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스캔들 - 조선을 뒤흔든 왕실의 23가지 비극
신명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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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또는 불명예스러운 평판이나 소문. ‘뒷소문,‘추문으로 순화.

(네이버 국어사전)


조선을 뒤흔든 왕실의 23가지 비극을 다룬 [조선왕조 스캔들]은

2015~2016년 월간중앙에 '조선왕실 스캔들' 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들을 엮은 책이다.

잘못된 길에 발을 들인 군주들, 왕과 세자 그 지독한 부자의 악연, 권력이 만들어낸 왕실의 비극,

궁중 여인들의 기막힌 일생, 외세 앞에 무기력했던 지도자들 등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꼭지별로 [대학연의]의 교훈들을 마지막 부분에 소개하고 있어

흥미에서 끝나는 스캔들이 아닌 지금의 우리가 배우고 새겨야 할 메세지도 함께 실었다.


한국사 공부를 하다 보면 늘 안타깝고 아쉬운 순간이나 인물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소현세자가 그렇다.

저자는 소현세자의 독살설을 강하게 부정한다.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 하는데 실록의 기록과는 좀 동떨어지지 않나 싶다.

물론 실록이 모두 정확하다고 할 수 있지는 않지만.

이성계가 불교에 심취해 사리수집을 했다는 이야기는 어디서도 듣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이다.

명성황후가 무당에게 미혹되었다는 건 알았지만, 고종 역시 그랬다는 것도 놀랍다.

더 놀라운 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스캔들을 넘어 게이트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한국사 통사에서 익히 들어봤던 일들이 아닌 그 이면의 세계를 다뤄서 흥미로운 내용들이었으나

스토리텔링면에서는 좀 재미가 없다.

뒷담화는 원래 재미있지 않나?

사실을 그대로 나타내기 위해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과 정확한 연도표시가 오히려 읽는데 방해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인물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아직 나의 내공은 멀고도 멀었나보다.



 

 


p. 323의 명성황후 사진으로 나온 부분을 보고 의아해서

지난번 읽었던 배한철의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 를 다시 들춰봤다.

<꼬레아 꼬레아나, 1904>에 실렸다는 명성황후의 사진이라고 나오는데

복색은 같은데 두 얼굴이 다르다.

또한,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p. 262)에서는 이 사진은 명성황후가 아니라고 한다.

명성황후의 실제의 사진이 있으나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어느 것이 정확한 것일까?

두 책 모두 "생각정거장"의 책이다.

편집자가 다르긴 하다만, 같은 출판사의 책으로 교차검증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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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숨겨진 경제학자들 - 역사와 경제를 넘나드는 유쾌한 지식 수다
최태성.박정호 지음 / 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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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숨겨진 경제학자들]은 말 그대로 한국사 속 인물들을 경제학적 관점으로 풀어낸 이야기다.

저자 최태성은 워낙 유명하신 분이고, 박정호는 KDI전문연구원으로 두 분 다 한국사와 경제학에 있어 전문가다.

이 책은 동명의 팟캐스트 방송을 엮어 만들었다.

http://www.podbbang.com/ch/6976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방송되었던 내용인데,

30분내외의 영상으로 총 10부작이다.

팟캐스트도 부담없이 볼 수 있고 책에 없던 내용들도 있지만 시간적 제약이 있는 사람에겐 이 책이 더 유용하겠다.

방송과 책을 병행한다면 더 이해하기 좋을 것 같다.



총 열 명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다룬다.

시대순은 아니고, 자세히 보면 가상의 인물도 있다.

제목만 보면 어째서 이 사람들을 경제학자라고 할까 의문이 생기는데

그 의문을 두 저자의 대화를 읽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




방송에는 없는 내용으로 인물에 대한 간략 연표로 시대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키워드에는 폰트를 달리해서 강조했고, 어려운 용어는 따로 해설을 해주기도 하며,

적절하게 삽화가 들어가 있어 읽기도 편했다.


탐은 토토북의 청소년 전문 출판 브랜드라고 한다.

고로 이 책의 대상은 청소년층이다.

그래서 읽기에 부담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만, 그렇게 쉬운 책만은 아니다.

대표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들의 업적(예를 들어 대동법이나 한글창제 같은)이

그 한사람의 업적처럼 말하는 점은 아쉬웠으나,

더 많은 이야기를 다루기에는 내용이 더 깊어지고,

대상이 청소년층인걸 감안하면 이해해줄만 하다.

 

어려운 경제학을 쉬운 예를 들어가면서 이야기로 풀어내서 이해하기 쉬웠을 뿐.

