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다들 잘은 모르셔도 미국이 의료비가 비싸다는 사실은 귀동냥으로라도 알고 계실 겁니다.
드디어!!!
제가 오늘 딸아이의 충치때문에 치과를 다녀왔습니다.
저희는 애 아빠랑 애들은 비싼 보험에 들어있습니다. 애들이 아프면 좀 그렇잖아요. 근데 애들만 그런 정
식 보험에 들 수는 없어서 아빠랑 애들은 미국 보험에 들어있고, 저는 한국에서 싼 AIG 여행자 보험을 들
고 왔습니다. 보험료요? 애들아빠와 애 두명의 1년 보험료가 500만원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여
행자 보험은 50만원정도고요. 주위사람들 말을 들으니 그렇게 하고도 보통 병원 한번 가면 80불은 기본
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8만원 정도 되겠지요? -자비부담액- 신랑 친구네는 아기가 아파서 응급실을 4번
갔었다고 합니다. 응급실 비용요? 5000불을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험에서 80% 내주고 20%는 자기
부담이라니 실제 내는 돈은 100만원이 넘는 것이지요. 잘해주냐고요? 3~4시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고
해주는 것도 별로 없답니다. 4번 다 입원할 정도가 아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요.
아는 엄마 하나는 치과에 체크업하러 갔는데 25불을 받더랍니다. -미국치과- 다음에 다른 병원 갔더니 체
크업해주고 불소도포 해주고 160불을 받더랍니다. 그래서 저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치과를 갔지요. 한국
에서 작년 가을에 딸의 앞이빨 2개가 썩어서 12만원을 주고 내진으로 치료를 했습니다. 그런데 4달만에
떨어져서 그 다음엔 공짜로 다시 치료를 하고 미국에 온 것이지요. 근데 그것이 엊그제 2달만에 또 떨어
진 것입니다. 별 수 없이 이 곳의 한인 치과를 물색하고 소개받은 곳에 전화했더니 오늘 오후 3시가 비어
있고 그 다음엔 3주를 기다려야 한다기에 오늘 바쁜 신랑을 데리고 겨우 갔지요. 의사분은 미국에 오신지
30년이 되신 한국분이십니다. 원래 건축 전공하고 건축으로 유학온 것인데 여기서 다시 치과대학을 들어
가셨다고 하네요. 다시 썩은 이 2개를 내진으로 치료하고 가격을 물었더니 의외로(?) 120불을 내라고 하
시네요. 단 카드 안 받으시고 현금으로만!!!
아마도 제 생각엔 여긴 치과보험도 따로 들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 분은 보험 상관없이 -보험에 들었다고
내가 20% 내고 보험회사에서 80% 내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현금으로 받고 대신 좀 싸게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탈루야 있겠지만 저야 자세한 미국 사정은 모르니 여하간 우선 치료받는 가격이 듣던 것보
다 싸다는 사실에 만족했지요. -그리고 돈 없는 한인들 편의를 봐주시는 차원도 있겠지요. 제 입장으로서
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 분이야 많이 받고 세금 떼고 보험사랑 정산하고 하는 것과, 그냥 우리에게 좀
싸게 받고 세금 덜내고 하는 것 중 뭐가 이득인지는 모르겠지만- 신랑 말로는 다운타운에 소아과도 보험
적용 안해주고 그냥 현금으로만 받는 한국 소아과가 있다고 하는데, 신랑도 남한테 들은 얘기라서 자세한
내용은 -위치나 이름- 잘 모른답니다. 근데 보험료 정말 장난 아니지 않습니까? 신랑 선배 부인은 이제 영
어도 잘하고 해서 여기서 살기를 더 희망한다고 하는데 병원 갈 때는 정말 한국가고 싶다고 합니다. 저도
시내에 있다는 그 보험과 상관없다는 병원을 찾아서 애들도 다 여행자 보험으로 바꿔버리고 그냥 거기를
다닐까 싶습니다. 저희 애들은 여태까지로 봐서는 병원에 거의 안가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리고 보험료가
정말 너무 살인적이잖아요. 근데 신랑은 만약 응급실에 가게 되는 경우가 생기면 그 여행자 보험은 아마
응급실은 커버가 안 될 것 같다고, 그럼 어떻게 하냐고 합니다. 알아봐야겠지만 정말 울며 겨자먹기로 응
급실에 갈 경우를 대비해 그 비싼 보험료를 다 내며 있어야 하나요? 저야 크게 아프면 한국 가지 뭐 하는
마음으로 여행자 보험을 들고 왔습니다만. 근데 애들은 응급실에 갈 경우도 생기고 하니까...
