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일인자 1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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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는 콜린메켈로가 쓴 7부작 [마스터오브로마]의 1부에 해당된다.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은 로마공화정 말기로 부터 케이사르의 통치기간을 다루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역사가 곧 스포'라는 말로 짐작건대  마리우스, 술라, 폼페이우스, 카이사르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설의 시작은 기원전 110년부터 시작된다. 로마가 3차례에 걸쳐 카르타고와의 포에니 전쟁 (기원전 264-146)에서 승리한 후 로마공화정 안에서 내부의 갈등이 극대화되는 시점이다. 이런 로마 공화정의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한 사람이 역사상 유명한 '그라쿠스 형제'이다. 소설은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이 보수적인 원로원에 의해서 파멸되고, 로마가 보수적인 지배체제가 더욱 더 곤고해진 시점에서 시작된다.


1권에서의 이야기는 주로 '가이우스 마리우스''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역사상 로마공화정의 독재자이자, 서로 상대방의 정치동료들을 잔혹하게 학살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와 함께 '카이사르'의 할아버지이자, 마리우스의 장인이 되는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로마의 영향력 아래 있는 누미디아 왕국의 '유그라타 왕'이 주 인물로 등장한다.


소설의 시작은 집정관 취임식 축제 날 '카이사르'와 '마리우스', '술라', '유그라타'라는 네 명의 인물의 암담한 현실을 묘사하면서 시작된다. 소설의 첫 시작은 집정관 취임을 바라보는 '카이사르'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카이사르의 가문은 로마의 건국부터 이어진 정통 귀족인 '파트리키' 가문이었다. 그러나 로마 공화정의 특성상 모든 선거는 돈과 연관되어 있었다. 그는 원로원에 속해 있었지만 그의 두 아들에게는 원로원직을 이어받게 할 물질이 없었다. 결국 그에게는 두 아들 중 하나를 부잣집에 입양을 보내거나 두 딸들을 부잣집으로 시집 보내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그때 그의 눈에 '마리우스'라는 인물이 들어온다. 그는 계시처럼 마리우스를 보게 되고, 마리우스와 자신의 딸들을 결혼시킬 방법을 떠올리게 된다.




'마리우스'역시 상황은 암담하다. 그는 로마에서 가까운 이탈리아의 아르피눔 출신이다. 물론 그의 집안의 지역의 대농장을 가지고 있었고, 로마시민권까지 있었지만 평생 이탈리아 촌놈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어야 했다. 그는 천재적인 지위관이었다. 젊은 시절부터 카르타고를 멸망시킨 유명한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 장군 밑에서 복무하며 히스파이나(지금의 스페인) 전투에서 공을 세웠다. 그곳에서 그는 같은 원로원 동료인 '루프스'와 로마의 속국으로 참여한 당시 왕자였던 '유그레타'와 친구가 된다. 그러나 또한 로마귀족 가문이며 원로원의 핵심 인물인 '마텔루스'와의 악연으로 원수가 된다. 마텔루스는 그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그의 비천한 출신을 부각시킴으로서 그의 정계 진출을 막는다. 결국 그는 법무관까지 지냈지만 집정관으로서의 가능성은 거이 포기하게 되었다. 그런 그에게 '카이사르'가 다가와 자신의 딸과 결혼을 하라고 한다. 그는 그의 아들들에게 돈을 주어 원로원으로 진출할 길을 열어주고, 자신은 카이사르 가문과 결혼함으로서 출생의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었다.




'술라'의 상황은 더욱 더 비참하다. 그 역시 '카이사르'와 같이 로마의 정통 귀족인 '파트리키' 출신이지만, 술주정뱅이 아버지로 인해 아무런 재산도 물려 받지 못한다. 그로 인해 지금은 자신의 의붓어머니인 클리툼나와 애인인 니코폴리스와 문란한 성생활을 하며 자포자기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언젠가 자기의 고귀한 혈통을 회복하고 뛰어난 인물이 될 것이라는 야망에 사로잡혀 있다.


