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국가]의 초반 내용은 '정의'에 대한 논쟁이다. 플라톤은 자신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를  여러 인물들과 대화를 하게 한다. 그들은 소크라테스에게 '정의란 존재하는가?'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는 절대적 정의가 있는가?' '정의의 본질과 기원은 무엇인가?' '사람은 보상 없이도 그 자체로 정의를 행할 수 있는가?'와 같은 질문들 하게 한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이에 대해 대답하기 위해 개인보다 덩치가 큰 '국가'를 예로 들어 설명을 한다. 그러나 사실 플라톤의 의도는 국가를 통해 개인의 정의를 설명하기보다는 정의로운 국가, 그가 말하고 싶어 하는 이상 국가의 통치를 이야기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많은 학자들이 지적하듯이 플라톤에게는 정치적 야망이란 것이 존재했던 것 같다. 플라톤에게 있어서 [국가]란 책은 자신에게 통치를 맡겨 달라고 호소하는 '선거공약'과 같은 면이 있다. '내가 국가를 맡으면 이렇게 통치하겠다!' '이것이 바로 이상 국가의 모습이다!' 이런 의도가 담겨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본다.

국가 3권에서 플라톤이 가장 중점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은 국가의 핵심 계급이라고 하는 수호자(전사) 계급의 교육이다. 앞서서 플라톤은 수호자 계급의 교육을 위해 거짓되고 음란된 신들의 이야기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플라톤의 적수인 '호메로스'와 그의 시들인 '일리야드'와 '오딧세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이런 시들에 나오는 거짓과 음란을 조장하는 내용을 수호자가 되기 위해 교육받는 젊은이들에게 들려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단순히 시뿐 만 아니라, 그 시에 맞추어서 불리는 리듬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는 광적이고 음란하고 폭력적인 음악을 들려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혼을 병들게 한다고 말한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체육과 음식, 미술 등을 이야기하며, 이런 것들로 인해 나쁜 영향을 받지 않는 수호자 계급을 교육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들이 오로지 국가를 위해, 정의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전사로 교육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로서는 오직 시인들에 대해서만 감시하며, 그들로 하여금 좋은 성격의 상을 자신들의 시 속에 새겨 넣도록 강요하거나, 아니면 우리 곁에서 시를 짓지 못하도록 할 것인가? 또 다른 장인들에 대해서도 감시하며, 동물들의 상이나 건물에도, 그리고 그 밖의 어떤 제작물에도 이 나쁜 성경을, 무절제하고 비굴하며 꼴사나움을 새겨 넣지 못하도록 막거나, 아니면 그렇게 할 수 없는 사람이 우리 곁에서 제작 활동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아야만 하는가? 그래서 우리의 수호자들이, 마치 나쁜 풀밭에서 그렇게 하듯, 나쁨의 상들 속에서 양육됨으로써, 매일같이 조금씩 여러 군데에서 뜻어 먹다 보니 결국엔 많은 것을 뜯어 먹게 되어, 자신들의 혼(마음) 안에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의 큰 나쁜 것을 형성하는 일이 없도록 말일세. 오히려 우리는 아름답고 우아한 것의 성질을 천부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그런 장인들을 찾아야만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젊은이들이, 마치 건강에 좋은 곳에서 거주함으로써 그렇게 되듯, 모든 것에서 적을 보게 되고, 이로 인해서 아름다운 작품들에서 뭔가가, 마치 좋은 곳에서 건강을 실어다 주는 산들바람처럼, 그들의 시각과 청각에 부딪쳐 오게 되어, 어릴 적부터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아름다운 말과 닮음과 친근함 그리고 조화로 이끌릴 걸세."(P219-20)



플라톤의 교육론은 자라는 세대에게 단순한 지식뿐만 아니라 좋은 마음, 다시 말하면 정의로운 마음의 기초를 심어주자는 것이다. 이런 플라톤의 교육론은 매우 타당한 면이 있지만, 점점 엘리트 교육 쪽으로 이야기가 변해 간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통치자의 기질과 수호자의 기질과 일반인의 기질이 나누어져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 나라에 있는 여러분은 실은 모두가 형제들입니다. 그러나 신은 여러분들을 만들면서, 여러분은 중에서도 능히 다스릴 수 있는 이들에겐 탄생시에 황금을 섞었는데, 이들이 가장 존경받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반면에 보조자들에겐 은을 섞었습니다. 하지만 농부들이나 다른 장인들에게는 쇠와 청동(구리)을 섞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모두가 동족이기에, 대개는 자손이, 그리고 은의 자손에게서는 황금의 자손이, 그리고 그 밖의 모든 자손이 이처럼 서로의 자손에게서 탄생되는 때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통치자들에게 인은 무엇보다도 첫째로 지시하기를, 통치자들은 그들의 자손들의 혼에 그것들 중의 무슨 성분이 혼합되어 있는지부터 지켜보는 것에 있어서 훌륭한 수호자가 될 것이며, 또한 무엇보다 이를 예의 주시하도록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그들의 자손이 청동 성분이나 쇠 성분이 혼합된 상태로 태어나면, 어떤 식으로도 결코 동정하지 말고, 그 성향에 적합한 지위를 주어서 장인들이나 농부들 사이로 밀어 넣을 것이로되, 반대로 이들 중에서 누군가가 황금이나 은의 성분이 혼합된 상태로 태어난다면, 그런 사람을 예우하여, 수호의 지위나 보조의 지위로 상승시킬 것입니다. 이는 쇠나 청동의 성분을 지닌 수호자가 나라를 지키게 될 경우에는, 나라가 멸망하리라는 신탁의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P415-6)



플라톤의 이야기를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까? 개인적으로 젊은 세대에게 좋은 마음과 이미지를 심어 주는 교육의 중요성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처럼 폭력적이고 성적인 영상에 노출되는 세대에는 더욱더 그렇다. 지도층의 양육을 위해 어릴 때부터 이들을 교육하는 것에는 반절 정도 동의한다.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도층의 교육에 있어서 혈연보다는 그 재능을 보고 선택하는 것도 동의한다. 다만 플라톤의 교육은 너무나 금욕적이고, 억압적인 것이 있는 것 같다. 무언가를 계속 금지시키면 그것을 더 하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가지게 되고, 그 욕망을 누르면 어딘가 잘못된 방향으로 터져 나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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