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마션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건 알라딘 북플의 이웃 누군가가 쓴 후기를 보고서다.

무슨 내용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이전까지는 영화화한 것도 몰랐다) 그냥 어? 재미있겠는데 싶어서

무작정 대출을 했다.

서가에서 빼는 순간, 이리 두꺼워?  600쪽이나 된다.

이걸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술술 잘 읽힌다.



요새 책관련 포스팅을 보면 내 인생의 첫문장 뭐 이런걸 주제로 한 것도 있는데

이 책의 첫문장은 정말이지 잊을 수가 없다.

직설적이지만 이보다 더 정확한 상황표현은 없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이런걸 좋아하나보다. ㅋㅋ

​​



과학자라서 가능한(?) 일이었을까? 이게 가능한 일이기는 할까?

정말 막막한 상황에서도 담담하게 대처하는 와트니는 사람이 아닌걸까?

과학적 전문용어들이 많이 나와서 온전히 다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나름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읽어보았다.

꼭 영화를 보면서 내가 상상한 장면이 맞는지 확인해봐야지 하면서.

500일이 넘는 화성에서의 살아남기를 건조하게 표현할 수도 있었지만 글이 꽤 재미있다.

혼자서도 잘 노는(그럴 수 밖에 없지만) 와트니의 순간순간 위트있는 표현들 덕분에 지루하지 않다.

번역이 매끄러워 더 잘 읽혔는지 모르겠다.

이 두꺼운 책을 읽으며 어떤 출판사는 이걸 두권쯤으로 나눠서 출간할 수도 있었을텐데

RHK 괜찮은데? 이런 생각도 했다.


 

보통 책에 대한 평은 지극히 개인적이라서 공감되는 부분이 별로 없다.

그런데 마션은 예외다.  많은 사람들의 말에 공감한다.



 

근데 이 작가, 앤디 위어는 도대체 누구지?

마션이 첫작품이군. 다음 작품도 무척 기대가 된다.



 

영화 마션도 봤다.

책표지와 느낌은 사뭇 다르다. 책표지는 와트니의 위트가 느껴지는 조금 가벼운 분위기였는데

영화포스터는 뭔가 비장함이 느껴진다.

긴 내용을 시간제약이 있는 영상으로 만들다 보니 한계도 있지만 상상한 내용을 현실감있게 보는 맛은 있었다.

책에서처럼 (물환원이나 산소발생시 필요한) 과학적 지식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서 보기 편하다.

책에는 없었던 에필로그가 있어서 책장 마지막을 덮을 때 뭔가 아쉬웠던 걸 긁어주는 기분은 든다.

그래도!

역시 책이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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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 오늘도 아들 때문에 흔들리고 힘겨워하는 엄마들에게
이진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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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입학 후 아들을 가진 엄마들이 해야 할(?) 일은 반모임에 나가는 것이다.

논리력, 전달력이 부족한 아들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보내는지는 반모임을 통한 여자아이들의 엄마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임이 다른 의미도 있지만, 남아의 엄마는 모임의 필요성을 여아 엄마와는 다른 의도로 접근하게 된다.

그리고 모임을 통해서 정보도 얻지만 내 아이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안도 받게 된다.

이 책,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역시 읽고 나면 내 아이만 그런게 아니구나 어떤 위안이 되는 책이다.

더불어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들을 수 있다.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자녀교육서라기 보다 아들을 키우는 남자교사와의 대화같이 아주 편안하다.

(물론 선생님과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지만)



​아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마음의 힘 10가지, 즉

자립심, 자존감, 역경지수, 공부력, 체력, 창의력, 감정조절능력, 도덕성, 리더십, 공감력을 주제로 다뤘다.


1. 자립심

아들을 '작은 어른'으로 인정하기, 일상에서 작은 심부름을 통한 성취감 맛보기, 경제교육을 통해 자립심 키우기.


2. 자존감

비교하지 않고 바른 방법으로 칭찬하기, 자기 자신에게 착한 아들로 키우기, 경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하기


3. 역경지수

아들에게 부족함을 선물하기, 부모는 도움이 필요한 때를 지혜롭게 판단하기, 긍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기


4. 공부력

선행학습보다 복습을 생활화하기, 몸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 주기, 책을 즐기는 아들로 키우기


5. 체력

몸을 움직일 시간 주기, 잠을 충분히 잘 수 있게 하기, 음식을 가려 먹이기


6. 창의력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아들의 관찰을 존중하기, 엉뚱한 말도 수용하기


7. 감정조절능력

아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 갖기, 부모가 합리적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모습 보이기


8. 도덕성

부드러운 훈육 태도 갖추기, 문제 상황에 대해 토론하기, 일관적인 규칙 적용하기

> 특히 도덕성 부분에서는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단계 체크리스트로 나와 아이의 도덕성을 확인해보고,

도덕성을 판단할 만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운동선수의 이미지 트레이닝처럼) 방법은 새롭고 유용했다.


