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일

근본적으로 우리 모두

예수의 생기(生氣, the animating Spirit)로

숨쉬고 있다. 그러나

몸을 입고 사는 동안

들숨은 상처요

날숨은 붕대다.

육신-상자(body-box)가 옮겨지면

우리 모두 그리스도일 것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람결 2007-10-02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처와 붕대를 오가며 사람은,
그렇게 살다가 죽는다.

다만, 그 현실의 비루함을 기어이
넘어설 때, 그리스도의 참 형상이
당신을 통해 드러나리라.

그렇고 싶습니다. 주님.
 

여백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레이야 2007-09-30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바람결님 서재 부제도 '마음의 여백'이네요.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아는 사람이 되자는..
주일 평안하셨지요? ^^

바람결 2007-09-30 21:49   좋아요 0 | URL
혜경님, 잘 보셨네요.ㅎㅎ
사실 며칠전에서야 이 시를 접했어요.
무릎을 탁 치며 '이거로구나!'했어요.
시 참 좋지요? 정말 여백있는, 틈있는 사람이 되야겠어요.^^

저는 오늘 하루도 평안했구요,
특히 우리가락 찬송을 몇 곡 배우고 전해서 재밌었어요.

아 참, 혜경님도 평안한 주말 보내셨나요?

혜경 2007-09-30 23:1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찬송가에 우리가락 찬송이 있나 봐요? 궁금해지네요.
그렇군요. 함께 부르며 고양되기에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사투리 찬송을 생각하셨던 거였군요.^^
네, 저도 그럭저럭 무탈하니 평안히 보냈습니다.
작은딸만 주일학교 보내고 전 날라리입니다.
그애가 우리집 대표가 된 셈이에요. 오늘 달란트 잔치에서 제 선물로
주방장갑을 사서 왔더군요. 앙큼한 것.호호..

바람결 2007-09-30 23:43   좋아요 0 | URL
우리가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보는 <찬송가>는 아니구요,
<농부 하나님>이라고 하여서 발간된 노래집이 있어요.
비록 일반 교회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토착적인 성격을 담아서 우리가락으로 찬양을 하고픈 마음에
몇몇 뜻있는 교회들이 뭉쳐서 만들어낸 것이지요.
그런데 사투리가 담기면 좀 더 토착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본 거에요.ㅎㅎ;
조만간 가사는 한 번 올려놓도록 할께요.^^

그나저나 무탈하고 평안한 주말을 보내셨다니 참 좋네요.
게다가 말그대로 앙큼한 따님의 마음이 막 전해지는 것 같아 더 좋네요.
달란트 잔치에서 주방장갑을 사오다니,
정말 여간내기가 아닌가 보군요.ㅎㅎ
따님도 예쁘고, 혜경님도 참 행복하시겠어요~^^
 

9월 29일

다른 모든 질병과 달리

사랑하는 이의 질병은 건강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레이야 2007-09-2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흔쾌히 앓아야겠어요.
바람이 참 선선해요, 바람결님^^

바람결 2007-09-29 15:41   좋아요 0 | URL
혜경님, '건강한 질병'...참 역설적이죠?
그럼요. 흔쾌히 앓아내야지요...사랑을요.

요즘은 자꾸만 바람의 무늬가 보이는 것 같아요.
스치고, 저미는 모든 순간이 남기는 잔상들, 그 결들이요.
정말이지 가을이 무르익었나 봅니다. 가을만큼 마음도요.

2007-09-29 1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30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랑이 올 때

 

그리운 손길은

가랑비같이 다가오리

흐드러지게 장미가 필 땐

시드는 걸 생각지 않고

 

술 마실 때

취해 쓰러지는 걸 염려치 않고

사랑이 올 때

떠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리

 

봄바람이 온몸 부풀려갈 때

세월 가는 걸 아파하지 않으리

오늘같이 젊은 날, 더 이상 없으리

 

아무런 기대 없이 맞이하고

아무런 기약 없이 헤어져도

봉숭아 꽃물처럼 기뻐

서로가 서로를 물들여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9월 28일

바짝 마른 입술은

물이 저기 있다는 메시지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람결 2007-09-29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인생에는,
'마라'와 '엘림'이 있다.
쓴맛과 단맛이 있다는 얘긴데,
그러므로 너무 실망하거나, 낙심하는 것도 삼갈 일이다.

물이 저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