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을 읽는 연습 : 관계 편 - 아이와 엄마가 함께 행복해지는 감동 부모 수업 아이의 마음을 읽는 연습
인젠리 지음, 김락준 옮김 / 다산에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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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3년이 조금 못 되는 기간 동안 아이를 키운 것이다. 아내가 임신한 기간까지 합치면 3년 반 정도의 기간 동안 아이를 만났다. 그 기간 동안 매 순간이 두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는 순간이었다. 아내가 임신했을 때는 혹시 아이가 잘 못되면 어떡하나 무척 조심을 해야 했고, 태어나서도 마찬가지였다. 감기라도 한 번 걸려서 아이의 열이 40도를 육박하면 부부가 밤 잠을 설치며 긴장해야 했다. 이와 함께 매 순간이 감탄하는 순간이었다. 아이가 처음 걸을 때부터 시작해서, 아빠와 엄마라는 단어를 말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까지 하는 순간을 보면서 생명의 신비함을 느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아이가 육체와 함께 마음이 쑥쑥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점점 자신의 주관을 가지게 되면서 점점 더 긴장을 하게 된다. 혹시나 이 시기에 우리 부부가 아이를 잘 못 양육하여 아이가 비뚤어지거나 고집스러운 아이가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그러기에 더 아이의 마음을 살피게 되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려 노력을 하게 된다.

이런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부부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 [아이의 마음을 읽는 연습]이라는 책이다. 원래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쓰인 책이지만, 나와 같은 아빠들이 읽어도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중국인인 '안제리'라는 여성이다. 그녀는 중국에서 [좋은 엄마가 좋은 선생님을 이긴다]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후, 수많은 엄마들의 편지를 받았다. 그리고 그 편지에 대한 대답을 엮은 책이 [아이의 마음을 읽는 연습]이란 책이다. 이 책은 '관계 편'과 '학습 편' 두 권으로 되어 있다. 관계 편은 주로 엄마가 아이를 어떻게 대할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많고, 학습 편에서는 아이의 학업에 대한 질문과 답이 많다.

이 책에서는 엄마가 아이와 관계하면서 일방적이지 않고,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기다려 주고, 인내하는 부분에 대해서 많이 언급한다.

"지나친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에요. 사랑이라는 외투를 입은 소유와 통제이자 두려움과 불신의 심리를 숨기고 부모가 원하는 대로 자녀를 관리하고 자녀의 독립성을 빼앗는 것이에요. (관계 편 P 91)"

"아이가 뭔가를 하고 싶어 할 때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아무것도 못하게 하면 안 돼요.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 주세요. (학습 편 P 62)

아이를 혼낼 때도 감정적으로 혼내지 말고,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고 말한다.

"최악의 상황은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지 않고 화를 낸다는 이유로 다짜고짜 때리고 욕하는 것이에요. 이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꼴이라 아이는 온종일 기분이 안 좋은 채로 마음에 '독소'가 쌓여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아요. (P 193)"

아이가 부모를 거부하고 고모의 집에만 있겠다고 하는 아이를 상담하면서도 이 아이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주라고 말을 한다.

"고모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아이가 엇나가지 않고 고모네 집에라도 있어서 다행이잖아요. 고모가 없었다면 아이는 더 많은 상처를 받았을 거예요. 고모네 집에 있기로 한 아이의 용기에 감사하고, 고모가 아이에게 정서적 피난처가 되어 준 것에 감사하세요. 아이를 집에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 무리한 방법을 쓰지 마세요. 어떤 방법도 진실한 사랑만 못하니까요. 아이는 부모가 진실로 자신을 사랑한다고 느낄 때 집에 돌아올 거에요. (관계 편 P 126)"

이 과정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자유를 주는 것과 방임을 하는 것의 차이를 분명히 언급하기도 한다.

"진정한 자유는 방임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성장에 필요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자녀에게 선택의 권리, 경험할 수 있는 권리, 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에요. (관계 편 P 91)"

이런 부분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양육의 방법이 너무 자율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느끼게 된다. 아이가 하기 싫어하는 것, 또는 하지 않으려는 것은 그대로 놔두라고 말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 부분을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다. 아마 내가 아직도 많이 보수적인 부분이 있는가 보다. 성(性) 적인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열세 살짜리 아이가 방의 컴퓨터로 여성의 누드 사진을 보는데 어떡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에는 이것이 너무 심각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머님이 격렬하게 반응하시는 것은 내면에 깊게 뿌리내린 오래된 관습 때문이에요. '성은 더럽고 수치스러운 것이야. 그것이 지금 내 아이들의 영혼을 오염시키고 있어!' 어머님은 마치 아이가 불법적인 마약에 손을 댄 것처럼 반응하고, 앞으로 공부도 열심히 안 하고 성적으로도 문란해지고 타락할까 봐 걱정하고 계세요. 그러니 절망할 수밖에요. 제가 말씀드릴게요. 어머님, 어머님이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세상도 멀쩡하고 아이도 멀쩡하고 모든 것이 멀쩡해요. (학습 편 P 139)"

오히려 아이의 사생활을 엿본 부모님을 탓하며, 아이가 성(性)을 배우는 과정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맞는 말 같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너무 성적인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남자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제 앞으로 많이 고민하고, 아이와 대화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은 깜빡깜빡 잊는다는 것이다. 아이의 생명의 탄생 과정과 그 아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부터 양육을 하다 보니, 이 아이가 하나의 인격체라는 사실을 가끔 잊을 때가 있다. 아이 안에 하나의 인격이 있고, 그 인격이 점점 성장하여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다. 그래서 어느 순간 내 생각과 주장대로 아이를 대할 때가 있다. 그러다가 아이가 상처를 받은 것 같으면, 그때야 '아차!'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고, 그 아이를 사랑하고, 인내하고, 그 아이 스스로 길을 찾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가장 좋은 양육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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