밑줄 그어가며 읽은 부분들도 많다.

지금의 고등학교 교과내용이 어떤지 잘 모르겠다만,

사회와 역사 두 과목을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한국사와 경제학의 융합으로 보는 새로운 관점이 신선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어서

10명으로는 좀 아쉬움이 남는다.

역사를 배우는 새로운 방법으로 더 많은 인물들을 다뤄서 시리즈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 장의 최태성의 말을 빌자면,

역사교육이 지나치게 정치쪽으로만 치우쳐있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권련투쟁이니까 조상들의 좋지 않은 모습들이 많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경제라는 측면에서 보니 우리 역사 속에 경제학자라고 할 만한 모습을 지닌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걸 알게 됐다.


아쉬운 점 하나,

p. 206 연대표에서 문성왕이 신문왕의 아들이라고 나오는데

신무왕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단군 부분 읽으면서 단군왕검이 단군이 이름이고 왕검이 지배자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었기에

의문을 갖고 검색했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해서 덧붙여 본다. 

단군은 종교지도자를, 왕검은 정치지도자를 뜻한다고 한다.

(내 생각이 틀렸다는 뜻!)

http://www.gokorea.kr/news/articleView.html?idxno=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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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진화론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하세가와 에이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 정성헌 감수 / 더숲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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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본 진화생물학자로 번역서이지만 우리말번역도 매끄럽고,

무엇보다 감수자가 있어서 그 뜻을 제대로 전달한듯 하다.





진화의 시작부터 미래까지 꽤 많은 꼭지들로 이루어졌는데 꼭지마다 길이가 짧고,

특히 편집이 잘 되어 있어서 읽는데 불편함은 없다.

그럼에도 제목처럼 재밌어서 밤새 읽지는 못했다.

200페이지 분량을 만만하게 봤는데 내용은 그렇지 못했다.

모처럼 공부모드.



 


다윈의 [종의 기원]의 자연선택설이 [지질학의 원리]의  "느린 속도로 딘행되는 변화가 오랜 세월 끝에 커다란 변화로 이어진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는 점과종의 기원에는 '종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퇴화를 잔연선택에 따른 적응진화로 보는 시선은 매우 흥미로웠다.


라마르크의 용불용설과 다윈의 자연선택설, 멘델의 유전의 법칙, 프랭클린과 왓슨 & 크릭의 DNA구조,

기무라 모오토의 중립설, 시간할인의 개념까지 아주 오래전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도 안나는...) 배우긴 했던것 같은 내용들이 나오는데

정말이지 다시 공부하는 기분이 들어 힘들기도 하고 새롭기도 했다.

과학, 진화론, 유전학 등이 쉬운 부분은 아니어서 이해하는데 많이 애를 먹었기에 내겐 밤새 읽기엔 무리였으나

현재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딱딱한 교과서가 아닌 전체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p. 16
전지전능한 인격신을 숭배하는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세상이 이런 모습인 이유가 전부 유일신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은 기독교를 기반으로 유럽 사회에서 발전한 사상이다.
원래 과학은 세상이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졌는지를 조사함으로써
신의 위대함을 증명하기 위해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p. 87
가령 동굴 안이나 심해 등 빛이 없는 곳에 사는 생물 중에는 눈이 퇴화된 개체가 자주 관찰된다.
빛이 있는 곳에 사는 근연종은 모두 눈을 가지고 있으므로 눈은 2차적으로 잃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퇴화라고도 부르지만, 자연 선택에 따른 적응 진화로 해석할 수 있다.
빛이 없는 장소에서는 눈이 있어도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p. 161
생물은 일단 절멸하면 부활할 수 없다.
따라서 통상적인 적응도가 높더라도 절멸할 위험이 클 경우에는 절멸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즉 적응도의 개념이 평소와는 달라진다.
`바로 다음 세대가 얼마나 많이 늘어나는가?`라는 기존의 적응도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절멸하지 않는가?`라는 기준으로 진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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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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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박웅현이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 그랬다.

책이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시선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전까지는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어떤 책을 읽고 나면 그렇게 보게 되는 것,

그 시선의 변화가 제일 중요하단다.


그런 면에서 글자전쟁 아니, 김진명의 소설들은 늘 새로운 시선을 갖게 만든다.

아주 오래전 충격적으로 읽었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나 가즈오의 나라(몽유도원)에서부터 최근 읽었던 싸드,

그리고 이 글자전쟁까지.


한자는 중국이 아닌 동이(東夷)에서 만들어진 글자라는 화두.

저자가 괜히 관심끌려는 소재가 아닌 어떤 근거가 있으니까 이런 글을 쓴게 아닌가.

