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권장도서로 인문고전 100선 읽기 2 - 『삼국유사』에서 『꿈의 해석』까지 서울대 권장도서로 인문고전 100선 읽기 2
최효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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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소설들을 읽으면서 현대 소설들의 뛰어난 구성에 감탄을 한다.

대부분 빠른 전개와 뛰어나 묘사력, 그리고 뛰어난 반전까지 갖추고 있는 소설이 대부분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는 문학의 홍수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예전과 다르게 고전을 읽을 때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때로는 지루한 전개와 시간을 끄는 세밀한 묘사나 설명으로 인해 읽기를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때마다 고전에 대한 쉬운 길잡이를 절실히 필요로하게 된다.




[서울대 권장도서로 인문고전 100선 읽기]라는 책은 서울대에서 정한 권장도서를 쉽게 설명한 책들이다.

2권은 시대로 보면 근대에 해당되는 책들을 모아 놓았다.

이 책의 장점이은 서양 고전뿐만 아니라 한국고전들까지 모여 있다는 것이다.

흔히 고전을 이야기 할 때 한국고전을 빼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는 우리나라 고전문학이 두루 포함되어 있다.

[보조법어] [삼국유사] [성학십도] [구운몽] [춘양전] [연암집] [청구야담] 등과 같은 한국 고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보조법어]나 [청구야담]같은 한국인이여도 경우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책들이다.

특히 이번에 [보조법어]에 관련된 부분을 읽으면서 이 책의 익숙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땅으로 해서 넘어진 사람은 땅을 의지해서 일어나라"


얼마전 표절 시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어느 여소설가의 말과 비슷하다.

이 말이 [보조법어]에 있는 글인지는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가웠던 것은 오래 전 부터 내가 즐겨 읽었던 고전들을 소개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치 외국여행 도중에 한국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

젊은 날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프로이드의 [꿈의 분석]이나 어렵게 끝까지 읽은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만났을 땐 뿌듯하기까지 했다.

특히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톨스토이와 도스트옙스키의 작품을 만났을 때가 가장 반가웠다.

이 책에는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리나]와 도스트옙스키의 [까라마조프가네 형제들]이 소개되어 있다.

단순히 소설의 줄거리만 소개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소설이 쓰여지게 된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상황, 그리고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담고 있는 사회상 등을 이야기 해 주고 있다.


안나 카레니나의 무대가 된 19세기 후반 페테르부르크는 두 부류의 인간들로 나뉘어 있었다. 톨스토이의 묘사에 의하면 하나는 "아비하고 우둔하며 특히 우스꽝스러운 인간들"이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역설적인 묘사를 하지만 이들이야말로 톨스토이가 지향하는 진실한 인간, 즉 '도덕군자'형 인간이다. 소설 속 레빈 같은 인물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른 부류는 톨스토이가 "진짜 인간"이라고 역설적으로 표현한 '정욕에 몸을 내맡긴' 사내들이다. 즉 '바람둥이'형으로. 브론스키와 스치바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의 세계에서 도덕 운운하는 것은 꼴사납고 촌스러운 일이다. '진짜남자'는 자질구레한 도덕 따위는 무시하고 용감하게 연애 사업에 정진해야 한다. (P430)

- 본문 중에서-

 

 

 



명작인 줄 알면서도 기회가 되지 않아 못 읽은 책을 만났을 땐 아쉬움과 함께 꼭 읽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찰스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이나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글자],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등은 많은 사람들이 읽는 명작임에도 개인적으로 아직 읽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조금 더 일찍 이런 책을 만났다면 고전을 읽을 때 큰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고전을 더 쉽게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염려스러운 것은 청소년들이 단지 입시 준비를 위해 이 책을 읽고나서 마치 고전을 다 읽은냥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만을 채우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갈수록 고전의 깊이는 알지 못하고 얕은 지식만을 자랑하는 지적 허세만이 넘쳐나는 풍토로 인해 더욱 더 염려가 든다.

이 책이 얕은 지식을 얻기 위한 책이 아닌, 깊이 있는 고전 읽기의 도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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