9. 리더십

셀프 리더십 길러주기, 경청과 존중의 마음 심어주기,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기

> 리더십의 또다른 관점, '서번트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10. 공감력

작은 곤충이나 식물 기르기, 아들의 감정을 수용하는 대화하기, 감정의 의미를 가르치고 이야기하기





긴 분량이 아니라 금방 읽기도 하지만, 편안한 문체와 키포인트를 밑줄 쫙 그어주어 눈에 쏙쏙 들어온다.



책 속에는 수많은 아들의 대표인물이지만 많은 부분 공감하는 아들녀석 '민우'가 등장한다.

특히 이부분, 육아서를 읽으면서 빵터지는 경험도 하게 되다니.



 


각 꼭지마다 엄마미소 짓게 만드는 아이들의 그림일기가 실려있다. 

나는 왜 다른 아이들에게 대하듯 내 아이에게 관대하지 못할까? 반성해본다.

꼭지별로 나눈 대화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다시 한번 상기해보는 구성도 좋다.


나는 책을 읽다보면 맘에 드는 페이지는 책장귀를 접어두었다가 다시 읽어본다.

이 책은 접은 면이 무척 많다. 그만큼 공감하고 또 새겨두고 싶은 말들이 많았다.



p. 99

남자아이들에게 운동은 운동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남자아이들에게 운동은 곧 에너지 발산의 기회이고, 이는 차분해지는 것을 뜻하지요.


 

p. 111~112

그저 모든 것이 궁금했던 민우는 계속해서 질문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거 원래 그런 거야."

(...)

아들을 창의적으로 키우고 싶다면 '원래 그런것'과는 과감하게 결별해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요. 한눈파는 일을 눈감아줘야 하고, 무엇이든 물어볼 때마다 온 힘을 다해 반응해줘야 하거든요.

어쩌면 아들을 창의적으로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p. 120

아들의 창의성을 기르는 일에는 부모의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아들이 무엇이든 마음껏 관찰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부모에게는 지루한 시간일 수 있겠지만 아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p. 122

엉뚱함은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때로는 에디슨처럼 위대한 인물을 탄생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에서 인정받지도 이해받지도 못하는 4차원(?)의 사람을 만들기도 하거든요.

엉뚱함은 아이가 만나는 어른들의 모습에 따라 나아갈 방향을 달리하지요.


p. 137

현명한 부모라면 아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수용해야 합니다.

아들의 말고 행동에 대해서 '그래,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음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어떤 동기에서 나오는지, 어떤 감정에서 비롯되었는지 알아차리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부모의 헤아림과 민감한 반응이 있을 때 아들은 자신의 감정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p. 150

도덕을 가르치는 문제에서 '착한 아이 vs 나쁜 아이'를 만드는 선악의 구도록 접근하면 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회적 요구와 개인의 욕구 사이에서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하도록 입체적으로 사건과 대상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줘야 하지요.

강압적으로 "이렇게 해", "그건 나쁜 거야", "그건 좋은 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아들의 합리적은 선택을 방해합니다.

일방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맹목적으로 지키라고 하는 것은 아들을 괴롭힙니다.

상황에 따라 도덕이라는 규범을 지키지 못할 때도 있으니까요.

적지 않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강압적인 방법으로 더덕적 규범을 주입시킵니다.


 

p. 165

근본적인 방법은 아들과 규칙을 만들어서 어길 ㅅ에 받게 될 벌칙까지 함께 생각해보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책상 정리를 깨끗이 하지 않으면 놀이 시간을 10분 줄인다'처럼 아들과 부모가 함께 동의한 규칙과 벌칙을 만들면 좋습니다.

이런 규칙이 있다면 부모는 아들에게 일관적으로 대할 수 있습니다.

아들 또한 일관적인 규칙과 벌칙을 수용하는 데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갖게 되지요.

바로 이런 규칙이 엄격함을 만듭니다.


 

p. 195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보다 정서적인 발달도 느리고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도 굉장히 단순합니다.

자기감정을 몰라 화내는 것 하나로만 풀기도 하지요.

그래서 남자아이들에게는 부모의 공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충분히 공감을 받고 자라야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고 이것이 곧 공감력과직결되기 때문이지요.

아들의 마음에 온전하게 공감하려면 아들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줘야 합니다.

설령 부정적인 감정이라도 말이지요.



 


p. 200

감정을 명확하게 알아차리려면 그 감정이 지닌 속성을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렇게 말로써 표현이 가능해지면 아들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인생 중반을 살아가고 있는 "여자"인 엄마와 이제 막 삶을 시작한 "남자"인 아들이 세상을 보는 눈이 다름을 다시한번 느꼈다.

