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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1 ㅣ 밀리언셀러 클럽 51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스티븐 킹이 스스로 자신에게 소설가로 영감을 준 사람을 '리처드 맨드슨'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앞 장에도 '리처드 맨드슨'과
'조지 로메로'(새벽의 저주라는 영화를 만든 감독)에게 바친다고 기록하고 있다. 리처드 맨드슨은 '나는 전설이다'라는 책에서 마지막 남은 인류의
삶을 기록한다. 핵 전쟁 이후 바이러스가 출몰하고 사람들은 흡혈귀가 된다. 그리고 그 바이러스 변종으로 인해 새로운 인류가 탄생하고 마지막 남은
주인공의 전설로 남게 된다.
이 책은 조금 더 세련되어지고 현대문명의 이기인 헨드폰과 컴퓨터가 도구로 등장하지만 기본적인 구성은 리처드 맨드슨의 '나는 전설이다'라는
책과 비슷한다.
주인공인 클레이는 아내와 별거하고 있는 중년 남성이며 지금 막 성공을 앞두고 있는 만화가이다. 아내 섀련과는 몇 달 전 부터 별거에
들어갔고, 둘 사이에는 그가 끔찍히 사랑하는 아들 조니가 있다. 둘은 아마 금전적인 문제로 갈등을 겪은 것 같다.(소설에는 이 부분이 자세히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주인공은 오늘(소설이 시작되는 날) 자신의 만화가를 최초로 출판사에 높은 가격에 팔았다. 그리고 그것을 자랑하기 위해
아내와 전화하기 자신의 보스톤 숙소로 들어가고 있는 길이었다.
소설은 그가 보스톤 길거리에서 전화를 받던 사람들이 순시간에 미쳐 버리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시작된다. 다른 스티븐 킹의 소설과는 달이 이
소설의 초반부분은 매우 빠른 진행으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헨드폰으로 통화를 하던 사람들은 갑자기 미치기 시작하고 타인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곳곳에서 차량이 돌진하고, 건물이 불타고, 폭발과 화재가 일어난다. 이런 난리 속에서 그는 우연히 톰이라는 중년 남성을 만나 위기를 극복하며
보스톤에 있는 그의 원래 숙소에 돌아온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엘리스라는 여자 아이를 만나 함께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찾기 위해 헨드론에 감염된
사람들을 피하면서 북쪽으로 여행한다.
이야기는 그들이 게이튼이란 작은 마을에서 시골 학교 교장인 아데이 교장과 그의 어린 제자 조든을 만나면서 급진전된다. 그들의 학교
운동장에는 밤마다 폰 피플로 불리는 헨드폰에 감염된 무리들 천 명 정도가 잠을 자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저녁에 잠을 잘 때는 완전한 무의식
상태였다. 아데이 교장은 폰 피플 잠들어 있을 때 이들을 몰살시키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들은 우연곡절 속에서 이 일을 시행한다.
그때부터 그들은 감염된 무리들의 보복에 시달린다. 그들은 꿈에서 나타나 그들을 위협하고, 텔레파시로 그들을 조정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그들의 의식을 주장해서 말과 행동을 제어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그들을 포함한 생존자를 켄트 폰트라는 곳을 몰고 간다. 그곳에서 그들은 깜짝 놀랄
계획을 꾸미고 있었다.
케이튼의 무리는 중간에 이데아 교장과 엘리스가 죽지만 결국에는 켄트 폰트에 도착해 그곳에서 폰 피플 무리들을 몰살시킨다. 그리고 케이튼은
혼자 남아 다시금 아들을 찾아 헤멘다. 그리고 결국에는 감염된 아들을 찾는다. 이야기의 끝은 그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그 아들에게 다시금
헨드폰을 들려주면서 끝난다.
어찌보면 허황된 설정같지만 이 소설은 나름대로 치밀한 이론적 체계를 가지고 있다. 우선은 인간의 뇌를 컴퓨터 하드와 같다고 본다. 그리고
인간의 초기 설정에는 프로이드의 이드나 융의 집단 무의식과 같은 욕망만이 남아 있다고 본다. 누군가가가 테러를 통해 헨드폰에 인간의 뇌의 모든
기억을 지우는 주파를 보냈고(소설에서는 이것을 펄스라고 부름), 인간의 뇌는 초기 설정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프로이드의 근본적인 욕망이
이드에 의해서 움직인다. 실제로 프로이드는 이드를 성적 욕구로 해석했는데 여기서는 이드를 살인욕구로 해석한다. 그와 함께 그들의 뇌는 다시금
진화하기 시작한다. 융의 집단 무의식에 의해 그들은 서로 교류해 가며 하나의 집단으로 행동하게 된다.
여기에 웜 바이러스같은 것이 등장한다. 펄스에 의해 초기 상태가 된 뇌 상태에 웜 바이러스가 등장해서 변종을 만들어낸다. 이 구조는 마치
'나는 전설이다'에서 병균 바이러스가 변종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은 설정이다. 특히 나중에 감염된 사람들은 더 이 웜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되어
폰 피플도 아닌 일반 사람도 아닌 존재가 된다. 주인공 케이튼의 아들 조니가 이 상태이다.
이 소설은 스티븐 킹의 특유의 섬세한 묘사와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인상적이다. 영화화를 염두해 두고 섰듯이 스케일과 속도감이
일품이다.(개인적인 생각에는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만드는 것이 더 흥행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특히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종말의 상황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케이튼과 톰, 엘리스, 그리고 나중에 합류하게 되는 조든의
모습이 인간애를 보여 준다. 또한 아들 조니를 애타게 찾는 케이튼의 모습이 부성애를 보여 주고 있다. 중간에 조금 지루한 부분이 있지만 초반과
후반의 속도감 있는 전개가 몰입감을 더 하게 하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