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 밥
토드 홉킨스 외 지음, 신윤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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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 전 서울에 올라와서 지하철이라는 것을 타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지하철을 탄 적이 있지만 출퇴근 시간에 본격적으로 지하철을 타기 시작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계단을 무조건 뛰기 시작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도 저절로 함께 뛰게 되었다. 의자에 앉거나, 손잡이를 잡고 무표정하게 허공을 향해있는 시선을 보면서 이 도시가 얼마나 메마른 곳인지를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그당시 주변 사람들이 모두 검투사처럼 느껴졌다.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절박감이 얼굴에 배어 있었다. 십년이 지난 지금 혹시나 내 얼굴에 그런 표정이 나타나있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삶이란 것이 나를 몰아 뭍인다. 생각할 수도 없고, 숨을 쉴수도 없이 나를 몰아붙인다. 그래서 나도 아무 생각없이 주변사람들과 함께 무조건 뛰게 된다. 그러는 사이에 내 얼굴과 표정이 점점 검투사처럼 변해가지 않는지 고민이 된다.

 

우연히 이런 내 삶의 초조함과 고민을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자 한 분이 이 책을 권해 주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은 느낌은 마치 검투사가 싸움터에서 검을 내려 놓고 사는 법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어떻게 하면 마음을 지키고, 내 주변의 가족들에게 따스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주인공이 로저는 성공한 젊은 사업가이며, 아름다운 아내와 두 딸과 살고 있었다.겉으로 보기에 그에게는 부족한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매일같이 밀려드는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밤늦게까지 잠들지 못하고 회사에 있었다. 그로 인해 아내와 자녀들의 불만을 커져가고, 자신도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로비에서 우연히 건물 청소부인 밥 아저씨를 만난다. 그리고 밥 아저씨는 그에게 삶을 풍성하고 여유있게 사는 지침을 가르쳐 준다. 이 교훈은 밥 아저씨가 이미 고인이된 자신의 아내 엘리스와 함께 공유했던 것이다. 밥은 노년에 청소부의 일을 하면서 이 지침을 사람들에게 알려 주는 것을 소명으로 알고 살아가고 있었다. 밥이 로저에게 가르쳐 준 지침은 크게 여섯 가지이다.

 

"지쳤을 때는 충전을 해라!"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다!"

 

"투덜대지 말고 기도하라!"

 

"배운 것을 전달하라!"

 

"삶의 지혜를 후대에게 물려주라!"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

 

밥은 이 지침들을 자신의 삶의 경험과 함께 로저에게 이야기를 해 준다. 그리고 로저는 이것들을 하나씩 실천해 가면서 잃어버렸던 마음의 여유를 찾고, 깨어졌던 가족과 직장동료와의 관계를 회복한다.

 

우리는 마치 이 세상을 살아남는 것 자체가 목표인냥 살아간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많은 것을 잃고 있다. 내가 가진 검으로 타인을 죽이고, 나에게 상처를 입히며 살아간다. 진정 검을 내려 놓고 승리하며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은 그 방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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