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바이러스
티보어 로데 지음, 박여명 옮김 / 북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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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이란 절대적인 선(善)이다. 남녀노소 모두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그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돈을 들여 여러 가지 시술을 받고, 심지어는 뼈를 깎는 성형을 하고, 운동을 하고, 치장을 한다.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미용실에 가서 연예인의 이름을 대면 '누구처럼 해 주세요!'라고 말을 한다. 과연 그 '누구'가 미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어쩌면 모두 허상이라면 어떨까? 이것이 단지 뇌의 작용으로 어떤 모습에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 뇌의 작용도 사실은 누군가에게 조작된 것이라면, 이런 가정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단지 뇌의 조작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허상을 가지고 있고, 전 세계의 사람들이 그 허상을 쫓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모나리자 바이러스]란 소설은 바로 이런 가정을 소설로 만든 작품이다. 소설의 띠지에는 댄 브라운의 귀환'이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다. 처음 나는 이 책이 댄 브라운의 작품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작가는 '티보어 로데'라는 사람이었다. 아마 이런 문구를 쓴 이유가 이 소설이 댄 브라운의 [다빈치코드]라는 작품에서처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에 대한 소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품의 구성은 매우 치밀하고, 소재 역시 매우 기발하다.

소설의 주인공 헬렌 모건은 한때 세계적인 모델로 활동했던 신경미학자이다. 신경미학이란 아름다움과 뇌의 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녀에게는 16살의 거식증에 걸려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매들린이란 딸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매들린이 사라진다.

매들린이 사라지는 시점으로 세계에는 이상한 일들이 발생한다. 제일 먼저는 미국 각 주에서 선발된 미스 아메리카 후보들이 멕시코 연수 중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그녀들이 각가 추악한 모습으로 성형이 되어서 길거리에 버려진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컴퓨터 바이러스가 퍼져서 사람의 사진들을 추악하게 변형시킨다. 이제 신문과 뉴스 등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추악한 모습으로 변형이 되어 있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세계 도처에서 벌들이 집단 폐사를 하는 것이다. 벌들을 그 모습이나 구성이 모두 황금률과 연관이 되어 있다.

헬렌은 자신의 딸의 납치와 이 모든 것이 연관성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 사건의 배후에 파벨 바이시와 그의 아들 파트리크 바이시가 있음을 눈치챈다. 이들의 목적은 미의 대표적인 인식 기준인 황금률을 깨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 황금률의 기준은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라는 작품이다. 저자는 모나리자라는 작품이 마치 컴퓨터 바이스러스처럼 인간의 뇌에 작용해 아름다움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헬렌은 FBI 수사관인 그렉 밀너의 도움으로 황금률를 깨뜨리려는 바이시 부자의 음모에 대항하게 된다.


가끔 우리가 열광하는 것들이 어쩌면 모두 허상일 쁜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가 추구하는 성공, 부, 아름다움... 이런 모든 것이 어쩌면 언론이나 문화가 만들어낸 허상이고, 사람들은 그 허상의 노예가 되어 그것을 쫓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나부터 그것이 허상이라고 해도 당장 눈앞에 그것이 없으면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은 생각에, 그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소설은 바로 우리가 쫓고 있는 아름다움의 허상, 그리고 그 허상이 만들어내는 광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치밀한 구성과 방대한 스토리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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