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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ㅣ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관심을 가지게 괸 것은 리틀리 스콧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이라는 이유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에서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는 리틀리 스콧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에얼리언과 프로메테우스라는 영화이다.
다만... 프로메테우스 같은 경우는 영상미와 긴장감은 최고였는데.. 스토리가 무언가 어색했다.
만약 이 감독이 제대로 된 스토리를 가지고 영화화 한다면...
바로 차이들 44가 이 부분을 채워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왜 리틀리 스콧이 이 작품을 영화화 했는지를 공감하면서 읽었다.
작품 전체 분위기가 어둡고 암울하면서도 긴장감을 계속 유지한다.
그리고 작품 후반부에서 부터 드러나는 완벽한 사건의 결말들...
전 작품의 엉성한 결론을 채워줄 수 있는 작품의 원작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의 배경은 1950년대 스탈린이 통치하던 끔직한 소련사회이다.
그러나 소설의 시작은 1930년대 우크라이나 대기근 상황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홀어머니와 동생 알렉산더를 데리고 힘든 기근을 해쳐나가던 파벨은 우연히 집 잃은 고양이를 발견하게 된다.
당시는 고양이는 물론 쥐까지 모조리 잡아 먹던 기근시기였다.
파벨은 동생 알렉산더와 눈 속을 헤치며 고양이를 잡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성공의 기쁨을 누리는 순간 파벨은 누군가에 의해 납치된다.
그리고 소설은 아무런 설명없이 1950년대의 끔직한 소련의 스탈린 통치 시대로 이동한다.
주인공은 전쟁영웅이자 MGB(KGB의 전신) 핵심간부인 레오이다.
그는 국가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반체제 인사를 잡아들이는 일을 한다.
그러나 그는 차츰 국가가 절대적으로 옳다는 것에 차츰 의심을 가지게 된다.
그가 잡아 들이는 사람 중에는 죄가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때 쯤 부하의 아들 하나가 철길에서 입에 흙이 든 채로 살해된다.
완벽한 소련 사회에서 살인사건을 인정할 수 없기에...
단순히 사고로 처리한다.
그때부터 그는 흔들리기 시작하고, 아내를 고발하는 것을 포기한 대가로 변두리의 민병대로 좌천된다.
그런데 그 곳에서 부하의 아들의 시체와 똑같은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소련 사회에서 연쇄살인범은 존재할 수 없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국가체제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럼에도 레오는 아내 라이사와 함께 그 사건을 조사하고...
소련 철도를 따라서 44개의 동일한 사건을 발견하게 된다.
레오의 적인 바실리와 MGB는 그런 레오를 체포하고 아내 라이사와 함께 시베리아 수용소로 보낸다.
그럼에도 사건을 해결해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레오는 아내와 함께 탈출해 연쇄살인범을 정체를 밝혀낸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가 흥행할 수 있으려면.....
사건의 범인이 정체가 마지막까지 드러나지 않아야 최고의 반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소설에서는 거이 중반부분에 범인의 정체가 암시 되어 있음)
이 소설을 읽으면서 1950년대의 스탈린 통치의 소련의 감시사회가 어떠했는가를 느낄 수 있었다.
국가가 절대적으로 옳으며 국가가 하는 일에 조금이라는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물론 의심을 품는 것까지 처벌의 대상이 되던 사회...
일단 감시의 대상이 되면 시베리아 수용소나 처형을 면하기 힘들었던 사회....
내가 살기 위해서는 부모형제, 아내와 남편까지 고발해야 했던 사회....
초반부는 그런 사회 속에서 주인공이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진실을 발견하고, 그것을 지키려는 대가는 끔찍했다.
소설은 이런 사회가 연쇄 살인범을 만들어 내고...
결국 연쇄 살인범 자신도 그런 사회가 만들어 낸 괴물임을 보여준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지금 내가 속한 사회를 생각해 본다.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이다.
소련이나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유와 풍요가 넘치는 사회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도 스스로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고...
자신에 대한 반대뿐만 아니라 의심까지도 용납하지 못하는 편협함이 존재한다.
그것이 사람을 숨이 막히게 하고...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