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발행 월간지 <우리 아이들>에서 종종,
그리고 진짜 오롯이 교사가 되기 위해 태어난 듯한 선배들에게서 간혹.
개학 전날, '아....징글징글해....이제 또 한 학기를 어찌 버틴다지~' 하는 생각은 매우 부끄러운 작태라고,
'우리 아이들 또랑또랑한 눈빛이 그리워....아, 설레어라!' 라는 기분을 평생 잊지 않아야 참교사라고,
그리 들었다.
그러나 당최 나는 참교사 감은 아닌지 개학 전날마다
기나긴 한 학기가 다가오는 것의 압력에 눌려, 거기에 나쁜 교사라는 자책감까지 더해져
우울의 바다에 풍덩~ 빠져들고야 만다.
오늘도, 그런 날.
아침부터 종일 침대에 붙어 현실을 돌아보지 않겠다고 작정한듯 책장에서 눈을 떼지 않았으며,
내 옆에서 얼쩡대는 예진이에게 수차례 짜증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기어이 얼마 뜨지도 않은 저녁은 지금 명치에 체증으로 얹혀있다.
그러나, 합리화일지는 모르지만....생각해본다.
이런 우울증과 참교사와는 별개의 것일지도 모른다고.
나의 우울의 근원은 아이들이 아니므로. 아이들은 보고싶다. 수업은 두렵지 않다.
하지만.....연이을 갖은 잡무, 새로 맞게 될 상관이나 동료에 대한 가벼운 두려움,
그리고 이젠 더이상 누릴 수 없는 늦잠에 대한 아쉬움 같은 것이 나를 우울에 빠지게 하는 것.
주말을 지내고 누구나 월요병을 앓는데,
하물며 긴 방학 끝에 개학을 맞는 인간적인 우울은, 당연한 것 아닐까.
그리고 아마도, 내일 아침이면 씻은 듯 없어지겠지.
그리 믿는 것만으로도, 어라....소화효소가 조금, 분비된 듯 하네 그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