보험료를 생각하니 다시 머리가 지끈거리며 미국이 싫어지네요. 보험료 얘기는 않고 치료 받으면서 미국
이 뭐갸 좋은지 온 지 두달밖에 안되어서 잘 모르겠다고 말하니, 의사분은 교육 문제를 꼽더군요. 한국은
잘하는 아이만 끌고 가는데 여기는 못하는 애도 나름대로의 재능을 다 살려준다고요. 잘 하는 사람은 더
욱 잘하게 이끌어주고, 못하는 사람은 나름대로 잘 하는 분야를 캐치해서 다 이끌어준다고 하네요. 그리
고 여기는 점점 갈수록 공부를 많이 하게 하는데 한국은 안 그렇지 않냐고 하시면서요. 환자로 온, 미국
온지 20년 되었다는 한국 아저씨는 여기는 일 한만큼은 다 보상받고 살 수 있다고 하네요. 인건비가 워낙
비싸서 비싼 월세를 다 커버할 수 있다고요. 한국에서 노동해서 4000만원을 벌 수 있냐고요, 아무리 열심
히 해도 안되지만 여기서는 몸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벌 수 있다고요. 하지만 특별한 전문기술이 없으면
다 소위 3D업종에 종사하고 있다고는 하십니다. 온 지 처음엔 해마다 한국에 갔지만 3년이 지나니 한국
에 가면 오히려 더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시네요. 같은 한국말 하는데도 대화도 안 통한다고, 이제는 한국
전혀 가고 싶지 않다고, 한국 음식 보면 좀 먹고 싶다고 하시네요.
모르겠네요. 저는 권위순종형 인간이라 무조건 복종하면서 지내서 별로 좋지는 않았어도 큰 불만도 없이
한국의 교육체제에 잘 적응했거든요.
여하튼 첫 병원 나들이는 제 걱정과는 달리 큰 돈 깨지지 않고 무사히 넘어갔답니다. 다행이지요? 제발
아이들이 잘 안 아프기만을 기도하면서 보내야겠어요.
사족)
오프라쇼가 영어를 배우는데 좋다고 누군가 추천해서 가끔 생각나면 보는데 -물론 어렵죠. 뭐라는지 잘
모르죠. 대충 분위기보고 알거나 그나마도 뭔 소리야 하면서 다 몰라도 넘어가고 있어요- 며칠전엔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가출한 주부가 나오더군요. 오프라 옆에서 같이 상담(?) 해주던 박사의 말로는 미국내
17%의 가정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한다면서 응급전화번호를 자막으로 보여주내요. 여기가 뭐 좋은 곳인
줄 아십니까? 항상 주장하는대로 사람 사는데는 어디나 다 똑같겠지요. 근데 영어가 짧아서 잘 모르겠는
데, 한국같으면 얼굴 가리고 나오지 않습니까? 근데 여기서는 얼굴 다 공개하면서 나와서 대화하네요. -
하긴 맞고 산게 크게 창피한 것은 아니지요. 자기 잘못이 아니니까- 그리고 더 이해가 안가는 것은 그 폭
력 남편이었다는 남자의 사진이 마치 지명수배범 사진처럼 아주 크게 그들이 녹화하는 곳에 커다랗게 붙
여있고, 시청자들에게도 크게 자주 보여준다는 점이예요. 한국은 안그러잖아요. 가정폭력으로 지명수배범
이 되었나? 왜 사진을 보여주지? 그래도 되나? 음, 영어가 짧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