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감옥 모중석 스릴러 클럽 41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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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난히 깊은 물 속을 싫어한다. 아마 어릴 적에 물에 빠진 기억 때문일 것이다. 어릴 적 외할아버지와 함께 공원에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분수대 난간에서 놀다가 분수 물에 빠졌다. 어린 기억에 분수물이 상당히 깊게 느껴졌다. 내가 물 속에 다 잠기었던 것 같은데, 외할아버지가 순간 손을 내밀어 건져 주셨다. 조작된 기억일지 몰라도, 그때 물 속에서 수면을 뚫고 내려오던 외할아버지의 손이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바닷가든, 수영장이든 발이 바닥에 닫지 않으면 순간적이 오싹함을 느낀다.


이런 물에 대한 공포는 영상을 볼 때도 마찬가지이다. 가끔 영상을 통해 바다 깊은 곳에서 잠수하는 영상이나, 깊은 심해에 대한 영상을 볼 때면 무언가 깊은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포를 느낀다. 이런 나의 공포를 더 자극하는 소설을 읽었다. 독일 작가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소설 [물의 감옥]의 처음은 죽음에 대한 묘사로 시작한다. 전작 [지옥계곡]에서는 눈보라가 치는 절벽의 산에서 한 여성이 떨어지는 장면을 너무나 생생하며 묘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물의 감옥]도 마찬가지이다. 이번에서 물 속에서 익사하는 장면이다. 너무나 생생해서 내가 마치 물 속에 갇힌 듯한 오싹함을 느낄 정도이다.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여자의 몸을 에워쌌다. 뒤통수를 세게 맞아 몽롱해졌던 의식이 서서히 돌아왔다. 여자는 본능적으로 입을 꼭 다물고 눈을 크게 떴다. 물이 눈동자에 닻자 부이 붙는 느낌이었다. - 중략 - 어떤 두 손이 그녀를 물속으로 세차게 밀로 있었다. 한 손은 목덜미를 눌렀고, 다른 손은 쇠칼퀴처럼 엉덩이 근육을 파고들었다. 여자는 다리를 버둥거리며 양손으로 욕조 가장자리를 더듬었다. 그러나 매끄러운 에나멜이 칠해진 데다 물기가 어린 탓에 잡을 곳을 찾지 못하고 손이 계속 미끄러졌다. 긴 손톱이 욕조를 끍으며 끔찍하게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P 9-10)"




소설은 물의 정령이라는 숨겨진 연쇄살인마가 여성들은 살해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이 물의 정령이 살해하는 여성들은 모두 에렉 슈티플러라는 형사와 관련된 여성들이다. 처음에는 에릭과 관계한 창녀가, 그 다음에는 에릭의 전처가 모두 익사한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자신을 물의 정령이라고 소개한 살인자가 계속해서 에릭을 협박한다. 에릭은 수사팀을 이끌면서도 물의 정령이 자신과 관련된 것은 의도적으로 숨긴다.


에릭의 수사팀에 함류한 신참 여형사인 마누엘라는 이런 에릭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다. 그녀는 에릭이 무언가를 감추고 있고, 무언가에 쫓기고 있음을 알아챈다. 그리고 여성들이 익사하는 사건이 에릭과 연관이 되어 있음을 추적한다.


소설의 초반부는 에릭에 대한 동정심이 유발하는 분위기이다. 에릭은 아내와도 이혼을 하고 혼자 고독하게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물의 정령이라는 살인마는 그를 협박하며, 그의 주변의 여성들을 죽인다. 에릭은 심한 압박감을 느끼고 권총으로 자살을 하려는 시도까지 한다. 이러니 어찌 동정심이 들지 않겠는가. 그런데 후반부에 가면 놀라운 반전이 일어난다. 에릭이 물의 정령으로 불리는 뢰구르라는 남성에게 저지른 끔찍한 일들의 전모가 밝혀진다. 뢰구르라는 남성을 물의 정령이라는 끔찍한 악마로 변하게 된 것이 사실은 에릭의 잔인함 때문이었다. 과연 누가 범죄자일까? 작가의 놀라운 반전과 뛰어난 묘사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스릴러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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