정말 그렇단 말인가? 궁금해진다.

 弔, 畓 글자속에 숨겨진 뜻이 이리 깊었는지는 몰랐다.

단순한 글자 하나만의 문제는 아니구나 싶다. 

그렇게 무시무시한 일임에도 어째서 공론화되고 있지 않은지도 의문이다.


[글자전쟁]속 소설가 전주우의 별명 '팩트 서처'는 마치 작가 스스로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본인도 어떤 외압이나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궁금했다.


그런 의문에서 출발해 검색해봤는데 역시 논란이 되고 있긴 하구나 싶다.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11&dirId=111002&docId=247819223&qb=6riA7J6Q7KCE7J+B&enc=utf8&section=kin&rank=1&search_sort=0&spq=0&pid=S/yKilpySDNssvJkR/4ssssssts-158125&sid=aL5zT%2BX1lrltupgN99eTPw%3D%3D


이 글에서 보면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https://namu.wiki/w/%EA%B9%80%EC%A7%84%EB%AA%85#s-7


어느 한쪽을 온전히 받아들여서는 안되고
좀 더 나름대로 검증하고 신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재밌다. 무지무지 재밌다.

하룻밤이면 후딱 읽을 정도다.

다만, 다 읽고 나면 그래서 뭐? 라는 급하게 맺어진 결말이 늘 아쉽다.

예전에 읽었던 책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이번 싸드도, 글자전쟁도 그렇다.

김진명 작품은 늘 그렇다고 일반화하긴 아직 이르지만,

천년의 금서도, 고구려도 그리 뭔가 아쉽게 끝나진 않길 바란다.


책 말미에 고구려 6권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소명서 같은게 있어서

조금 더 진득하게 기다려볼 참이다.

고구려 5권까지 읽은 것과 글자전쟁이 무관하진 않다.

이번 6권부터는 순차적이 아닌 소수림왕 전편을 한꺼번에 출간할 예정이라니 기다림이 더 달콤하지 않을까.

읽다보니 김진명의 전작을 읽어보고픈 생각이 들었다.

고구려 6권이 나오기 전 [천년의 금서]도 한번 읽어봐야 겠다.

이번엔 또 어떤 팩트를 가지고 문제를 제기할지...


p. 222
"이것은 침략이다. 창과 칼의 침략보다 천 배는 무서운 침략.
천년이 흐르도록 우리를 지배하고 천하를 발밑에 두겠다는 무서운 음모를 가진 침략이다.
천하의 온 사람들로 하여금 저들을 흠모하고 숭배하게 하며
스스로를 멸시하게 만들겠다는 무시무시한 침략이다."

p. 318
"이것은 전쟁이에요. 과거 문명이 생기고 글자가 만들어지던 때로부터 시작된 전쟁.
피해 회복은 범인을 잡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오류를 바로잡는 데 있어요.
한둘의 범인이 아닌 수천만, 수억의 의식을 바꾸는 데 있단 말이에요.
그게 나의 전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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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은 도끼다 -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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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은 도끼다] 를 올 봄에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더랬다.

그리고 얼마후 두번째 책이 나왔다.

[다시, 책은 도끼다]


읽으면서 전작과 비교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전작을 읽은지 6개월도 채 안되었는데 그때 느꼈던 것들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는 걸

이번 책을 통해 새삼 느꼈다.

강연록이라는 형태는 같은데 전작에 비해 좀 더 어려워진(?) 듯하다.

박웅현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같다.

그래서 전작에 대한 감흥이 이번 작품에서는 덜 했던것 같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말은 그래서 있는 것인가?


​다독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꾹꾹 눌러 읽고 꼭꼭 씹어 읽자고 했던 그때의 다짐을 다시 돌이켜본다.

그동안 내가 정말 그랬나?

모든 책이 그런건 아니었지만 그러려고 노력은 했던 것 같다.

전편에서 소개했던 책들중 몇권은 읽기도 했다.

역시 추천할 만 하구나 싶을 정도로 의미있게 읽었더랬다.

더 많은 책들이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쌓여있지만 조급해하지 않아야지...하는데

두번째 책은 도끼다를 통해 소개한 책들 역시 읽고 싶게 만든다.

더 많은 목록들이 쌓여가고 있다.



 


p. 33

책이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시선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는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어떤 책을 읽고 나면 그렇게 보게 되는 거죠.

그 시선의 변화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 변화가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그런 면에서 [​책은 도끼다]는 내게 새로운 시선 그 자체다.

