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시간 - 인문학자 한귀은이 들여다본 성장하는 여자들의 이야기와 그림
한귀은 지음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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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텔레비젼에 '이것이 인생이다!'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었다.

주로 기구한? 인생을 산 여성들의 삶을 드라마식으로 재연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처음 그 프로그램을 보았을 때...

왜 저렇게 살았을까?

다른 방식도 있었을텐데...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점차 프로그램을 보면서 제목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이것이 인생이다.

물론 더 좋은 삶도 있었을 것이고...

후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인생인 것이다.

인생은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고, 그러기에 그것은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런 비슷한 생각을 했다. 

 

 

 

 

이 책에는 20대에서 60대까지 7명의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처럼 서술한다.

때로는 나이 든 화자가 젊은 날의 회상하는 이야기도 있다.

이야기에는 소설같은 세련된 표현 법도 없고....

인생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기교도 없다.

그냥 그 여성이 살았고, 지금 살고 있는 삶은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다.

때로는 후회가 섞인 어조로 이야기를 하고...

때로는 관조적인 색체로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내용은 자신이 살았고, 살고 있는 여자로의 삶을 그대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이야기가 더 가치가 있다.

 

저자는 이런 그녀들의 이야기를 명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조명한다.

어떤 때는 따스한 동질감으로...

어떤 때는 그 아픔에 대한 연민으로...

어떤 때는 언니와 같은 조언으로...

 

예를 들어 맨 처음 등장하는 명은이라는 여성이 있다.

그녀는 지방대의 교육대학교를 나와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신분상승을 위해 임용고시를 보고 교사가 되기를 원했으나..

교사이면서도 교사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기간제 교사에 머물러 있다.

이것은 결혼 시장에서 그녀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결국 그녀는 자신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백화점에 물건을 훔치면서 그녀 안의 욕구를 잠시 만족시키며 산다.

 

이런 그녀의 삶을 쉽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이다!

자신의 가치에 더 집중하라!

사람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이런 교과서적인 가르침이 무슨 도움이 될까?

모두들 정답을 몰라서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답을 향해 가는 과정을 괴로워서 힘들어 하는 것 아닐까?

저자는 그림을 통해 그 힘든 과정을 같이 아파한다.

그리고 언니같은 마음으로 그녀에게 따스한 충고를 건넨다.

저자가 명은이의 이야기에 삽입한 그림이다.

 

 

저자는 그림과 함께 명은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중독은 인간관계의 결핍에서 발생한 애착장애이다.

중돈의 진정한 처방은 단 한 가지, 사랑이다.

명은의 가장 큰 문제는 도둑질을 한다는 것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는 것에 있었다.

사랑을 받기 위해서 가장 선취도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마치 남자로서...

어머니의 삶을...

아내의 삶을...

딸의 삶을...

이야기로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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