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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의 섬 ㅣ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평점 :
스릴러 소설의 팬들에게는 거이 신화적인 존재인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이란 소설을 읽었다. 이 작품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주연으로 [셔터 아일랜드]라는 작품으로 영화화 하기도 한 작품이다. 소설의 원제목 역시 'Shutter Island'이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원작부터 읽는 개인적인 습관으로 인해 아직 이 영화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이 소설은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클럽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현재 밀리언셀러클럽 작품이 145번(가노 료이치의 창백한 잠)까지 나왔으니 시리즈 초창기에 출간한 작품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구입한지도 오래 되었지만 읽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다.
소설은 허리캐인 태풍이 다가오는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연방 보안관 '테디 데니얼스'가 동료 보안관 '처크 아울'과 함께 셔터섬으로 연락선 위에서 시작된다. 셔터섬은 한 때 군사기지였다가 지금은 살인이나 폭력을 저지른 정신병자들을 치료하는 병원으로 쓰이고 있다. 간밤에 그 곳에서 '레이첼 솔란도'여성이 사라졌다.
그들이 섬에 도착하자 부소장과 콜리박사가 그들을 안내한다. A,B,C로 불리는 세 개의 병동은 높은 담과 전기철조망이 둘러쳐 있고, 무장한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특히 C동의 경비는 삼엄했다. 더욱이 예전에 등대로 쓰였던 곳은 사람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그 곳에서 무언가 비밀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레이첼 솔라도'는 B병동 3층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녀가 병동을 탈출하려면 쇠로 된 문을 열고, 층마다 있는 3군데의 감시자를 뚫고, 전기창살을 넘어야 가능했다. 테디는 누군가가 내부 협력자가 있을 것을 알고 섬을 조사하지만 섬의 사람들은 그에게 계속해서 정보를 감춘다. 그리고 그가 사건에 다가가려 하자 갑자기 사라졌던 레이첼이 멀쩡하게 돌아온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런 성과없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테디는 이 섬이 단순한 정신병원이 아닌, 소련과의 냉전시대에 군사적인 목적으로 인체실험을 하고 있는 장소라는 의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가 점점 섬의 정체를 파악하려 하자 의사들은 그를 정신병자로 몰고 간다. 심지어는 3일 동안 함께 사건을 조사햇던 동료 보안관 처크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테디의 환상 속에서 만들어낸 인물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아무도 처크를 아는 사람이 없다. 만약 처크를 구하려 한다면 그는 정신병자로 몰려 이 섬에 감금되야만 하는 상황이다.
영화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소설은 뛰어난 문체와 완벽한 반전을 가지고 있다. 왜 그렇게 '데니스 루헤인'이 스릴러 마니아에게 인기가 있는지를 깨닫게 해 주는 책이었다. 마치 고전SF소설의 거장 필립K, 딕의 소설을 읽는 듯한 묵직하면서도 현실과 환상의 혼돈을 느끼게 하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꼈다. 필립 딕은 미국의 SF의 소설가로서, 그의 작품들이 블레이드 러너나, 토탈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 되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작가이다. 이 필립 딕의 작품 중에 [죽음의 미로(A Maze of Death)]라는 소설이 있다. 14명의 사람들이 델멕이라는 행성을 정찰하기 위해 모여드는데, 나중에 그 곳이 지구라는 암시를 준다. 그러다가 다시 그것이 지구가 아닌 그들의 환상 속의 행성임을 깨닫게 한다. 마지막 반전이 놀라운 소설이었다. (이 소설을 읽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이 정도까지만...)
이 소설에서도 테디는 계속해서 꿈과 현실 속을 헤매인다. 테디의 아내였던 돌로랜스가 화재로 죽임을 당했다. 그는 아직도 아내를 잊지 못하고 있다. 수사를 하는 도중에도 죽은 그의 아내는 환상과 꿈을 통해 그에게 계속해서 나타난다. 그리고 꿈 속에서 그녀는 어느새 자신이 찾고 있는 '레이첼'로 변해있다. 꿈 속에서 레이첼은 테디의 돌로랜스가 되어 주기로 하고, 테디는 레이첼의 남편 짐이 되어 주기로 한다. 레이첼이 정신병으로 죽였다던 세 명의 자녀 역시 꿈 속에서는 자신의 자녀가 된다. 꿈 속에서 그는 레이첼을 도와 세명의 자녀를 죽인다. 과연 그것이 전부 꿈이였을까? 아니면 꿈 속에 진실이 있을가? 프로이드 말처럼 그의 꿈은 무의식을 표현하는 것일까?
필립 딕 이후 이처럼 현실과 꿈을 완벽하게 섞어놓은 작가를 만난 적이 없다. 특히 프로이드적인 무의식을 담고 있는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매우 매력적이다. 단지 결말이 안타까울 뿐이다. 소설의 구성상 이런 결말은 필연적이었겠지만, 소설을 읽은 후에도 테디의 결말이 안타깝다. 그는 영원히 섬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에게 빠져 나오지 못한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