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이 사람을 따르는가 - 가만히 있어도 사람이 따르는 리더의 조건
나가마쓰 시게히사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3.0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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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더십하면 항상 오래 전에 보았던 여자 농구 경기를 떠올린다. 내가 여자농구를 즐겨보던 시기는 우리나라 농구팀이 한참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경기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그 여파로 여자 농구가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기에 단연 여자농구의 1등팀은 삼성생명이었다. 이에 비해 국민은행이 새로운 젊은 감독을 영입해 순신각에 삼성생명을 위협하는 팀이 되었다. 그리고 두 팀이 라이벌이 되어 우승팀을 결정하는 결승전을 비롯한 여러 경기에서 맞붙었다.


여자 농구는 남자 농구에 비해 팀웍이 절대적이다. 남자농구는 보통 개인의 기량으로 경기의 승부가 나지만, 여자 농구는 심리전이다. 여자 농구의 특성상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거의 승리하던 팀도 순시간에 팀웍이 무너지고 패전을 하게 된다. 이런 팀웍을 유지시키고, 팀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바로 감독의 몫이다.


당시 삼성생명과 국민은행의 감독의 스타일은 극과극이었다. 경기가 급박하게 흘르면 감독이 팀원들을 호출한다. 삼성생명 감독은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그냥 선수들에게 숨돌릴 시간을 주며, 격려의 말을 하거나 잘하고 있는 부분을 더 잘하라고 말할 뿐이다. 그러면 선수들이 스스로 용기를 얻어 실수하고 있는 부분들을 보완한다. 반면 국민은행 감독은 쉴틈없이 선수들을 몰아붙이고, 화를 내며, 심지어는 욕설 비슷한 말까지 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당시 두팀의 경기에서는 대부분 삼성생명이 승리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일본 작가 나가마쓰 시게히사가 쓴 [왜 나는 이 사람을 따르는가]라는 책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바로 이런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다그치고, 끌고가는 카리스마형 리더십보다는 인정하고 용기를 주는 소프트형 리더십을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리더는 팀원을 인정해 주고, 마음을 나누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자기중요감'이란 단어로 설명한다.


"예로부터 우수한리더는 인간의심리를 꿰뚫어보는 능력으로 정신적 메리트를 잘 활용했다. 사람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아는 리더가 훌륭한 리더인 것이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요감을 갈망한다. 자기 중요감 없이는 다른 사람을 따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기중요감이란 무엇일까. 한마디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인데, 이는 태생적인 인간의 본능이다.아기가 큰 소리로 우는 것도 나를 알아달라는 신호이고,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려는 행위의 밑바닥에도 자기중요감을 충족하려는 욕구가 깔려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표현을 갈망하는 생물이기 ㄷ매누에 언제나 '나 여기 있어'라고 표현하고 싶어 한다. 이는 좋고 나쁘고의문제가 아니라 그저 본능이며 정신적 메리트와자기중요감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P 18)


결국 팀원의 잘못을 지적해서 다그치며 일을 하게 하는 것보다, 잘한 것을 격려하고 그 사람이 스스로 일을 하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강조하는 것은 리더의 그릇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이 리더의 그릇이 커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기보다 우수한 직원들을 질투하거나 밀어내지 않고 품을 때 효과적인 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는 이렇게 무조건 하하호호 웃는 속없는 리더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리더는 결단하고, 팀원들을 이끌어야한다. 저자는 리더가 팀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부분과 팀원들을 이끌어 가는 부분의 균형을 이야기한다.


"조직의 분위기를 파악할 줄 모르고 부하 직원의 마음을 살피지 못하는 리더는 좋은 리더라고 하기 어렵다. 반대로 분위기 파악을 너무 잘하고 남의 마음을 지나칠 정도로 잘 헤아리는 이타심 때문에 할 말도 못하는 사람 역시 리더에는 맞지 않는다." (P 131)


"직원들의 자기중요감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지만, 뭐든 받아들인다고 해서 자기중요감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리더가 직원의 기분까지 맞춰줄 필요는 없다. 반대로 표정이 안 좋은 직원에게 '뭔가 불만 있어요? 있으면 말해 봐요'라고 일부러 물을 줄도 알아야 한다. 리더의 입장에서 물러설 수 없는 지점도 분명히 있다. 부당한 지시도 있지만 부당한 반발도 있다. 이를 분멸하는 능력을 길러 소모적인 일에 시간을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 (P 133)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이 둘의 균형을 맞추기가 가장 힘든 것 같다. 사람들을 살듯하게 챙기다보면 어느새 지도력이 무너져 있을 때가 많고, 지도력만 강조하다보면 어느새 사람들과의 소통이 단절될 때가 많다. 이러저래 리더의 자리는 힘들다. 그래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독서를 비롯한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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