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7일
약은 통증을 찾는다.
고통이 있는 그곳으로 치유가 간다.
물은 낮은 곳을 찾아 흐른다.
자비의 물을 마시고 싶거든 낮은 자리에서 기다려라.
생명수(the Water of Life)가 홍수처럼
네 머리 위로 흘러넘칠 것이다.
1년 뒤,
아르헨티나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 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 되나
9월 25일
하나님은 파라오에게 많은 재물을 주시어
제가 신(神)인 줄 알게 하셨다.
평생토록 영혼의 두통 한 번 앓지 않았고
그래서 하나님께 부르짖을 일이 없었다.
하나님은 그에게 가장 큰 제국을 주셨지만
슬픔이나 아픔이나 외로움은 주지 않으셨다.
그러나 제국보다 슬픔이 나은 것은
그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은밀히 하나님을 찾게 하기 때문이다.
9월 26일
슬픔을 모르는 자는
얼어붙은 가슴으로 하나님을 부른다.
그러나 슬퍼하는 자는
진실과 순수한 열정에 흠뻑 젖은 가슴으로
하나님을 부른다.
9월 23일
천둥이 비를 데려오는 줄 모르는
목마른 사람이 투덜거린다.
멀리서 울리는 천둥소리가 골치만 아프게 한다고.
9월 24일
형제들!
아픔과 슬픔을 견디면서
어둡고 추운 집에서 사는,
그것이 삶의 질을 높인다.
높음이 낮음 속에 숨어 있다.
봄은 가을에 내재(內在)하고
가을은 봄으로 충만하다.
그 무엇한테서도 달아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