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로 살아나는 김구 인포그래픽 인물시리즈 2
권동현 지음, 서울대학교 뿌리깊은 역사나무 감수 / 코알라스토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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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반해버린 인물 이야기 <비주얼로 살아나는 김구>. 필요한 정보를 한 장에 담아내는 비주얼스토리텔러 권동현 저자의 책입니다. 어린이 도서이지만 온 가족 함께 읽을 수 있는 수준 높은 구성이에요. 우리나라 대표 위인의 삶을 한 장의 그림으로 요약한 인포그래픽 인물시리즈 두 번째 책인데, 구성이 맘에 쏙 들어 전작 이순신 편과 앞으로 나올 책 모두 소장하고 싶어졌어요.


커버 안쪽에는 김구 일생의 주요 대표 장면을 압축해 한 장으로 표현한 그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역사적인 장면들을 통해 격동의 시대 속 김구를 찾아보세요. 한 평생을 오로지 대한 독립을 위해서만 살았고, 가장 낮은 신분에서 민족의 지도자가 된 백범 김구 선생. 한 장의 그림으로 한 사람의 드라마를 보여주며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쉬운 <비주얼로 살아나는 김구>. 인물 생애를 중심으로 역사적 배경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있어 한국사 및 세계사의 큰 흐름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호의호식하지 못했지만 오로지 신념, 노력, 용기로 살아낸 겨레의 큰 스승 백범 김구. 어린 시절과 항일운동, 서거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드라마를 책 한 권으로 단숨에 만날 수 있습니다. 강화도 조약으로 개항이 시작되던 격동의 조선 땅에 태어난 김구. 어린 시절 이름은 창암입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공부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습니다. 척양척왜를 외치는 동학군 선봉장으로 나서기까지 김구의 어린 시절을 살펴봅니다.


동학농민운동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때 안태훈 진사(아들 셋 모두가 독립운동가로 이름 떨친 - 그중 첫째 아들이 바로 안중근 의사)의 도움으로 피신하며 스승 고능선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이때 많은 배움을 얻게 된 김구는 실행할 수 있는 결단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다 치하포 주막에서 칼을 찬 일본군을 죽이고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영화 <대장 김창수>에서 당시 이야기를 그려냈지요. 스스로 옳은 일을 했다고 믿었기에 후회와 두려움은 없었고, 다행히 사형을 면하게 됩니다.


하지만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 후 일본의 대대적인 독립운동가 색출로 김구도 다시 체포되어 큰 고문을 당하며 지옥의 감옥 생활을 하고 가석방으로 나옵니다. 일제 통치에서 과거 기록 추적을 막기 위해 이름을 계속 바꿔야 했습니다. 가장 낮고 평범한 사람이란 의미의 백범이란 호도 이즈음에 사용하게 됩니다.





<비주얼로 살아나는 김구>에서는 인포그래픽을 이용한 이미지가 많습니다. 복잡한 내용을 한눈에 보기 쉽게 표현하고 있어 글보다 더 많은 것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립운동은 일제 통치 하의 국내보다 해외에서 이루어진 활동이 무척 많다는 걸 알려주기도 합니다. 오늘날 우리들에게 조명을 제대로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세계 곳곳에서 펼쳐졌던 시기입니다. 본격 항일 운동이 이뤄지며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는 한국광복군이 연합군 일원으로 일본에 선전포고하며 싸운 뭉클한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우리의 손으로 독립을 실행하지 못한 채 일본의 항복 선언으로 결국 분단으로 이어지게 되는 여정은 씁쓸합니다. 통일정부 수립을 절규하는 '3천만 동포에게 읍고함'을 발표하기도 하는 등 분열의 과정에서 백범 김구 선생이 했던 처절한 노력들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됩니다.​


한 평생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살아온 겨레의 큰 스승 백범 김구는 같은 민족의 총탄에 목숨을 잃게 됩니다. 1995년에 작성된 '백범 김구 선생 암살 진상 국회 보고서'에 따르면, 안두희의 우발적 범죄가 아닌, 이승만 정권 수뇌부 차원의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임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하나의 큰 목표를 위해 발걸음을 내디딘 백범 김구 선생의 모든 것을 만나는 시간 <비주얼로 살아나는 김구>.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선택에 대한 삶의 지혜를 얻게 됩니다. 인포그래픽 인물시리즈 3탄은 어떤 인물이 등장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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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9단 보현 스님의 살맛나는 밥상 -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워주는 소박한 집밥 이야기
보현 스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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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공중전을 모두 겪은 인생 9단 보현 스님. 종교 불문 수십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이기도 합니다. 사찰음식의 정갈함이 담겼으면서도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는 오신채, 젓갈을 사용한 기본 밥반찬을 선보이기 때문입니다. 


<요리 9단 보현 스님의 살맛나는 밥상>은 유튜브 '요리9단보현스님'에서 특히 반응이 좋았던 인기 메뉴들을 추려 집에서도 절대 실패하지 않는 보현표 레시피로 정리한 요리책입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힐링 받을 만큼 자연미가 가득한 사진 화보가 예술입니다. 자연광에서 자연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요리책입니다.


