 엮이어 스스로 졸개가 되어 버린다.곧게 성장해 나가야 할 시기에 친구 잘못 만나 린치를 당하고 오토바이 절도.사망에 이르게 되는데,야마기시 미츠오를 조종하던 우에스기도 차량 전복으로 운전석에 끼이고 과다출혈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학원가 비행(非行)청소년들의 사회 문제가 심각성을 일깨운다.두 번째 이야기는 시노자키 목장 주인이 살해되면서 시작된다.중국에서 온 연수생들에 대한 처우문제가 열악하고 불만이 커지면서 목장 주인을 살해했던 것으로 보인다.그들은 야반도주를 하게 되는데,과연 목장주는 중국 연수생들의 손에 죽음을 맞이했을까.'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듯 진범은 늘  가까운 곳에 있는 법.

 

 세 번째는 폭력단원 소년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한 아이가 공갈 당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시작된다.소년원에 들어갔던 전력이 있는 소년들이 어린애를 데리고 다니면서 특훈을 실시한다.공갈,절도,강도,각성제 밀매라는 단계별로 난이도가 높아져 간다.공갈을 당한다는 소년은 알고 보니 계부(繼父)에게 아동학대를 당하고 모친에겐 양육방기를 당한다.양육방기는 한국에서도 최근 아동복지법과 관련하여 뉴스에 올랐던 사안이다.네 번째는 원인불명의 연쇄 방화가 일어나게 된다.소득이 줄고 거주지가 불명한 자들이 부랑자,노숙자로 변하면서 빈집털이를 일삼는가 하면 때론 막가파식으로 빈집에 불을 저지르기도 한다.이에 시모베츠촌에선 거동 수상자 추방운동 및 야간순찰을 강화해 나간다.

 

 끝으로 일본에서 양력 8월 15일 무렵엔 봉오도리(盆踊り)라는 큰 명절을 맞이한다.조상 묘를 참배하는 한편 각종 축제를 치른다.가와구보 경관이 시모베츠촌으로 부임하기 13년 전 소녀 실종 사건이 있었는데,매년 봉오도리가 시작되면 으례 실종 소녀의 엄마가 봉오도리 축제에 나타난다.광장 가설무대에서 가수 쇼가 시작하기 직전 소녀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현재까지 오리무중이라는 것.소녀의 행방불명은 누군가에 의한 유괴 및 미성년 성폭행이 있었을 것으로 수사를 진행시켜 간다.부모에게 자식은 소중하기 이를 데 없다.그리고 13년 전 소녀 실종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는데...결국 미성년자 약취(略取) 및 유괴 현행범으로 진범을 체포하게 됨과 동시에 13년 전 실종된 소녀의 유류품까지 발견하게 된다.

 

 경찰에 대한 내 이미지는 좋은 점도 있고 그렇지 못한 점도 있다.가와구보 경관(경찰)과 같이 자신의 소임을 묵묵히 해 나가면서,지역 주민들과의 업무적 공조,인간적 면모를 깊게 유지해 나가기를 바란다.사건.사고 소식은 한국과 거의 흡사한 수준이지만,경관이 사건을 접하며 수사를 진행하는 방식은 어딘지 모르게 경찰의 휴머니즘이 가득 실린 것으로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