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토바 전설 살인사건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역사적 인물.사건을 매개체로 하여 스토리텔링을 생생하게 재현한 작품을 접하노라면 몸과 마음은 어느덧 과거의 시대로 되돌아 가곤 한다.이것을 계기로 지난 역사의 숨결을 음미하고 추체험해 보는 시간은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또한 역사의 뒤안길을 샅샅이 탐사하고 탐문하여 독자들에게 꼼꼼이 전달하려는 작가의 마인드와 진한 구상이 서려 있다면 독자는 크게 감동을 받으리라.이러한 관점에서 우치다 야스오(內田康夫)는 추리소설의 대가로 알려져 있으며,작품 구상을 위해 해당 지역을 사전 답사,탐문을 철저하게 한 후 작품 전개를 한다고 하니 작가 정신이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다.

 

 1221년 조큐의 난(承久の亂)을 일으킨 고토바(後鳥羽)천황의 천행(遷行)에 관한 게이비 지방 즉옛 히로시마현과 오카야마현의 서부지역의 풍토기 연구와 관련하여 역사 교사 및 게이비 풍토 연구에 매료되었던 여대생 등이 관련되고 의문사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우치다 작가는 고토바 천황의 천행에 대해선 구체적인 학습과 지식은 없지만,작가 자신이 업무상 히로시마현 지역에서 근무하면서 고토바 천황의 천행에 관한 얘기를 지역 주민들에게 들으면서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한다.나 역시 일본 역사.문화.지리에 관심이 있는지라 이야기 속의 지역(오노미치,후쿠야마,후츄,미요시,쇼바라,니타 등)을 지도에서 찾아가면서 1221년 가마쿠라 막부를 타도하려다 실패했던 고토바 천황이 천행하던 과정과 오키(隱岐)섬에 유배되어 생을 마감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8월 여름 휴가를 고토바 천황 천행 길로 삼았던 미야코는 여정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갈 예정이었는데,방향을 틀어 후쿠엔선 즉 후쿠야마에서 미요시시로 가게 된다.미요시역에서 하차한 미야코는 구름다리에서 교살되고 만다.그녀의 손에 있었던 《게이비藝備 지방의 풍토기 연구》라는 서적도 사라지고 없다.미요시 소방서의 구급대원에 의해 변사 신고가 들어가면서 노가미(野上) 형사는 수사 경험과 특유의 기민성으로 탐문을 이어나간다.노가미 형사는 미야코의 여정과 관련 인물들의 알리바이,대학생 시절 고토바 천황의 천행 길에 대해 논문을 쓰려 답사를 했던 일행 및 당시의 숙박 일지 등을 다시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식으로 세세하게 전하고 있다.수사가 전개되면서 미야코를 교살한 진범은 과연 누구일까에 쏠렸는데,작가는 다양한 인물,살인 사건 당일 미요시∼히로시마 간 열차를 이용했던 사람들을 집중 분석하는 한편,8년 전 시마네현 니타 초에 답사 일행으로 합류했던 여대생 2명과 남자 3인의 행적을 집중 탐문한다.그 과정에서 역사 교사인 이케다와 현재 기업체 부사장인 기토씨를 만나 미야코와의 관계,행적을 묻는다.

 

 노가미 형사가 이 사건을 수사하는 핵심 인물이다.형사의 생리.속성을 잘 모르지만 노가미라는 형사는 날선 질문으로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타입이다.살해된 미야코는 추녀라서 눈에 확 띄었는지 사람들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다.노가미 형사가 수사주임의 보고 요구를 무시하고 허위보고해 혼자 공(功)을 세우려던 행위로 인해 수사에 차질이 생겼다.이와 맞물려 이케다 역사 교사가 자살하고 만다.이 시기와 맞물려 8년 전 니타 초 산장에서 미야코와 함께 머물다 산사태로 매몰되어 죽은 아사미 요코의 오빠 아사미가 사립탐정으로 미야코 교살 사건,여동생 요코가 강간을 당한 사실,도미나가 살인 사건 등을 둘러싸고 예리하고 다양한 각도로 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아 나선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피의자로 여겨졌던 사람들이 변사체가 되버리고 만다.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감과 속도감이 더해지는데 '닭 쫓던 개 지붕쳐다 보는 격'이 되고 말았다.과연 미야코,이케다,기토는 누가 죽였을까.우치다 야스오 작가는 진범을 밝히기는 했지만,허를 찌를 정도로 의외의 인물이 살해범이었다.빠른 전개감과 더해 가는 몰입도,꼼꼼하고 준비된 작품 구상,명탐정 아사미의 맹활약이 이 글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