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 삼국지 리더십 1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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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중국역사상의 인물이나 삼국지의 인물을 소재로 한 경영이나 처세에 책들이 많이 등장한다.

특이한 현상은 예전에는 대표적인 폭군으로 여겨졌던 조조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반면 유비와 같은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 현대의 세태가 덕이나 의리를 중요시하기 보다는 결단과 생존, 승부를 중요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말 조조와 같은 경영 방법과 처세의 방법이 가장 뛰어난 방법일까?

그리고 유비와 같은 방법은 고리타분하고 어리석은 방법일까?

물론 정답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유비의 덕과 의리가 단순한 명분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중요할 때마다 덕이나 의리에 묶여서 과감하지 못했던 것 같은 유비의 선택이 사실은 먼 미래를 내다 본 과감한 선택이었음을 이 책을 읽다보면 깨닫는다.



우선 이 책은 유비의 어린시절부터 시작해서 오나라의 육손에게 패해 63세에 백제성에서 최후를 맞이할 때까지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유비의 생애에서의 사람 사귐과 전쟁, 통치 등에서 그의 뛰어난 지헤를 발견하고...

다시 이것을 현대의 경영과 사람사귐에 적용하고 있다.


이 책의 초반부는 유비의 실패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비가 처음으로 안정된 기반을 잡은 것은 48세에 적벽대전에서 조조를 격파하고 형주를 얻었을 때이다.

그리고 54세가 되어서야 성도를 함락하고 촉한의 주인이 되었다.

그의 가장 화려한 승리인 한중전투에서의 승리가 59세이고, 황제로 즉위한 것이 61세이다.

즉 유비는 거이 50세가 되기 전까지 변변한 성 하나를 가지지 못한 채 이리 저리 쫓겨다니며 자신보다 강한 상대에게 신세를 졌고, 그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시기를 받아 몇 번의 암살 시도를 당했다.


유비의 가장 뼈 아픈 실패는 힘들게 서주를 얻고 여포에게 빼앗긴 것이다.

서주목 도겸은 조조와 원술에게 공격을 당하며 병사할 때 유비에게 서주를 맡긴다.

유비는 몇 번을 사양한 후 힘들게 서주목이 된다.

그 때 조조에게 패한 여포가 유비에게 귀순을 한다.

주변 사람들은 다 여포를 받아 들이는 것을 받대했지만 유비의 사람을 품는다는 마음으로 여포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유비가 원술과 전쟁을 할 때 여포는 원술과 밀약을 맺고 유비를 뒤에서 공격하여 서주를 빼앗는다.

그리고 그 유비는 그 여포 밑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얼마나 굴욕적인 패배인가?


유비의 생애에서는 이런 몇 번의 굴욕적인 패배와 항복이 있었다.

그 중에서는 조조나 유표와 같이 유비를 인정해 준 사람도 있었다.

그냥 그 밑에서 만족하며 유명한 영웅들의 부하로 생애를 마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유비는 그런 것에 만족하지 못했다.

고난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았다.

이것이 유비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젊은 시절 큰 꿈을 가지고 살다가도 직장에 취직하고, 세상의 쓴 맛을 본 뒤에 '다들 그렇게 사는 거지 뭐...'라면서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고 산다.


저자는 이것을 망아지의 고사를 통해 설명한다.

망아지가 강을 건너게 되었다.

망아지가 어디가 얕은 지를 다람쥐에게 물었다.

다람쥐는 그 강을 건너면 빠져 죽는다고 말했다.

과연 망아지는 다람쥐의 말을 듣고 강을 건저지 말아야 할까?

저자는 인생은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다람쥐가 강을 건너지 않고 숲에 사는 것은 다람쥐 인생이다.

그러나 망아지가 다람쥐의 말을 등고 강을 건너지 않는다면?

저자는 다람쥐의 인생이 있고, 망아지의 인생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유비가 이런 실패에서 벗어난 비결에 대해 이야기 한다.

유비에게는 여러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의 인품을 알아 본 사람들이 유비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서주를 물려 준 도겸...

형주를 물려 주려 했던 유표...

또 쉽게 서촉을 차지할 수 있었던 기회들...


그러나 유비는 그 때마다 의리와 신의 등을 내세우며 이것들을 포기한다.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그것을 잡는 조조와는 반대되는 성격이다.

나 역시 삼국지를 읽을 때마다 유비의 이런 태도로 인해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이것이 장기적으로 내다 본 유비의 책략이었음을 이야기한다.

그 당시 유비가 바로 서주나 형주를 받고, 서촉을 차지했다면 그는 백성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 왕은 되어도 백성들의 지지가 없는 왕이 되었고...

유비의 왕권은 얼마가지 못했을 것이다.

유비는 그것을 알고 백성들이 자신을 지지할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현대인들은 단기적인 이익에 급하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내다보지를 못한다.

저자는 이런 현대인들의 조급함을 유비를 통해 깨닫게 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유비가 어떻게 사람을 품었는지를 이야기 한다.

유비가 비약적인 성공을 거둔 시기는 제갈공명을 받아들이고 부터이다.

물론 제갈공명은 뛰어난 인재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제갈공명을 받아들여 그에게 병권을 쥐어주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이었는가라는 질문을 한다.

지도자가 사람을 선택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그 택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것도 힘든 일이다.

나 역시 일을 하다보면 밑에 사람들에게 일을 맡기지 못하고 하나 하나 관섭하는 상사들을 보게 된다.

그러면 밑에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재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상사의 눈치만 보게 된다.

더군다나 상사가 그 방면에서 뛰어난 판단력이 없을 때에는...

결국 모두가 공멸하게 된다.


저자는 유비가 뛰어난 전략가이나 통치자가 아님을 이야기한다.

유비의 생애에서 뛰어난 승리는 그가 이룬 것이 아니라 그가 일을 맡긴 부하들이 이룬 것이다.

오히려 말년에 가장 큰 자원과 병력을 가지고 손수 이끈 오나라와의 전투에서는 참담한 패배를 맛보았다.

반면 유비가 제갈공명이나 다른 장수들에게 전권을 주었을 때 그들은 눈부신 승리를 가져왔고,

그 모든 영광은 유비가 받았다.

결국 유비의 성공은 좋은 인재를 품고, 그 인재에게 일을 맡겼을 때 이루어 낸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자신이 싸우기 보다 자신의 부하에게 싸움을 맡기는 것...


결국 현대의 성공한 기업이나 단체들은 이 부분을 잘 해 낸 케이스이다.

사장이나 오너가 자기 손으로 주물럭 거리는 기업이나 단체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

인재들을 발국하고, 그 인재들에게 과감히 일을 맡길 때 기업이 성장한다.




자오위핑의 강의는 영상을 통해 몇 번 접한 적이 있짐나 책으로는 처음이다.

작년에 제갈량에 대한 책을 구입했지만 아직 읽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강의의 탁월함을 계속해서 느꼈다.

중국 역사와 고전에 대한 해박함...

그리고 그런 해박함을 뛰어 넘어 현대 경영이론과 상황에 맞는 적용...

현대인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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