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세계가 전부 한 편의 영화라고 쳐. 분명 주인공이 있겠지. 하지만 본인이 주인공이라는 건 어차피 영화 바깥의 사람들 말고는 몰라. 네가 스스로 조연인 줄 몰랐던 것처럼 주인공도 자기가 주인공인지 모른다고. 그리고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영문도 모른 채 무지막지한 일에 휘말리잖아. 난 싫어,
그럴 바엔 그냥 대사 한두 마디 던지고 퇴장하는 조연, 엑스트라가 좋아."

- ‘반쪽 머리의 천사‘ 중에서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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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작가의 ‘틈만 나면‘이 너무 좋아 신간 ‘무서운 ㄱㅁㄷ‘도 기대가 됐다.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한 걸 이제사 받았네.
(이번에도 바코드까지 그림의
일부로 활용하는 센스!)

제목을 읽을 때 기역미음디귿이라고 읽는 게 불편했는데 읽고 나면 ‘괴물들‘이란 걸 알게 된다.
헌데 괴물들 말고 왜 ㄱㅁㄷ 이라고 했을까?
분명 다른 뜻도 있을 것 같은데 내 상상력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은...
어른들이야 그림 휘리릭 텍스트 더 휘리릭 읽고 말테지만 아이들과는 한 페이지에 여러가지 이야깃거리가 많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생각하는 ㄱㄴㄷ‘과 한글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아...이제 우리 아이들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져 안타깝네.
오랜만에 예전의 아이들을 상상하며 봤다
이 책도 좋아했지만, 말놀이 면에서는 ‘뽀끼뽀끼~‘를 넘을 수가 없지.
아이들이 ‘그림없는 책‘스타일의 말놀이도 참 좋아했었는데... 그때의 너희들은 어디 간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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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나이 통일법의 실체는 당연히 빈약할 수밖에 없다. 개정된 민법이 시행된 1962년 1월 1일부터 우리는 이미 만 나이 통일법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법에 제시된 모든 연령은 출생일을 기준으로 셈한다고 명시되었던 만큼, 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나 나이의 기준은 1962년 이후 줄곧 만 나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년 전에 이룬 통일을 60년 만에 다시 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 61년 만에 실체가 없는 통일을 이루는 옷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정치인들은 실체도 없는 만 나이 통일법을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만들었고, 그 실체도 없는 만 나이 통일법을 통과시키며 공약을 지켰다고 홍보했다. 시민들에게 실체가 전혀 없는 변화를 큰 혁신인 양 포장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법조인이입을 다물었고 법제처는 실체도 없는 변화를 홍보하기 위해 세금을 낭비했으며, 언론 역시 실체도 없는 변화가 마치 대단한 개혁이라도 되는 양 호들갑을 떨었다. 그리고 시민들은 이런 어이없는 해프닝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60년 전과 마찬가지로 한두 살 어려졌다며 기뻐했다.
-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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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이심전심이 아니라 이언전심(以言傳心)임을 명심해야 한다. 즉, 자신의 마음은 상대에게 ‘마음‘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말‘로 전하여 알아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 P80

‘아줌마‘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1. ‘아주머니‘를 낮추어 이르는말 2. 어린아이의 말로 ‘아주머니‘를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즉, 부르는 사람이 어린아이가 아니라면 ‘아줌마‘는 기본적으로 낮춤말이라는 뜻이다. 
(...)
결국, 상대가 나를 ‘아줌마‘라고 부르는 말에 불쾌했던 이유는상대가 내 결혼 여부나 나이를 마음대로 판단해서가 아니다. 이 호칭 자체에 상대가 나를 낮추어 보는 태도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누군가가 나를 ‘아줌마‘라고 불렀다면 그건 내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부른 사람의 문제다. 그러니 그 호칭어를 듣고 ‘혹시 내가 아줌마로 보이나?‘를 고민해서는 안 된다. 그 대신 그렇게 부르는 상대를 ‘인간존중의 태도를 갖추지 못한 사람이구나‘라고 평가해야 한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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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도 몰랐던 거지. 그 기억 하나가, 겨우 자신을 지탱하고 있었다는 걸. 나는 그때 분명히 봤어. 기억의 힘을."
(...)
"인간은 기억으로 스스로를 인식하니까."
- P70

기특은 늘 누가 자신을 알아봐주기를 바랐다. 기록은 누구라도 자신을 애정해주길 기다렸다. 사소한 이해의 기척에도 마음을 빼앗겼다. 기다리다 지치는 게 싫어 먼저 심장을 꺼내 보였다. 몸 밖으로 꺼내져버린 기특의 심장은 언제나 설익고, 여리고, 헤프고, 그리고 나댔다.
- P89

"여행이 왜 좋은가 하면, 여행은 인생에서 방관자가 될 수 있게 해주니까."
(...)
"우리가 우리 인생에서 객이 될 수 있어요? 우리 인생에서 방관자가 될 수 있냐고. 손 놓고 우리 인생 구경만 하고 있을 수 있냐고. 없죠? 근데 여행을 가면 남의 인생의 객이 되어서 그들의인생을 구경할 수 있는 거야. 방관해도 된다고. 여행지니까, 남의 인생이니까. 그러니까 여행을 가면 맨날 인생에서 주인이 돼야 하네, 주체가 되어야 하네, 그런 부담 좀 덜고 한 발짝 떨어져서 인생을 좀 느긋하게 관망하고 즐길 수가 있는 거라고. 인생에서 방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라고. 그래서 여행이좋은 거야."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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