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오이지군과 제가 만난지 1년이 되는 날. 

뭐 심심한 인간들인지라 특별한 일 없이 

배 째지게 삼겹살 한근을 먹고, 

먹느라 너무 열나서 예쁜 동네 찻집에서 냉커피 한잔 마시고, 

오이지군 슬리퍼 바꾸고, 

또 비빔국수 먹고, 

과일 먹고, 

결국 너무 배불러서 동네 공원을 나서는데, 

오이지군이 말하기를  

"더 바라는 것도 없고, 

이렇게 걱정없이 공원을 산책할 정도의 여유면 되는데, 

우리 인생이 지금부터 계속 내리막일 걸 아니까.." 

가진 게 없으니까 노년이 두렵지 않겠느냐만, 

그냥 여름밤 사랑하는 사람과 걷는 것이 즐거울 때는 그대로 즐기면 얼마나 좋을까. 

많은 사람과 더불어 행복한 한 생이 되게 나도 건강도 조심하고, 많이 일하고 많이 놀고 많이 나누면서 살테니, 오이지군 외로운 가장이 될 고민을 그만 접게나. 

 너무 지저분하고 지나치게 호기심이 많아서 이상한 짓도 많이 저지르고 용도불명의 물건들도 사모으긴 하지만 솔직히 나랑 있는게 즐겁긴 하잖아 그죠!  

사실은 나도 당신을 놀리는게 즐거워요~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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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06-15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님, 결혼하면 일년이 뭐에요. 십년 금방 가요~~~~
저는 애아빠가 무난한 성격이라 12년 살아오면서 쌈 한번 안 해봤거든요. 다행이라면 다행이지요.
휘님, 국수 먹게 해 주세요.

무해한모리군 2010-06-15 09:16   좋아요 0 | URL
십년이면 우왕 제 나이가 몇개죠?
기억의집님은 좋으시겠다.
우리 오이지는 한 성질머리를 하기때문에 그리 쉽게 세월이 가지는 ^^;;
아~ 전 이대로 너무 좋은 데 꼭 결혼해야할까요?
아~ 나이먹기 싫어라~

기억의집 2010-06-17 10:06   좋아요 0 | URL
결혼 안하고 즐기면서 살아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자식들한테도 결혼하라고 하지 않을 거에요. 특히나 애 낳지 않겠다고 하면 알았다고 할거구요. 저의 세대만 해도 결혼이나 애낳는 게 인생의 옵션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세대였어요. 결혼 해야하나부다, 그리고 결혼하면 꼭 애를 낳아야하나부다,,,뭐 선택이란 게 있을수 없던 세대라...^^
휘님 세대만 해도 옵션이 널렸는걸요.^^

무해한모리군 2010-06-17 17:4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우리 윗세대보다 미래는 더 불투명하고, 객지생활 십년이 넘으니 나한테도 집이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제가 누군가의 집이 되는건 싫단말이죠.. 아 나는 이기주의자예요..

2010-06-15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5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fiore 2010-06-16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와아. 축하드려요! 부러워요 ㅠ ㅎㅎㅎ

내리막길이라뇨. 무슨 그런 말씀을! ^^

인생이 오르락 내리락 그런거죠 뭐 안 그렇습니까 ㅎ

좋은 인연, 오래 소중히 함께 하세요 *^^*

무해한모리군 2010-06-16 15:06   좋아요 0 | URL
근데 오를때는 쬐끔이고 내리막은 점점 깊어지는듯 한게.. 쿨럭 ㅎㅎㅎ

고맙습니다. 노력해야지요. 또 누구 만나서 맞추려면 얼마나 귀찮을까 ㅋㄷㅋㄷ

자하(紫霞) 2010-06-16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생각했었어요.
휘모리님이 일년 정도 됐을텐데...^^

무해한모리군 2010-06-16 15:06   좋아요 0 | URL
우와! 베리베리님이 기억할 정도로 제가 떠들썩하게 연애를 시작했군요.

야구를 별로 안즐겨서 좀 아쉬워요.

꿈꾸는섬 2010-06-16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새 오이지군과 1년이군요.^^축하드려요.
연애와 결혼, 똑같지 않아서 슬퍼요. 근데 결혼날은 언제 잡으실거죠?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6-16 22:00   좋아요 0 | URL
아.. 솔직히 이 사람이랑 결혼생활을 생각하면 어떨까 싶은게 재미없을 것 같기도 하고, 이대로 편한데 해야하나 싶기도 한데..

에잇 결혼을 왜 하게 될까요? 으흣

호모쿵푸스 2010-06-22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없이 공원을 산책할 정도의 여유라는 문구가 예쁘게 느껴지네요^^ 주변에서 그런 안빈낙도(?)의 태도를 별로 못봐서 그런가요..?

무해한모리군 2010-06-22 13:03   좋아요 0 | URL
안빈낙도를 전혀 추구하지 않는데 삶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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