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개인 삶에서 역사적인 날이다. 그래서 기록해둔다.

나는 혼자 많은 걸 한다. 차도 마시고, 술도 마시고, 영화도 보고, 여행도 간다. 

그럼에도 오늘 식당에서 혼자 삼겹살 구워먹기는 

나의 혼자하기의 마침표다. 

조금전 회사건물에 있는 식당에 갔다. 

저녁은 단일 메뉴인데 삼겹살이지 뭔가.. 

흠 삼겹살을 안먹을테니 천원을 빼달라고 했더니, 

주인아주머니는 들은 채도 하지 않는다.. 

주인아저씨는 어서 앉으라면서 

테이블 불판에 1인분 고기를 올린다. 

헉, 그렇게 벽을 쳐다보며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소주한잔 없이 밥반찬으로.. 옆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면서..  

얼마전에 대학동창을 만났더니 

"야 니 그많은 남자친구들은 어쩌고 시집안갔냐?" 

며 놀라워 하더라.. 

나도 놀랍다. 흠..  

그런데 이젠 삼겹살까지 혼자 구워먹다니.. 

꽃도 반지도 내 손으로 척척 사고.. 

꼭 둘이라야 하는 영역을 뭔가 남겨두고 싶은데  

슬프다 그만 써야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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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9-06-11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웬만한 건 다 혼자 하는데 고기는 아직 혼자 먹어본 적이 없네요; 애초에 고기집 가면 1인분은 안 주지 않나요; 혼자 밥 먹을 땐 분식이나 돈까스..요런 걸로;; 꽃이야 제가 좋아 사는 거고, 반지, 끼고 싶으면 사서 껴야죠. 아하하. 꼭 둘이어야 하는 영역....데이트?

무해한모리군 2009-06-11 20:20   좋아요 0 | URL
아.. 데이트.. 혼자하는건 데이트가 아니니까.. 음..

머큐리 2009-06-11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겹살을 혼자 구워드시면서도...과거의 수많은 남자친구들을 연출시키는 대목에서 그만 쓰러집니다...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6-11 20:21   좋아요 0 | URL
전 슬퍼요~~
오죽하면 오늘 일 빨리 접고 지금 귀가해서 쉬고 있습니다.ㅎㅎㅎ

우리팬 2009-06-11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왠지 그 '과거의 수많은 남자친구들'이 삼겹살 구워주는 용이 되어버렸습니다. ㅋ

무해한모리군 2009-06-11 20:24   좋아요 0 | URL
사실 거의 고기를 구워본 적이 없어서 잘 구울줄도 몰라요..
꼭 앤이랑 안가도 같이 먹는 사람들이 구워줬다는..
얘기를 하다보니 더 슬퍼요~~
애인은 손이 가지만 써먹을 때가 많았던거 같아요..

Mephistopheles 2009-06-11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요암요...
눈물 젖은 삼겹살을 먹지 않고 인생을 논하지...아 이게 아닌가 암튼..
삼겹살은 왠만하면 2인 이상이 섭취해줘야 하는 아이템인데 말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6-11 20:23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제가 안먹을라고 막 그랬거든요..
근데 아저씨가 아저씨가 흑흑

순오기 2009-06-1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나도 뭐든 씩씩하게 혼자 잘하지만 삼겹살은 혼자 못 먹었어요.
짝짝짝~ 그까이거 뭐, 삼겹살이라고 혼자 못 먹겠어요.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6-11 20:24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이 이렇게 말씀해주시니까 위로가 되네요 훌쩍~

[해이] 2009-06-11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6-11 20:31   좋아요 0 | URL
약올리고 --;;
기회를 노려서 복수해줄테닷!!

무스탕 2009-06-11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식당에 들어가서 밥 사먹은적이 몇 번 있긴한데 고기를 구워먹어 본적은 없네요 ^^;
혼자서 하는 여러가지 중 전 여행이 젤 좋더라구요. 물론 제 경우는 몇시간짜리 일탈에 불과하지만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6-11 22:21   좋아요 0 | URL
저는 가끔 남과 함께 있습니다만 ㅠ.ㅠ

2009-06-1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휘모리님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해요.
(또 가서 민폐끼치는거 아닌가 몰라 으흣)
^^알리샤

무해한모리군 2009-06-12 07:57   좋아요 0 | URL
알리샤님 웃고 있는거 다보여욧~~

L.SHIN 2009-06-1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 보고..혼자 삼겹살을..
슬픈 웃음이 터져나오고 말았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6-12 07:58   좋아요 0 | URL
벽이라도 없었으면 어쩔 번 했습니까 ㅎㅎㅎ

하이드 2009-06-11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삼겹살 꾸어먹고프다- 제가 혼자 못하는건 뭘까~~요?

무해한모리군 2009-06-12 07:58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럼 하이드님은 삼겹살도?
역시 하이드님에게는 한끝 부족하군요.. 흠..

차좋아 2009-06-12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에 꽃 꽂고 구웠으면 오늘 네이버 메인에서 만날 수 있었을 텐데...

무해한모리군 2009-06-12 07:59   좋아요 0 | URL
음허허 제 주변에 포털 검색어 1위 해보시는게 꿈이신 분이 있기는 합니다 ^^;;

2009-06-12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09-06-12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얼른 애인 하네 만들으셨야 겠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6-12 12:54   좋아요 0 | URL
의지로 되는게 아닌지라 ㅎㅎㅎ

다락방 2009-06-12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옆에서 같이 삼겹살 구워먹을걸 그랬어요. 흑흑 ㅠㅠ

무해한모리군 2009-06-12 13:51   좋아요 0 | URL
함께 벽을 보고 삼겹살을 구워먹는 것~ 아 비를 같이 맞아주는 것 만큼이나 다정하신 행동인듯 ^^
아 사랑스런 다락방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