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 유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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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렌 코벤의 소설의 영원한 테마는 '사라진 사람'이다. 대부분 주인공의 어린 시절이나 젊은 시절,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이 사라지게 된다. 그로인해 주인공은 과거의 아픔 속에서 살아가 가게 된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사라졌던 사람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의 추적하다가 예전의 사건의 진실을 파해치게 된다. 대표작인 [숲]에서는 오랜 시절 캠핑장 숲에서 사라진 동생을 찾는 과정 속에서, [영원히 사라지다]에서는 옆집 여자를 살해하고 사라진 형을 찾는 과정 속에서 사건의 실체에 다가간다.  


작년에 국내에서 발간한 [6년]이란 작품에서는 이런 경향이 조금의 변화가 있었다. 가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연인이 사라진 것이다.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며 자신을 차지 말라고 한다. 6년 만에 여자를 찾지만 그 여자는 존재하지 않는 여인이었다. [6년]에서는 인터넷, 이메일, 페이스북이 등장하며 변화된 할런코벤의 색깔을 보여 준다.


신작 [미싱유]에서는 주 무대가 완전히 인터넷으로 옮겨 간 느낌이다. 인터넷에서의 만남 사이트에서 사라져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악당들도 점잖은 마피아 보스 정도였다면, [미싱유]에서의 범죄자는 냉혈한 인신매매범이다. 할런 코벤이 잔인해졌다고 해야 하나?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사람을 잔인하게 가두고, 고문하고, 가차없이 살해한다.



주인공 캣 도너반은 친구의 권유로 인터넷 데이트 사이트에 가입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18년 전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사라진 예전의 약혼자인 '제프'가 자신의 사진과 함께 다른 이름으로 소개를 올려 놓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고민을 하지만 술기운에 그만 그에게 오래 전 함께 좋아하던 '미싱유'라는 뮤직 비디오 사이트를 링크 해 메세지를 보낸다. 그런데 제프는 뻔한 작업멘트를 보낼 뿐 옛 추억은 언급하지 않는다. 답답한 캣이 자신이 캣이라고 밝힌다. 그러자 그는 상대는 당황한채 더 이상의 만남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러는 와중에 '브랜던'이란 아이가 캣을 찾아온다. 그녀는 얼마 전 자신의 어머니가 온라인에서 만난 남자와 사라졌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남자가 바로 제프였다. 캣의 사라진 브랜던의 어머니를 추적하던 중, 온라인에서 제프와 만남을 가진 여성들이 계속해서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한다. 원래는 제프를 찾기 위해 시작한 수사가 점점 잔인한 범죄조직의 실체에 다가가게 된다.



예전의 할런코벤의 소설들은 완벽한 플롯과 뛰어난 반전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조금씩 현실성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KGB나 국제범죄조직 등이 등장하며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조금 무리수가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러기에 조금은 섬뜩한 느낌까지 들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데이트를 약속하고, 자신의 신상정보를 알려 주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로 발전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무엇보다는 이번 소설에서의 악당 '타이터스'는 사람들은 납치해 땅 속에 묻어 두고 잔인하게 고문을 한다. 그리고 그를 통해 그들의 인터넷 신상정보를 알아내고, 그들의 돈을 빼돌린다. 그 후에는 잔인하게 살해한다. 책을 읽는 내내 그의 잔인함에 혀를 내두르게 한다. 문제는 이런 범죄자와 범죄가 심심치 않게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소설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의 이야기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할런 코벤의 소설이 예전과는 다르게 섬뜩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6년]으로 기존 스타일의 변화를 준 할런 코벤이 [미싱유]에서는 그 변화를 완성해 가는 느낌이 든다. 예전보다 플롯이 더 정교해 지고, 현실성이 더 해지는 느낌이다. 다만 예전의 낭만적인 분위기나 문체는 점점 사라지고, 본격적인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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