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에세이 두편을 읽고 있다.
둘 다 프랑스에서의 삶을 이야기 한다.
헌책방에서 2500원에 구입한 필립 들레름의 에세이집은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사물을 소재로 삼아 소박한 행복을 그린다.
새벽 거리에서 먹는 크루아상이 첫번째 글이다. 후덕한 주인아주머니가 맞아주는 동네 빵집에 '거의 모두가 잠든' 새벽에 들러 크루아상과 너무 많이 구워지지 않은 미끈한 바게뜨를 사들고 나온다. 그리곤 따스하고 말랑한 크루아상을 걸어가면서 추위속에 먹는다. 그는 하루중 가장 좋은 것을 먹는 중이다. 주머니 칼, 사과, 첫 맥주 한모금, 일요일 저녁 소중한 것을 끝없이 이야기 한다. 이 글을 읽다보니 체인점에서 찍어나온 내 크루아상도 꽤 괜찮은 하루의 시작처럼 보인다.
또다른 에세이에서는 일을 그만두고 전업작가의 삶을 시작한 작가가 어느날 파리 좌안의 자기집 근처의 피아노 공방에 들어가게 된다. 낡고 아름다운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진 피아노들을 다루는 공방의 작업공간, 그 공간의 주인인 장인의 모습이 매력적이다. 근 안친지 십년된 피아노가 다시 치고 싶어졌다. 우리집에 놓을려면 자그마하고 해드셋을 이용할 수 있는 녀석이라야겠지 하는 제법 구체적인 생각까지 해버렸다. 그러면 신랑은 기타 치라고 하고, 나는 피아노를 치는 흐믓한 광경이 연상이 되는데 아파트에서 가능할런지 모르겠다.
참 신랑하니까 생각이 났는데
몇 일전에 집안에 이런 저런 일로 잠자리에서 한숨을 쉬니,
신랑이 자기처럼 잘생기고 능력있는 신랑을 둔 니가? 왜 한숨을 쉬냔다 --;;
잘났다 잘났다 했더니 완전히 자뻑 모드 돌입해주신다 흠.
올해 7월은 금요일이 5개, 토요일도 5개, 일요일 역시 5개다.
복받은 달이다. (내 생일도 있고)
왠지 모르게 삶의 빈공간이 느껴지는 프랑스적인 생활이 부러워지지만
나는 나의 금토일 5개를 기뻐하면서 또 올 하반기를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