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할런 코벤 지음, 이선혜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보통 홍보가 요란한 영화는 잘 보지 않는다.

대형제작사나 유명 감독, 화려한 출연진의 배우들의 영화는 개봉전부터 온갖 매체를 통해 홍보를 한다.

요즘에는 출연 배우들이 개봉하기도 전에 각종 오락프로그램에 나와서 영화를 홍보한다.

주로 토요일 아침이면 방영하는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도 왠만한 스포는 미리 다 공개된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면...

실망이다.

너무 기대가 커서 그런가 보다.

만약 그런 홍보없이 보았다면 괜찮을 영화들도 그 화려한 홍보로 인해 실망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안타깝게도 이 소설이 그랬다.

세계 최초로 세계 3대 장르문학상을 석권한..

스릴러의 제왕 할런 코벤의 최신작!!

에드거상, 셰이머스상, 앤서니상...

하나도 타기 힘든 이런 상들을 세 개다 모두 석권하다니...!!

(가만히 생각해 보니 에드거상만 빼고는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인데...

이 세 개의 상이 세계 3대 장르문학상이라고 누가 정했지?? 갑자기 이런 생각이...)

각종 인터넷 서점에서 전면에서 홍보를 하고 있는 이책...

그래서 망설임없이 구입했다.

결과는?

 

 

일단 재미있게 읽었다는 이야기부터 하고 싶다.

한나절만에 쉬지도 않고 읽었으니...

손을 땔 수 없게 하는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앞에 이야기처럼 홍보가 너무 거창해서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아니면 요사이 장르소설들의 구성이 너무 뛰어나서 비교가 된 것일까?

 

 

 

이 소설은 제이크 피셔라는 랜포드대학의 정치학교수가 헤어진 여자친구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제이크는 2미터의 키에 잘생긴 노총각? 교수이다.

많은 여학생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항상 철저히 선을 지킨다.

6년 전 헤어진 나탈리라는 여자친구를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6년전 여름에 만났다가 갑자기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그는 그녀의 결혼식에도 참석했었고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는 말에 약속까지 했었다.

6년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 뜬 그녀와 결혼했었던 남자의 부고를 듣는다.

그리고 먼 시골까지 가서 장례식에 참여한다.

그런데 미망인은 그가 만나고 싶어했던 나탈리가 아니었다.

전혀 모르는 여자였다.

처음에는 사람을 혼동했는가 생각한다.

그러나 죽은 사람은 분명 나탈리와 결혼했던 남자였다.

여기서부터 추리가 시작된다.

나탈리와 관계된 모든 것이 사라져 있었다.

아무도 그녀를 몰랐고, 그녀와의 추억의 장소는 마치 그가 꿈을 꾼 것처럼 현실세계가 아니었다.

그녀는 단지 그의 환상 속에 존재하는 여자였나?

그녀를 찾으려하면 할 수록 주변에서는 계속 그녀를 찾지 말라고 경고한다.

심지어 그녀까지 메일을 보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진실....

 

무언가 거대하고 은밀한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는 초반부이지만...

중반이후부터는...

글쎄...

반전의 반전을 계속하고, 사건의 사건이 꼬리를 물고....

그런데 무언가 자꾸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왜 일까?

그냥 추리소설이라면 충분히 점수를 주고 싶은데... 세계 3대 장르문학상을 석권한 작가의 작품이라면...??

역시 기대감이 큰 것일까?

 

 

우선 추리소설답지 않게 화려한 문체가 돋보인다.

한 여자를 그리워하는 남자의 애절한 마음을 시적이 문체로 적고 있다.

중간 중간 미국식 유머어의 대화도 재미있다.

그런데 그렇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

6년 전 잠시 몇 개월 만난 여자를 계속 그리워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찾아 나선다.

계속 찾으면 그 여자가 위험할 것을 인지하고도 포기하지 않는다.

글쎄...내가 너무 냉랭한 인간인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

 

이 책에 추리의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프래시 스타트'라는 단체도...

무언가 거대하고, 세계 정보망을 갖춘 첩보 기관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소설 결말에서 깨닫는 것은 대학생 두 명이 만든 봉사단체?정도의 수준이다.

이런 단체가 어떻게 세계첩보조직같은 일을 했을까?

어떻게 주변 사람들을 다 매수하고, 공공기관의 정보들을 조작하고, 사람을 사라지게 했을까?

 

여주인공인 나탈리도 첩보원같은 느낌을 준다.

마직막 부분에서는 노련한 조직폭력배 세 명을 해치우기도 한다.

그런데 그냥 폭력배에 쫓기는 평범한 여자였다.

도대체 총쏘는 법은 어디서 배웠을까?

 

그리고 마피아...

물론 미국 마피아가 대단한 것은 안다.

그런데 드러난 실체치고는 조금 어이가 없다.

 

 

기대감없이 읽었다면 분명 재미있는 소설이었을 것이다.

아니면 할런 코벤의 감각이 예전보다 더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이 작가의 소설 한 편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이 작가의 대표작이라는 [영원히 사라지다]라는 작품을 읽어봐야 겠다.

기대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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