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흔히 두가지 사랑을 경험할 것이다. 첫눈에 반해 이성을 마비시키는 격정적 사랑과 함께 지내다보니 서로에게 스며들고 익숙해져 어느덧 사랑하고 있는 삶과 같은 사랑. 보통 첫번째에서 시작해 두번째로 옮겨갔다 정이나 집착, 무관심으로 변해 사라지는 것이 전형적이다.
여주인공 모래와 신랑은 한동네에서 자라 그녀에겐 사랑이 남편과 동의어다. 마음이 행동으로 고스라니 비치는 그녀는 참으로 사랑스럽다.
햇살이 눈부시던 날 모래에게 색다른 맛을 내는 스물두살 두레가 나타난다. 하긴 새롭고 상큼하지 않는 시작하는 사랑이 있겠는가? 익숙한 사랑과 새로운 사랑 사이에 모래의 모습은 위태롭기는 하지만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녀의 모습이 사랑스러운 이유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리라.
혹자는 모권을 중심으로 한 가족의 재구성을 그린 영화라고 한다. 모래, 두레, 남편, 아기 넷의 동거를 꿈꾸는 영화니 그리 볼 수도 있겠다. 내겐 그저 예쁜집과 예쁜 음식, 너무 사랑스러운 모래의 좌충우돌 사랑일기로 보인다.
본인은 이끌림은 선택할 수 없지만, 사랑의 시작은 개인의 의지로 선택한다고 굳게 믿는다. 즉 삼자의 관계는 가능할 수 있으나 구성원 모두의 동의가 없을 시 폭력이 될 수 있는고로 현실 세계에서 이 영화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영화의 그녀는 사랑스럽고 영화는 영화니까 나도 두 음식 잘하는 꽃미남 사이에 끼는 행복한 판타지 속으로 뛰어들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