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은 언뜻보면 추리소설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 날 남편이 출장을 떠난 사이에 아내는 남편이 오래 전에 남긴 편지를 보게 된다.

그 편지에는 '반드시 자신이 죽은 후에 열어 볼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다.

아내는 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편지를 한 곳에 치워 놓는다.

그리고 남편에게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이런 편지를 발견했다고 이야기 한다.

남편도 별 편지 아니니 열어보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다음 날 멀리 출장 가 있던 남편은 예정에 없이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아무 일도 아니란듯이 편지를 어디에 두었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아내가 잠든 후 그 편지를 찾으러 다락방에 올라간다.

폐소공포증으로 인해 자신이 죽고 사는 일이 아닌 이상 절대로 다락방에 올라가지 않겠다고 결심하던 남편이...

그 순간 아내는 남편의 편지를 열어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남편의 과거를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주제나 이야기 전개 방식에서 매우 뛰어난 소설이지만...

가장 뛰어난 것은 완벽한 구성이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흩어진 퍼즐조각을 맞추는 것 같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야 그 소설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

 

소설의 처음은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은 세 부류의 가정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소설 초반에 공통점이라고는 이들의 이야기가 모두 부활주일을 앞 둔 월요일날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월요일날 같은 시간 도전 FAT제로 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는 것 뿐이다.

 

첫 번째 가정은 세실리아의 가정이다.

세실리아는 자상한 남편이자 아빠인 존폴과 세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최고의 가정 살림꾼이며, 딸들의 학교 학부모 모임에도 앞장서서 일하는 완벽한 엄마이자 아내이다.

그녀는 출장 간 남편의 편지를 발견하고, 그 내용을 남편과 통화하고 있다.

그때 세 딸들은 도전 FAT제로를 보고 있었다.

 

두 번째 가정은 테스네 가정이다.

테스는 남편 윌과 아들 리엄과 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단짝으로 지내 온 사촌동생 펠리시티, 남편, 그리고 자신... 이렇게 셋은 자택근무를 하며 같이 일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테스는 윌과 펠라시티가 사랑에 빠졌다는 고백을 둘에게서 듣는다.

위층에서는 아들 리엄이 도전 FAT 제로를 보고 있다.

 

세 번째 가정은 레이첼의 가정이다.

사실 레이첼은 혼자 산다.

그의 유일한 낙은 손자 제이컵을 돌보는 것이다.

그런데 아들 롭과 며느리 로렌이 제이컵을 데리고 2년 동안 미국 뉴욕으로 간다고 한다.

제이컵은 아무 것도 모른 체 도전 FAT제로를 보고 있다.

 

세실리아, 테스, 레이철은 월요일날 저녁 6시 도전 FAT제로가 시작하는 시간 모두 다 삶의 닥쳐오는 절망의 그림자를 경험하게 된다.

물론 이런 완벽한 구성과 복선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우연처럼 보인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 세 사람이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생각이 된다.

 

그런데 화요일날이 되어서 테스는 바람난 남편을 버리고 아들 리엄을 데리고 멜버른에서 시드니로 온다.

그리고 시드니에서 한 수녀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는 세실리아를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리엄을 새로 입학시키려는 학교에는 세실리아의 세 딸이 다니느 학교였고, 그 곳은 레이첼이 선생으로 있는 학교였다.

그리고 이런 모든 이야기의 핵심에는 레이첼의 딸이 자니가 어린 나이로 누군가에게 살해 되었다는 과거의 아픈 사건이 있다.

 

이 때부터 이야기는 과연 레이첼의 딸 자니의 죽음으로 인한 가정들의 아픔에 초점을 맞춘다.

아주 오래 전에 벌어진 그 사건은 부활절을 앞 둔 한 주 동안 세 가정에 영향을 미치고...

소설의 마지막에 와서는 완벽하게 퍼즐이 조합되듯이 잉과응보?의 결과를 가져 오게 된다.

 

 

소설은 사랑하는 부부 사이에도 서로 비밀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비밀을 오픈하는 것은 위험한 일인 동시에...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가 되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누구를 미워할 수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실수나, 내 삶에 닥쳐 온 불행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우연들 때문이니까...

저자는 레이첼의 딸 자니의 사건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사건으로 보기보다는........

우연의 사건으로 본다.

그리고 우리 인생은 그 우연을 통제할 수 없다.

단지 그 우연을 받아들이고...

서로를 사랑하고 용서하면서 사는 것이다.

그 사람이 그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과 우연이 맞아 떨어졌기에 발생한 일이기 때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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