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힘 - 만족 없는 삶에 던지는 21가지 질문
김형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띠지에는 '한국의 마이클 샌델 김형철 교수'라고 적혀져 있다.

처음 책을 받아 보았을 때 마이클 샌덜 교수의 정교한 논리를 기대하기도 하고...

다시금 복잡하고 현란한 논리를 읽을 것에 대해 조금 두려움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선전문구와는 달리 서양의 논리적인 측면만이 강조된 책이 아니다.

 

보통 동서양 철학은 논리적인 흐름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서양철학은 모든 것에 논리적인 흐름이 있고, 논리적인 결론이 있다.

18세기 합리주의 이후부터는 더욱 더 이성과 논리를 중요시한다.

사실 합리주의라는 것이 수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

계산적인 논리에 맞아 떨어지는 것만을 진리로 인정한다.

 

반면 동양철학은 논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논리보다는 깨달음을 강조하다.

노자의 도덕경 첫머리에는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라는 말이 있다.

도를 일단 도라는 글자로 정의를 하면 그것은 더 이상 원래의 도가 아니라는 말이다.(나름대로의 해석..ㅠㅠ)

어떠한 진리를 일단 언어의 틀에 가두어 두면 그것은 그 틀에 갇혀 더 이상 원래의 진리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일 것이다.(이것도 나름대로의 해석..ㅠㅠ)

그런 의미에서 동양철학은 모든 것을 논리로 결론 내리기 보다는 깨달음을 중요시한다.

 

이 책을 읽다보니 이런 동서양의 철학이 한 책에 어울려져 있는 느낌을 받았다.

어떠한 주제에 대해서 어떤 때는 매우 논리적으로 접근을 하다가도...

또 어떤 때는 삶에 대해서 추상적인 깨달음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21가지 주제 역시...

어떤 것은 매우 논리적인 접근이 필요한 주제들이 있다.

예를 들어 '정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열 명을 살리기 위해 한 명을 죽일 것인가?' 등이다.

반면 매우 추상적인 주제들도 있다.

'인생은 왜 짧은가?' '죽음은 두려운 대상인가?'등이 그렇다.

이런 주제들을 때로는 논리적으로 때로는 추상적으로 균형을 이루며 접근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저자 역시 모든 것을 수로 계산하고, 논리로 맞추기 보다는 깨달음과 성찰, 삶의 여유를 강조한다.

 

 

이 책의 초반은 매우 쉬운 주제와 공감이 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초반부를 읽을 때는 철학교수가 쓴 책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만큼 쉬운 이야기다.

주로 삶에 대한 질문들을 우리가 잘 아는 이솝우화나 고전 등에 나와 있는 이야기로 풀어간다.

처음 읽을 때는 조금 실망하기도 했다.

또 뻔한 이야기인가?

그런데 조금씩 주제가 깊어지고, 내용도 깊어진다.

(접근 방법이 매우 좋은 것 같다.)

중간부분에서는 마이클 샌덜 교수의 책에 나왔던 정의에 대한 주제들을 언급한다.

그러나 마이클 샌덜의 책보다는 훨씬 접근 방법이 쉽고.....

이론들에 대한 설명도 매우 심플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접근 한다.

 

 

 

 

예를 들어 피자를 나누는 가장 정의로운 방법이란 주제에서는 롤스의 정의론의 개념들을 설명하는데...

롤스의 두 원칙인 평등의 원칙과 차등의 원칙, 그리고 무지의 장막(또는 무지의 베일이라고도 부름)의 개념을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사실 롤즈의 '사회정의론'의 구입하고 10년째 읽기를 시도하다가 포기하기를 반복하고 있을만큼 내게는 어렵고 무거운 책이다..ㅠㅠ)

 

 

아마 저자가 일반인들이 철학을 매우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려를 한 것 같다.

또한 철학적인 주제가 이론이나 개념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생활에 필요한 부분들을 다루고 있다.

자살의 문제라든지, 감시의 문제, 분배의 문제등이 언급되고 있다.

철학을 모르는 일반이나 청소년들도 읽기가 쉬울 것 같다.

다만 어떤 주제에 대해서 조금 깊게 들어가고 싶은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각주 등을 통해 조금 더 깊게 설명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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