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2 보면서 내내 투덜댔다. 

작가의 일기다 일기.. 

거기다 그림체는 왜 이리 답답한지, 지우개로 좀 지워주고 싶은 느낌이다. 그래도, 먹는 걸 좋아하는 나니까 꾸역꾸역 읽어간다.  

작심하고 고향음식이랑 고향에 대해 말하고 싶었나보다..

이권에선 이런 대목이 눈에 들었다. 작품의 매우 끝 부분에 아무말 없이 자식을 두고 간 어머니가 딸이 스무살이 된 어느날 편지를 보낸다.  

p147 ~148

무언가 실패를 하고 지금까지 내 자신을 되돌아 볼때마다 난 항상 같은 일로 실패를 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같은 곳을 뱅글뱅글 원을 그리며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 침울해지고..  

하지만 난 경험을 많이 해봤으니까 그게 실패건 성공이건 완전히 같은 장소를 헤매는 건 아니겠지. 그래서 "원"이 아니라 "나선"이라고 생각했어 

맞은편에서 보면 같은 곳을 뱅글뱅글 도는 것처..럼 보여도 분명히 조금씩은 올라갔던지 내려갔던지 했을 거야. 

그럼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 

근데 그것보다도 

인간은 '나선' 그 자체일지도 몰라. 

같은 곳에서 뱅글뱅글 돌면서 그래도 뭔가 있을 때마다 위로도 아래로도 자랄 수 있고, 물론 옆으로도.. 

내가 그리는 원도 차츰 크게 부풀고 그렇게 조금씩 '나선'은 커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더 힘을 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매일 술이나 먹고, 책을 읽어도 매일 이해하는 것만 이해하면서 같은 자리를 뱅뱅 돌아도 조금씩 나의 원도 커지고 있는 거겠지? 


아침상 

오늘도 심심하게 무친 고사리에 오징어 무국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내게도 햇볕이나 비나 바람이나 추위로 부터 날 보호해줄 집이 생길까? 

지금은 그냥 방에 있지 집에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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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9-04-20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제목에 점 하나 빠졌어요.(소심소심)
괜찮은데요.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적이 있는데 이놈의 원은 반지름이 커지는게 아니라 둘레가 우둘투둘해지면서 왠지 원래 갖고 있던 면적도 깍아먹는 듯한 느낌이 들었더랬죠. 에라이 싶었는데 어쩌면 그렇게 작아졌다 다시 커졌다 하는건지도. 정말, 답이 없어, 답이.

저건 카레? 아침을 저렇게 먹는 사람이랑 같이 살고 싶었,었어요.(과거과거형^^)

무해한모리군 2009-04-21 07:57   좋아요 0 | URL
음허허 저건 시금치카레예요.
시든 시금치를 어찌해야할까 고민한다가 창조적으로 만들어 봤어요ㅎㅎㅎ

좀 도들도들해야 사람은 매력이 있는법 ^^

뷰리풀말미잘 2009-04-21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단에 단백질 함유량이 너무 적잖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04-21 07:57   좋아요 0 | URL
그런거까지 고려하기엔 아침이 너무 바빠요 ㅠ.ㅠ

Jade 2009-04-21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찬이 조금조금 담겨있는 접시를 보니 막막 휘모리님께 친근감이 생겨요 ㅎㅎㅎㅎ

휘모리님. 저도 오늘(아니 이제 어제구나) 아침 카레 먹었는데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4-21 07:58   좋아요 0 | URL
아하하 어제 해놓고 냉장고에 둔거 그냥 퍼서 담기만 했습니다.
뜨거운 밥에 식은 어제의 카레~

후애(厚愛) 2009-04-21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상을 보니 배가 고파요~ㅎㅎㅎ
깻잎과 파김치인가요? 맛 나게 보입니다.^^ 특히 깻잎김치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데 부끄럽게도 어떻게 담그는지 몰라요 ㅜㅜ

무해한모리군 2009-04-21 07:58   좋아요 0 | URL
아 짠지는 어렵지요.
저희 어머니는 아직도 외할머니의 짠지맛을 복원하기위해 노력중입니다..

꿈꾸는섬 2009-04-21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아침 챙겨먹기 귀찮으실텐데 그래도 잘 챙겨드시니 다행이에요.ㅎㅎ
건강하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4-21 10:36   좋아요 0 | URL
제가 싸이에도 글을 올리거든요.
사실 제가 올리는 밥상 사진은 어머니를 위한 인증샷이예요.
굶지않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ㅎㅎㅎ

2009-04-21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22 0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0-12-13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읽었어요. 저는 책을 읽고 난 뒤에 다른 분들 리뷰를 봐요. 내가 먼저 어떤 느낌을 느낀 뒤에 다른 분들 느낌을 알아봐야, 내 느낌이 영향을 덜 받으니까요.

마지막에 '지금은 그냥 방에 있지 집에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하신데 공감해요. 저는 분명 '집'에 사는데, 방에 있지 집에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거든요. 집이라면 최소한 앞뜰, 뒤뜰은 있어야겠고, 뒷산이 있으면 더 좋고, 근처에 개울이 있고 좀 멀찍이 바다가 있으면 금상첨화일텐데요.. 후훗. (지금은, 위 아래 남의 집이 켜켜이 쌓여있는 성냥갑 한 켠에 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