읽었으면 느끼고, 느꼈으면 행하라고 했는데 느끼기까진 했는데 행하기까진 좀 더딘것 같다.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닐거라 자위해본다.

 

 


p. 62

우리의 삶은 모호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명료한 답을 원해요.

그래서 "명료한 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자주 하는 말이

"어떠한 일반론도 각자 삶의 특수성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말입니다.

(...)

삶이란 때로 상상력의 허름한 그물보다 훨씬 파릇한 그물을 펼 때가 있다.


p. 197

<진리를 파악하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 네 가지>-

허영, 통속적 견해에 대한 신뢰, 당국의 견해에 대한 복종, 그리고 습관-를 줄기차게 공격했다.

니코르 카잔차키스의 책들을 보고 로저 베이컨이 한 말이다.

이 네가지에 공감하며 무조건적인 신뢰의 굴레를 벗어야지 싶다.

물론 그것마저 무조건 신뢰일지도.


p. 198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소속 칼리지들의 주요 목표는 학식이나 지식을 두뇌에 채워 넣는 것만이 아니다.

이곳 졸업생은 의사나 변호사, 신학자, 물리학자, 운동선수 같은 전문가가 되어 나가지 않는다.

여기에서는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어느 한 방면의 전문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다.

그레이트브리튼의 최고 젊은이들이 고등학교를 마치고 와서 2, 3년 머무르며 <조화>를 배운다.

육체, 정신, 심리가 고루 단련된 완벽한 인간이 유일한 목표이다.

이 기간이 지난 후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종합 대학이나 법학 대학원, 종합 기술 대학원, 병원 등 어디서나 전문적인 공부를 계속한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에서는 전공분야에 대한 증서를 받지 않는다.

그들이 받는 것은 <인간의 증서>이다.


p. 202~3

사람이 책을 읽으면서 자기가 읽는 대목의 의미를 알고 싶다면 오직 한가지 방법밖에 없다.

단단하든 부드럽든 단어들의 껍질을 깨고, 그 단어 속으로 들어가 그곳에 응축되어 있는 의미가 자신의 가슴속에서 폭발하게끔 해야 하는 것이다.

작가의 기술이란 인간의 정수를 알파벳 문자들에 압축해 넣는 마술,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독자의 기술은 그 마술적 장치들을 얻고 그 속에 갇혀 있는 뜨거운 불이나 부드러운 숨결을 느끼는 것이다.


p. 267

반가운 월요일(월요일이 무슨 죄가 있다고!)

너무 긴 휴가

먹기 싫은 술

하기 쉬운 다이어트

말 잘 듣는 고양이

안 무서운 아내

빈틈없는 남편

만만한 인생


제가 생각하는,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이번 강독을 준비하면서 한 줄을 추가했죠.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베어버리자니 풀 아닌 게 없지만

두고 보자니 모두가 꽃이더라

 

본문 속에서 인용한 구절인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시구와도 통하는 것 같다.

책도 그런 것 같다.

전작을 읽을땐 저자처럼 읽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이번 책에서는 박웅현식 독법이라고 소개하는 만큼 부담감은 덜해졌다.

그래도 그렇게 한번 읽어보고 싶고, 그 많은 책들을 다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누구의 말대로 광고쟁이아니랄까봐. ㅋㅋ


이 많은 책들, 평소 관심있게 읽던 분야가 아니라서 생소하고 어렵기도 했지만

한번쯤, 언젠가 꼭 읽어보고싶었다.

그 첫번째로 [시대를 훔친 미술]을 대출했다.

나, 느끼고 행한거 맞지?

*^^*

 



책속 저자가 인용한 할리 데이비슨의 광고카피지만 참 와닿는 문구라 찍어뒀다.

미루지 말고 행하자.



 

책이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시선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는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어떤 책을 읽고 나면 그렇게 보게 되는 거죠. 그 시선의 변화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 변화가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 P33

찬란한 순간은 따로 있지 않습니다. 기다릴 게 아니에요. 순간을 찬란하게 만들어야 해요. 지금 이 순간이, 매 순간이 꽃봉오리입니다.
- P211

나는 책을 오독하는 버릇이 있다. 그러나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평소에 책을 오독한 덕분이다.

이 문장은 저를 위한 말입니다. 지금까지의 여덟 번의 강독은 아마 저의 오독(誤讀)이었을 겁니다. 여러분도 기꺼이 오독을 하시길 바랍니다. 정독은 우리 학자들에게 맡겨 둡시다. 우리는 그저 책 속의 내용을 저마다의 의미로 받아들여 내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각자의 오독을 합시다. 그래서 그로 인해 좀 더 풍요로워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요.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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