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7391017365355.jpg)
얼마전 나의 주민등록증에 나온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된 분과 통화를 한 적이 있다. 그분과의 통화가 끝난후 나조차도 주민등록증상의 모습이 궁금하여 살펴보니 99년도의 사진이다. 플라스틱으로의 주민등록증 갱신이 있었던 그해 관청에서 찍은 사진이다. 한손에 주민등록증을 들고 겨울앞에 서니 5년이란 세월의 주름이 느껴졌다. 사진과 거울을 번갈아보며 한참을 피식거리며 웃었다.
사실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볼일은 별로 없는것 같다. 경찰에게 신분증 제출을 요구받기 전에야 지갑속에서 묵묵히 눌러앉아 있어야 할 운명인게다. 나조차도 잊고 살았던 그해의 나의 모습에서 현재의 나를 언뜻 떠올렸을 그분을 생각했다. 멀리 떨어져 있건만 거짓말을 한 기분이었다. 아마도 눈가에 슬슬 자리잡기한 잔주름과 탱탱함을 잃어버린 피부를 추가해야할것 같다.
처음 주민등록증을 만든 것은 고등학교 때이다. 처음이라는 기대감과 왠지 모를 두려움에 안절부절하면서도 사진사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미소를 짓는 학생의 사진이었다. 두번째로 갱신한것은 군대제대 이후이다. 주민등록증 뒷면에 병역필을 찍기 위해 재발급받을 당시의 사진은 반공방첩(?)으로 중무장한 스포츠머리의 아직 군기가 시들지 않은 청년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99년, 그냥 무덤덤한 표정의 사내가 덩그러니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다.
히딩크는 오대영의 오명에서 벗어나서 대한민국 국민의 엔돌핀을 극대화한 공로로 기쁠 희씨의 원조가 되는데 1년의 시간이 걸렸다. 무덤덤한 표정이후의 5년, 나에게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난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