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와 소통하기 - 완벽한 부모는 없다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배영란 옮김 / 나무생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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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친구같은 부모가 되는 것, 아마 현대 부모들이 가장 꿈꾸는 부모상일 것이다.

나 역시 임신한 아내와 함께 주말에 공원을 산책할 때면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거나 함께 야구와 같은 운동을 하는 아빠들을 보게 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저렇게 아이와 스스럼 없이 어울리며 대화하는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 또래의 대부분의 아빠가 그렇듯이 나 역시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랗기에 그런 아빠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뜻깊게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아이와 소통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는 소통하는 부모의 이미지와는 다른 부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아이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와 동등한 입장에서 친구처럼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대화방법이나 양육방법은 오히려 아이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부모가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부모와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할 때 아이는 혼란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저자는 부모의 역할을 등산 가이드에 비유에서 설명한다.

 

여전히 함께 산을 오르고 있는데, 그가 산에 대해 나보다 더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우쳤다면, 그리고 이 사람도 나와 마찬가지로 겁을 먹고 있으며 길을 잃고 헤매는 증이라는 점을 알았다면, 그때 내 기분으 어떨까? 상당히 당혹스럽지 않을까?

반대로 산에 대해 정통한 전문가에게 모든 것을 내맡기고 그의 안내에 따라 산에 오를 수 있다면 보호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며 마음 편히 산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바도 정확히 이와 같다. 자신의 부모가 자신보다 더 강하고 능력 있는 존재라 느끼면서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동반자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부모로서 우리는 자녀의 성장에 있어서 안내자 같은 존재이다. 만일 아이를 나와 동등한 위치에서 대하거나 아이에게 무한 봉사하는 역할만 계속한다면, 삶의 안내자로서 부모의 위치는 무너진다.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에게 안내자가 필요하고, 또 아이들은 응당 그런 아내자를 가질 권리가 있다. (P72)

 

프랑스인인 저자는 이렇게 부모의 양육방법이 왜곡된 것을 프랑스의 아동 정신분석 전문가인 프랑수아즈 돌토(1908-1988)의 사상의 영향으로 본다.

돌토는 '아이도 한 명의 어른이다.'라는 말을 통해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아이와 대화해야 한다고 보았다.

저자는 돌토의 의도는 좋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의도를 오해해서 아이와 친구처럼 대하고 아이에게 무한애정을 쏟음으로서 오히려 아이의 바른 인격적 성장을 방해한다고 본다.

저자는 오히려 아이에게 분명한 한계를 정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아이가 좌절도 경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한계선 안에서 아이가 부모와 대화하며 양육되어야 바른 인격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행동의 한계선을 찾으려는 이유는 그 선이 그어져야 있어야 그 안에서 안심하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해진 한계선은 아이의 정체성 구축에도 도움이 된다. 한계선은 심리적 울타리처럼 아이들을 둘러싸주며, 지표가 되어 아이들의 영역을 설정해 준다.

불안감과 두려움은 대개 그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지 못했을 때 생겨나는데, 아이의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되지 못했을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우리가 야자수나 오아시스 하나 없이 온통 모래 언덕으로만 두러싸인 사막 한가운데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찾지 못했을 때의 느낌과도 비슷한다.(P98-9)

 

부모가 아이의 한계선을 정해주지 못하고 아이의 욕구에 좌지우지되는 원인은 부모가 가지고 있는 죄책감과 완벽주의이다.

죄책감은 부모가 아이에게 더 좋은 것을 해 주지 못했다는 심리이다.

특히 현대처럼 직장인 어머니가 많은 경우 엄마는 하루 종일 밖에 일하다가 와서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인해 아이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 주게 된다.

또한 완벽한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에 아이의 필요를 완벽하게 채워주려고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한계선이 무너지고 아이의 요구에 끌려다니는 부모가 되게 된다.

 

결국 이 책에서 저자는 현대의 친구같은 부모가 되라는 메시지 대신 아이보다 아이의 인생과 삶을 인도해 주는 안내자가 되라고 말한다.

이 말은 강합적인 부모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아이와 대화하지만 아이에게 무엇이 되고, 무엇이 안 되는 것인지를 가르쳐 주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자칫 친구같은 부모가 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부모서의 중심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가 바른 양육관을 통해 바른 중심으로 서 있을 때 아이가 흔들림 없이 자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 양육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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