마지막으로 '유그르타 왕' 역시 코너에 몰려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는 조카와 왕권경쟁을 하고 있기에 로마의 사절단으로 와 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돈을 쏟아 부어도 그의 로비는 계속해서 좌절이 된다. 결국 그는 세월만 보내며 로마에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1권의 내용은 로마 공화정이라는 보수적 체제로 인해 암담한 상황에 빠져 있는 네 사람이 각자의 방법으로 자신의 처지를 바꾸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카이사르와 마리우스는 서로 정략결혼을 통해서 이 상황을 빠져나가려 한다. 술라는 자신의 의붓어머니와 애인을 암살하고, 그들의 재산을 가로채면서 상황을 타계해 나간다. 유그르타 역시 자신의 정적을 암살하고 누미디아로 돌아가 나름대로 힘을 키우며 로마와 맞써 싸울 준비를 한다. 결국 소설의 후반부에 이르러 누미디아의 유그라타와 로마가 전쟁을 벌이게 되고, 마리우스는 자신의 원수인 마텔루스의 부관으로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소설은 로마의 역사와 공화정이라는 거대한 줄기를 묘사하면서도, 마리우스와 술라라는 인물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특히 술라와 술라와 결혼하게 되는 카이사르의 딸 율릴라에 대한 묘사는 섬뜩하리만큼 어둡게 묘사된다. 이 묘사들이 후에 어떤 복선으로 펼쳐질지를 기대하게 된다.


"아아! 저기 주목해야 할 자가 있구나. 젊지만 완연한 성인의 모습을 갖춘 그자는 기사 대열 가장 자리에 서 있었지만, 토가 아래 튜닉의 오른쪽 어깨에 기사계급을 상징하는 좁은 띠조차 없었다. 젊은이는 자리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이내 포룸 로마눔을 향해 카리톨리누스 언덕길을 내려갔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마리우스는 젊은이의 비범한 연회색 눈동자가 반짝 빛나더니 이내 불꽃처럼 타오르며 시뻘건 피투성이 광경을 탐욕스럽게 빨아들이는 모습을 보았다. 전에 본 적이 없는 자였다. 마리우스는 그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분명 범상한 자가 아니다. 여성미와 남성미를 동시에 갖춘 양성적인 외모, 그리고 아름다운 색체의 조화, 피부는 우유같이 희고 머리칼은 떠오르는 태양빛이었다. 마치 아폴로의 현신인 듯했다. 진정 아폴로가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내려 온 것인가? 아니, 신은 결코 방금 이자리를 떠난 인간과 같은 눈빛을 띠지 않는다. 그의 눈빛은 고통받는 자의 눈빛이었다. 신이 되어서도 고통을 받아야 한다면 신이 될 이유는 무엇이겠는가?(P35-6)" 


"동생 율릴라는 장난꾸러기였다. 유쾌하긴 했지만 분명 다루기 힘들 것이라고 마리우스는 생각했다. 제멋대로에 고집도 아주 세고 자기 방식을 관철시키기 위해 식구들을 어떻게 구워삶아야 하는지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율릴라에게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구석은 따로 있었다. 젊은 청년을 보는 눈이 있는 자는 그만큼 젊은 여성을 보는 눈도 갖추고 있기 마련이다. 율릴라는 어딘가 마리우스의 신경을 거스르는 데가 있었다.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율리라에게는 분명 뭔가 결함이 있다고 마리우스는 확신했다. 언니나 오빠들에 비해 독서량이 적은 듯했지만, 그렇다고 지식 부족이 결합은 아니었다. 율리라의 무지가 남들을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하지는 않았으니까, 자신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잘 알고 미모를 보물처럼 여기긴 했지만, 그렇다고 허영심이 문제도 아니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쳤을 때 마리우스는 내심 어깨를 으쓱하며 율리라의 문제에 관한 상념을 털어버렸다. 어차피 그에게는 언제까지나 관심 밖의 일일 테니까.(P109-10)"


역사적으로는 마리우스가 카이사르의 딸 율리라와 결혼했다는 기록만 있을 뿐, 술라가 카이사르의 딸과 결혼했다는 기록은 없다. 아마 콜린맥컬로는 한 때 마리우스의 전적인 도움으로 군사적인 성공을 이룬 술라가 뒤에 마리우스를 배신하는 과정을 개연성 있게 풀어나가기 위해 둘의 관계를 동서지간으로 설정한 것 같다. 역사적 진실 속에 작가만의 창작이 들어가는 것이 역사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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