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는 전설이다 밀리언셀러 클럽 18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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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 시절에 텔레비젼 주말의 명화에서 '오메가 맨'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찰톤 헤스톤이 주연한 영화였는데 어린 나이에 거이 충격적인 감동?을 받은 영화이다. 지구상에 홀로 남겨진 주인공,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지만 또한 모든 것을 누릴 수 없는 상황........ 낮이 되면 황량한 도시를 떠돌고, 밤이 되면 전염병에 감연된 사람들과 싸우는 고독한 삶......

 

몇 년 전에 윌스미스가 주연한 '나는 전설이다'라는 영화로 리메이크 되었다. 어린 시절의 감동을 다시금 느끼고 싶어서 봤지만......글쎄....... 영상과 특수효과는 세련되었지만 예전과는 무언가 다른 느낌.......그리고 원작을 접해서 다시금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인 네빌이 어두운 밤에 자신의 집을 향해 달려드는 흡혈귀?들과 싸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들은 흡혈귀가 아니라 핵전쟁 이후 전염병에 감염된 좀비?같은 존재들이다. 생전에 자신의 친한 친구인 벤 코트만은 밤이면 그의 집에 와서 '네빌 나와라!'고 소리를 치른다. 그는 좀비들보다 더 무서운 고독과 싸우며 삶을 버텨간다. 낮이면 도시를 떠돌며 잠을 자고 있는 좀비들에게 말뚝을 박고 (좀비들은 낮에는 자신들의 처소에서 잠을 잔다. 좀비라기 보다는 흡혈귀의 개념이 더 맞을 듯) 밤에 버틸 수 있는 물자들을 챙긴다. 그리고 밤이 되면 다시금 처절한 고독과 싸우며, 동시에 자신의 피를 먹기 위해 달려드는 좀비들과 싸운다.

 

그러던 중 떠돌이 개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개와 친구가 되기 위해 모진 노력을 다한다. 그러나 그 개와 친구가 되었을 때 이미 그 개는 감염이 되어 있었다. 개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는 이전보다 더 큰 고독과 무기력감에 빠진다.

 

그렇게 3년이 지날 무렵 그는 한 여인을 발견한다.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그 여인에게 달려가지만 그 여인은 그에게서 도망간다. 거이 폭력으로 그 여인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그 여인과 대화를 한다. 여인의 이름은 루스....... 루스는 남편과 숨어 살다가 얼마 전 남편을 잃고 떠돌다가 네빌을 만났다고 한다. 그러나 루스의 이야기는 무언가 미심적다. 네빌은 루스가 감염된 것이 아닌지 계속해서 의심한다. 그리고 그녀의 피를 검사하기를 원한다. 결국 루스의 피를 검사하는 순간, 그는 충격에 휩쌓인다. 그리고 루스가 휘두른 몽둥이에 쓰러진다.

 

루스는 이미 감염된 무리였다. 그의 남편의 좀비가 죽인 것이 아니라 네빌 자신이 죽인 것이다. 루스는 이전과는 다른 감염원을 가진 무리였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알약으로 낮에서 움직일 수 있으며 완전한 좀비가 되는 것을 막을 수가 있다.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 남은 인류인 네빌을 죽이기를 원한다. 루스는 네빌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자신의 모든 상황을 글로 쓴 후 네빌에게 도망가기를 권한다. 그러나 네빌은 혼자 그들과 맞서 싸우다가 결국 그들에게 잡혀 삶을 마감한다. 그리고 그것을 덤덤히 받아 들이며 마지막 순간에 '나는 전설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가장 뛰어난 점은 혼자 남겨진 네빌의 삶과 내면의 고독을 아주 세밀하게 묘사한 것이다. 어린 시절에 가끔 이런 상상을 한 적이 있다. 세상에 나 혼자만 남겨진다면 어떨까?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상황이 어떤지를 아주 잘 묘사한다. 남겨진 모든 것을 누리지만, 또한 혼자의 고독 속에서 처절히 괴로워하는 주인공의 삶을 너무나도 잘 묘사한다.

 

그런데 이런 주인공의 삶이 저자가 살았던 20세기 후반의 삶이 아니었을까? 많은 무리에 둘러쌓여 있지만 아무하고도 친구가 될 수 없는........ 한 때는 자신의 이웃이었던 사람들이 자신의 피를 빨기 위해 달려드는......... 그래서 그들을 죽일 수 밖에 없는 상황........ 내가 살기 위해서 남을 죽이고,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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