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여의도 벚꽃놀이를 다녀왔다.
세상에서 다른 사람의 장점을 그렇게 크게 잘 파악하는 사람은 없을듯한 쩡언니의 생일파뤼겸 해서 세 여자가 나들이를 나선 것인데..
어제 아침에 이런 약속을 까맣게 잊고 깜장 치마정장에 높다란 구두를 신고 출근을 해버렸다.
높다란 구두와 함께 전철을 오르내려 약속장소인 여의도 국회의사당 까지는 영원히 도착 못할 곳처럼 멀었다. 방배에서 그곳까지 두시간!이 꼬박 걸렸다. 궁뱅이 걸음으로 간 탓이다.
여하간 벚꽃은 흐드러지고, 기독교 세력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연일 노력중이신 예수천국불신지옥은 세군데에서 연설을 하고 연인들은 손을 꼭 잡고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댄다.
우리는 한 이십분 정도 머물다 편의점을 찾아 맥주를 사들고 한강을 바라보며 맥주 한캔에 안주 여섯가지를 두고 먹고 마셨다.
조촐하게 강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생일 파티는 참 좋다.
아니 좋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어디라도 좋은 법이긴 하다.
돌아가는 길은 나의 꾸겨진 엄지발가락의 고통을 하늘이 아셨는지
국회의사당 앞에서 신길까지 가는 버스에 별 생각없이 올랐는데,
신길에 내리자마자 '신림전철역'이라고 적힌 버스로 바로 환승 성공!
이십분 만에 신림역에 도착했다.
오! 서울의 버스시스템에 대한 무한 감동의 순간이었다.
가는데는 두시간 오는데는 이십분 --;;
벚꽃 사진은 달타님 사진을 무단으로 퍼서 수정했다.
(사람들을 다 짤라버렸다 --;;)

요즘 대학들어가면서부터 완전 끊겼던 친구관계를 다시 이어붙이는 작업중이다.
이렇게 좋은 친구들과의 수다에 나는 그간 왜이리 투자를 안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