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책은 도끼다 -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책은 도끼다] 를 올 봄에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더랬다.

그리고 얼마후 두번째 책이 나왔다.

[다시, 책은 도끼다]


읽으면서 전작과 비교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전작을 읽은지 6개월도 채 안되었는데 그때 느꼈던 것들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는 걸

이번 책을 통해 새삼 느꼈다.

강연록이라는 형태는 같은데 전작에 비해 좀 더 어려워진(?) 듯하다.

박웅현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같다.

그래서 전작에 대한 감흥이 이번 작품에서는 덜 했던것 같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말은 그래서 있는 것인가?


​다독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꾹꾹 눌러 읽고 꼭꼭 씹어 읽자고 했던 그때의 다짐을 다시 돌이켜본다.

그동안 내가 정말 그랬나?

모든 책이 그런건 아니었지만 그러려고 노력은 했던 것 같다.

전편에서 소개했던 책들중 몇권은 읽기도 했다.

역시 추천할 만 하구나 싶을 정도로 의미있게 읽었더랬다.

더 많은 책들이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쌓여있지만 조급해하지 않아야지...하는데

두번째 책은 도끼다를 통해 소개한 책들 역시 읽고 싶게 만든다.

더 많은 목록들이 쌓여가고 있다.



 


p. 33

책이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시선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는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어떤 책을 읽고 나면 그렇게 보게 되는 거죠.

그 시선의 변화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 변화가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그런 면에서 [​책은 도끼다]는 내게 새로운 시선 그 자체다.

읽었으면 느끼고, 느꼈으면 행하라고 했는데 느끼기까진 했는데 행하기까진 좀 더딘것 같다.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닐거라 자위해본다.

 

 


p. 62

우리의 삶은 모호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명료한 답을 원해요.

그래서 "명료한 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자주 하는 말이

"어떠한 일반론도 각자 삶의 특수성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말입니다.

(...)

삶이란 때로 상상력의 허름한 그물보다 훨씬 파릇한 그물을 펼 때가 있다.


p. 197

<진리를 파악하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 네 가지>-

허영, 통속적 견해에 대한 신뢰, 당국의 견해에 대한 복종, 그리고 습관-를 줄기차게 공격했다.

니코르 카잔차키스의 책들을 보고 로저 베이컨이 한 말이다.

이 네가지에 공감하며 무조건적인 신뢰의 굴레를 벗어야지 싶다.

물론 그것마저 무조건 신뢰일지도.


p. 198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소속 칼리지들의 주요 목표는 학식이나 지식을 두뇌에 채워 넣는 것만이 아니다.

이곳 졸업생은 의사나 변호사, 신학자, 물리학자, 운동선수 같은 전문가가 되어 나가지 않는다.

여기에서는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어느 한 방면의 전문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다.

그레이트브리튼의 최고 젊은이들이 고등학교를 마치고 와서 2, 3년 머무르며 <조화>를 배운다.

육체, 정신, 심리가 고루 단련된 완벽한 인간이 유일한 목표이다.

이 기간이 지난 후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종합 대학이나 법학 대학원, 종합 기술 대학원, 병원 등 어디서나 전문적인 공부를 계속한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에서는 전공분야에 대한 증서를 받지 않는다.

그들이 받는 것은 <인간의 증서>이다.


p. 202~3

사람이 책을 읽으면서 자기가 읽는 대목의 의미를 알고 싶다면 오직 한가지 방법밖에 없다.

단단하든 부드럽든 단어들의 껍질을 깨고, 그 단어 속으로 들어가 그곳에 응축되어 있는 의미가 자신의 가슴속에서 폭발하게끔 해야 하는 것이다.

작가의 기술이란 인간의 정수를 알파벳 문자들에 압축해 넣는 마술,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독자의 기술은 그 마술적 장치들을 얻고 그 속에 갇혀 있는 뜨거운 불이나 부드러운 숨결을 느끼는 것이다.


p. 267

반가운 월요일(월요일이 무슨 죄가 있다고!)

너무 긴 휴가

먹기 싫은 술

하기 쉬운 다이어트

말 잘 듣는 고양이

안 무서운 아내

빈틈없는 남편

만만한 인생


제가 생각하는,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이번 강독을 준비하면서 한 줄을 추가했죠.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베어버리자니 풀 아닌 게 없지만

두고 보자니 모두가 꽃이더라

 

본문 속에서 인용한 구절인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시구와도 통하는 것 같다.

책도 그런 것 같다.

전작을 읽을땐 저자처럼 읽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이번 책에서는 박웅현식 독법이라고 소개하는 만큼 부담감은 덜해졌다.

그래도 그렇게 한번 읽어보고 싶고, 그 많은 책들을 다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누구의 말대로 광고쟁이아니랄까봐. ㅋㅋ


이 많은 책들, 평소 관심있게 읽던 분야가 아니라서 생소하고 어렵기도 했지만

한번쯤, 언젠가 꼭 읽어보고싶었다.

그 첫번째로 [시대를 훔친 미술]을 대출했다.

나, 느끼고 행한거 맞지?

*^^*

 



책속 저자가 인용한 할리 데이비슨의 광고카피지만 참 와닿는 문구라 찍어뒀다.

미루지 말고 행하자.



 

책이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시선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는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어떤 책을 읽고 나면 그렇게 보게 되는 거죠. 그 시선의 변화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 변화가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 P33

찬란한 순간은 따로 있지 않습니다. 기다릴 게 아니에요. 순간을 찬란하게 만들어야 해요. 지금 이 순간이, 매 순간이 꽃봉오리입니다.
- P211

나는 책을 오독하는 버릇이 있다. 그러나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평소에 책을 오독한 덕분이다.

이 문장은 저를 위한 말입니다. 지금까지의 여덟 번의 강독은 아마 저의 오독(誤讀)이었을 겁니다. 여러분도 기꺼이 오독을 하시길 바랍니다. 정독은 우리 학자들에게 맡겨 둡시다. 우리는 그저 책 속의 내용을 저마다의 의미로 받아들여 내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각자의 오독을 합시다. 그래서 그로 인해 좀 더 풍요로워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요.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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