'내 아들은 도대체 왜 이럴까?' 하는 의문이 조금은 풀리기도 했고, 그래도 나 지금까지 잘해왔어 칭찬도 해주는 것 같아 기분좋다.

어찌보면 뻔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적절한 사례와 선생님과의 상담하는 분위기의 편안한 문체라서 그런서 더 많이 와닿았다.

역시 문제는 나의 실천력이겠지.

초등 저학년 아직 아이의 성격이 완벽하게 굳어지기 전 연령의 아들을 둔 부모들 뿐만 아니라

남녀를 불문하고 그 나이대의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편안한 육아서로 추천한다.


 

아이가 가는 길을 앞서가지 말고, 대신 걷지 말고, 다른 길로 가라고 참견하지 말라고 말이지요.
(...) 작은 것부터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하지요. 설령 서툴더라도 그냥 두세요. 실수하면서 아들은 점점 자라게 될 테니까요.
- P25

사실 선행학습은 남자아이들에게 더 해롭습니다. 남자아이들은 같은 또래의 여자아이들보다 집중력이 낮기 때문이지요. 남자아이들은 학습 동기나 호기심이 충만해야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습니다. 공부할 내용을 다 알든 모르든 일단 한 번 배웠다는 생각은 호기심을 꺾어버리거든요. 그래서 선행 학습을 한 남자아이들은 학교에서 딴짓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 P80

미국의 교육학자 존 듀이는 아이는 경험으로부터 배운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가 책상에 앉아서 공부할 때 ‘아, 그때 엄마, 아빠랑 박물관에 가서 봤었지‘하며 문든문득 떠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 같은 영감은 공부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지요. 교육학에서는 경험이 지식을 구성한다고 표현합니다. 아이가 겪은 다양한 경험이 머릿속에 지식의 형태로 남기 때문이지요. 지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배워서 알게 된 지식이고, 나머지 하나는 경험해서 알게 된 지식입니다.
- P83

남자아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려면 "그럼 너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물어야 하지요. 남자는 ‘감정‘보다는 ‘해결‘에 끌리기 때문입니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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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전에 완성하는 독서 습관 - 우리 아이 평생 공부를 위한
안정현 지음 / 로크미디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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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없이 자기주도학습으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나의 원대한 꿈

그 중심에 독서가 있다는 건 익히 잘 알고 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독서습관을 제대로 길러줄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관련 도서를 찾아보게 된다.

이 책도 그렇게 만나게 되었다.

우리 아이 평생 공부를 위한 10살전에 완성하는 독서습관.

제목부터 확~ 와닿는다.

초등 저학년 이전에 독서습관이 잡히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뜻이리라.

우리 아이들도 10살 이전이라 안도감도 들게 한다.


이미 다양한 독서교육과 관련된 책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내용이 중복되지만

이 책은 너무 깊지 않고 독서교육에 관해 전반적으로 짧게 훑어주고 있어서

독서교육, 책육아를 위한 입문서로는 괜찮다.


왜 독서교육이 필요한지, 정독과 다독간에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짧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책읽는 좋은 환경과 아이 성향을 파악해보고 성향에 따른 책읽는 방법도 제시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관심있게 보았던 부분은 바로 주도적으로 책읽기 부분이다.

SMART한 방법 즉 Specific, Measurable, Action-oriented, Realistic, Time limited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행동지향적으로, 현실성있게, 시간적 제약이 있게) 읽는 방법이다.

보통 엄마주도적으로 독서지도를 하기 쉽지만, 아이와 함께 독서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현실성있게 세우고

그것을 측정해본다면(물론 독서량에 집착해서는 안되겠지만) 보다 즐거운 자기주도적 독서가 될거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지금까지 해온 독서습관을 점검해보고 독서목표와 실행방법을 함께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통 독서교육과 관련된 책들에는 어김없이 "목록"이 들어있다.

이 책에서도 중간에 여러 페이지를 할애하여 소개하는 목록과 부록에 또 하나의 목록이 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유아추천 도서목록이라고 되어 있지만

내 생각에 이 목록은 검증없이 편집한 것이 아닌가 싶다.

대략 훑어보다가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를 보고는 좀 의아했다.

유아도서라고 하기엔 너무 난이도가 있지 않은가!

독서력이 어느 정도 되면 학년별 추천도서가 무의미하지만

이 책에서 중요하다고 한 시기 즉, 초등저학년인 10살까지는 연령별로 많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목록도 세분화해서 제시해주는 친절함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바로 이런 목록들을 참고하기 위한 독자들도 있으니까.


