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시간 오늘의 젊은 작가 5
박솔뫼 지음 / 민음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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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사에서 출간된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좋아한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한국소설을 많이 읽고, 응원을 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처럼 한국 문단의 좋은 소설가과 작품들을 찾아내서 발굴하고 있는 시리즈들을 많이 구입하고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 권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구입해서 읽었고, 박솔뫼 작가의 [도시의 시간]도 읽게 되었다.

먼저 감상부터 이야기하자면, 읽는 과정이 많이 힘들었다. 이 소설은 스토리를 가지고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쫓아가는 과정이었다.  그 의식의 흐름이 대부분의 어둡고 침울해서 읽는내내 의미도 잘 파악이 되지 않고, 마음까지 무거워졌다. 중간에 포기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러기에는 책의 구입한 돈과 드린 시간이 아까웠다. 물론 작가가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겠지만, 그것을 발견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소설의 ​주인공은 남들이 다니는 고등학교를 관두고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의 이름은 끝내 밝혀지지 않고 있고, 심지어 초반에는 주인공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헛걸렸다. 어느정도 읽다보니 여성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주인공에게는 일본에서 살다 온 ‘우나’라는 친구가 있다. 우나의 아버지는 우나가 어린 시절부터 ‘제니 준 스미스’의 ‘돌핀(Dolphin)’이라는 음반을 들려줬다. 그리고 우나가 어렸을 때 말도 없이 집을 나가 어느 공원에서 쓸쓸히 죽는다. 우나는 준의 음악을 듣는다. 그리고 준을 상상한다. 무명에 가까운 준은 어느 시기에 음반을 만들었고, 그 음반은 별로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 후 준이 음악을 계속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미국에서도 잘 알려지지도 않은 음반은 우연히 일본에서 우나의 아버지의 손에 들어온다. 그리고 우나의 아버지는 우나에게 그 음악을 들려준다. 우나는 아버지를 통해 준과 그의 음반 돌핀을 듣는다. 이제는 주인공이 우나를 통해 준과 그의 음악을 듣는다.

소설은 낯선 도시 대구를 배경으로 주인공과 우나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에서 대구는 도시로서 확장되어 가고 있었고, 변두리의 건물들은 무너져 검은색 콩크리트로 대치되고 있었다. 그렇게 변하고 사라지는 도시 가운데 주인공은 자신의 기억들도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얼마 후 우나의 가족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나는 그 미국에서 죽었다. 그리고 도시는 변해서 예전의 장소들은 사라졌다. 주인공의 기억 속에 있는 우나에 대한 기억들, 도시에 대한 추억들도 조금씩 사라져간다. 그럼에도 준의 음악만은 기억에 남아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잊혀져 가고 있는 기억들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도시의 발전과 함께 사라져가는 우리들의 기억들... 그러기에 더욱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대로 소설을 이끈다. 하지만 제임스 조이스나 버지니아 울프같이 의식을 따라가는 소설가들의 소설들은 원래 난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유명한 소설들은 사전 지식을 통해 그 의식의 흐름이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는지를 어느 정도 짐작하고 소설을 접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사전 지식이 없는 경우여서 더욱 읽기가 힘들었다. 읽는 과정에서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궁금해 여러 인터넷 서점들의 서평을 읽었지만, 서평 역시 나와 같은 좌절과 푸념의 글들 뿐이었다. 그래도 이 소설을 마지막 장까지 읽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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