 



물론 부록으로는 연령별로 추천도서를 소개하고 있기는 하다.

같은 도서가 중복된다든지, 전집을 통째로 소개하고 있어서

조금 더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편집이 조금 많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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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조조전 1 - 농단의 시대, 흔들리는 낙양성
왕샤오레이 지음, 하진이.홍민경 옮김 / 다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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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읽다 포기한게 몇번 된다.  어쩐지 필독서목록일것 같은 의무감같은게 있는 책인데 쉽지 않았다.

완독하지는 않았지만 삼국지 난세의 영웅 혹은 권력에 눈먼 간웅으로 평가되는 조조에 대한 호감같은 게 있었다.

조조를 중심으로 삼국지를 다시 재구성한 삼국지 조조전.

어쩐지 이번에는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시작.

사실, 몇권인지, 볼륨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고 시작했다.

400페이지가 넘는데다 15권까지 있다.

뜨아~~~ 시작은 했는데 끝마치려면 아직 멀었구나.


 

중국작가의 글을 번역한 삼국지 조조전.

번역서는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우려와 달리 번역이 괜찮다.

부담없이 잘 넘어간다.  일단은 성공이다.

대륙스타일의 몹시 과장된 뻥이나 지략들, 전쟁장면 이런걸 생각한 삼국지와는 다르다.  아직까지는.

삼국지 조조전 1권은 조조의 유년기부터 출사한 20대초반까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가정환경, 병법서에 통달한 이야기, 그리고 조조와 친구가 된 인물들과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삼국지를 읽을때 인물계보를 그리면서 읽어야 이해가 가능했었는데 조조전은 아직까지는 그냥 읽어도 될 정도로 부담없다)

하여, 난세의 영웅 혹은 간웅이란 조조에 대한 평가는 아직 섣부르다.

1권은 후에 조조의 행동, 생각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배경을 읽는 정도였다.

아직 긴 여정이 남아있다.  얼른 나머지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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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들여다보는 사람 - 한국화 그리는 전수민의 베니스 일기
전수민 지음 / 새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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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전수민은 전통한지와 우리 재료를 이용해 우리 정서를 표현하는 화가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뒤늦게 그림을 공부한 그녀는 좀 독특하다.

어릴적 물에 대한 트라우마때문에 물의 도시 베니스여행이 그리 달갑지 않았기 때문이었는지

곧 죽을 사람처럼 종종 유서를 쓰고, 또 죽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죽고 싶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은 그녀가 베니스로 한달간 여행을 떠나면서 쓴 31통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베니스 여행기를 쓴 여느 여행안내서와는 다르다.

한달간 오픈스튜디오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틈나는 대로 일어난 일이나 생각들을

누군가에게 (그것이 독자인지 아니면 특정 대상이 있는지 모호하다) 쓴 편지들이다.


 작가가 한달간 베니스에 머무르면서 찍은 사진들로 나는 베니스의 면면을 엿볼 수 있었다.

명소가 아닌 숨겨진 곳들이 더 많다.

작가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사진들이라 사진만 봐도 좋다.



 


 

책 곳곳에서 작가가 베니스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글을 잘쓰는 사람도 부럽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나는 늘 부러웠다.

자신의 감정을, 그때의 기분을 이렇게 멋지게 표현해낼 수 있다니...

누군가에게 쓴 편지라는게 살짝 엿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기도 하다.

일관된 주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두서없이 느꼈던 감정들을 쓴 것이라

글이 뚝뚝 끊기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내 생애 언제 베니스에 가볼 수 있으려나...작가는 두려워했지만, 나는 부럽기만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크게 자극받았던 이야기는 스물셋째날 쓴 편지,

"내 마음속의 어떤 동화"에 나오는 작가의 블로그 이웃에 관한 이야기다.

은행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프로골퍼가 되고 싶어한 그, 그렇게 프로골퍼가 되고 또 골프 칼럼까지 쓴 그는

어느날 불쑥 의사가 되기로 했단다.

그리고 지금, 뉴질랜드에서 물리치료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는 그의 이야기에 큰 자극이 된다.

베니스로의 여행을 꿈꾸게 하고, 평범하지 않은 작가의 눈으로 본 베니스의 풍경과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나의 꿈에 대해 아직 늦지 않았다고 용기를 주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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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8 0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8 0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nie 2017-03-18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구낭~ 평소 궁금했고, 선희씨 평은 나쁜 점 지적은 없는데 3개라서...^^ 난 읽고 싶어졌는데...

2017-03-18 0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nie 2017-03-18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다시 읽어보니 내가 그 부분 놓쳤네요...양면으로 배치한 멋진 사진들과 그걸 그림으로 나타낸 것. 블로그 속 다른 인물 등에 관한 이야기에 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