보현 스님은 남양주 용화미륵암 주지 스님입니다. 마흔일곱 늦은 나이에 출가해 수행에 정진하고 계십니다. 촌스럽고 투박한 산골 집처럼 보이는 사찰에서 먹거리 밭일을 직접 하며, 산행, 기도 등 소소한 일상을 선보이는 보현 스님의 하루는 보는 이의 마음도 절로 평온하게 만들어주니 어느새 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24시간이 모자라는 N잡러 보현 스님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그 계절에만 먹을 수 있는 산나물 요리부터 시작해 볼까요. 돌미나리초무침 보는 순간 입맛이 확 돋습니다. 돌미나리는 데치지 않고 식초 물에 3분 담가 살균해서 바로 무치면 되는 거였어요. 저는 취나물을 샐러드로 해서 먹는 걸 좋아하는데 보현 스님은 데친 취나물 요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비벼 먹으면 맛날 것 같아요. 솔직히 나물을 데치는 걸 잘 못하는 편이라 매번 흐물흐물해지는 식감으로 끝났었는데, 취나물 조리법에서 10초 이내로 데쳐야 한다는 노하우를 배웠습니다. 살짝 데친다는 뜻이 정말 짧은 시간이었군요. 쉬운 듯싶어도 은근 까다로운 조리법들을 보현표 레시피로 완벽하게 쉽게 습득해 봅니다.


집밥 보다는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반찬을 직접 만들기보다는 동네 반찬집에서 사다 먹는 습관이 들어버린 요즘이라 안 그래도 치솟은 물가에 부담스러워진 게 사실입니다. 재료값도 부담 없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보현표 집밥 레시피가 고맙게 다가옵니다. 꽈리고추도 최애 밥반찬인데 멸치 조합이 아닌 유부 조합으로 만든 보현 스님의 유부꽈리고추볶음도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들깻가루를 넣은 부침가루 반죽으로 부쳐낸 들깨알배추전은 어떤 맛일지도 궁금해집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밥반찬 레시피가 가득한 <요리 9단 보현 스님의 살맛나는 밥상>. 빈틈 많고 어딘가 어설픈 스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꾸미지 않은 담백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보현 스님의 일상 속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고 있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보살님이 교회에 다니기 시작해도 믿음의 대상이 누구이든 오늘을 살아갈 의지가 생긴 것에 진심으로 축하하고, 겨울엔 캐럴도 부르는 보현 스님. 살맛나는 하루가 되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자극적인 입맛을 가진 대중이라면 밋밋한 사찰음식은 먹을 때 즐거움이 줄어들 겁니다. 그래서 보현표 레시피는 접점을 찾았습니다. 두부, 얼갈이배추, 깻잎, 오이, 표고버섯, 비트 등을 이용한 장아찌 같은 발효음식으로 말이죠. 10년 묵은 씨간장, 3년 이상 숙성시킨 된장, 밤가루가 들어간 고추장, 만드는 것 자체가 수행이라는 무조청을 가진 보현 스님표 보물들이 무척 탐납니다. 요즘은 다 사서 먹다 보니 깊은 맛이 확실히 덜한 것 같거든요.


중생들의 고단함과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살맛나는 밥상을 지향하는 보현 스님의 마음이 담긴 요리책 <요리 9단 보현 스님의 살맛나는 밥상>. 채식을 지향하는 이라면 마음에 쏙 들 거예요. 무침, 조림, 찜, 장아찌, 김치, 국, 탕, 찌개 그리고 간식까지. 특히 보현표 당면강정은 그 어디에서도 못 봤던 레시피인데 누구든 한 번 맛보면 반할 수밖에 없는 영양 간식이라니 당장 당면을 사다 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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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이웃들 - 우리 주변 동식물의 비밀스러운 관계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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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독일 정원도서상 수상작 <선량한 이웃들>.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독일의 원예학자이자 식물학자 안드레아스 베를라게는 어린 시절 정원과 함께 자란 덕분에 이사 갈 때마다 새롭고 다양한 환경의 정원을 가꿉니다. 그런데 덩치도 작아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이웃들이 무척 많다는 걸 알게 됩니다. 자연스레 식물이 있는 정원을 찾아오는 동물의 세계에도 푹 빠지게 된 겁니다.


솔직히 나비와 벌 정도라면 저도 반가워하겠지만 친해지고 싶지 않은 곤충은 어쩌죠? 베란다는 물론이고 텃밭 같은 야외 환경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에게 해충의 의미는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선량한 이웃들>에서는 정원은 흠결 없는 장식품이 아님을 강조함과 동시에 풍요의 정의를 내립니다. 동식물종 분포 스펙트럼이 최대한 넓을수록 그것이 풍요라고 말이죠. 정원을 가꾸며 식물을 지킨답시고 인간이 하는 행동의 대부분은 우리의 주거 공동체 안에 속한 동식물들에게 해를 입힌다는 걸 분명히 알려줍니다. 나도 살고 너도 살리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최고라는 건 이해되지만... 그렇다면 도무지 심적으로 친해질 수 없거나 식물을 망치는 동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몇 년 전 집 주변에 무당벌레가 창궐했는지, 바람을 타고 집안으로 들어오는 녀석들이 꽤 있어 혼비백산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식물에 앉아있을 땐 귀엽게 보이던 무당벌레가 정작 집으로 들어오자 해충처럼 바라보게 된 셈이죠. 기후 변화 때문인지 작년까지는 못 봤던 새로운 벌레가 해마다 하나씩 등장하는 느낌이라 따뜻해지는 계절이 오면 지레 긴장됩니다. 유난히 나무와 꽃이 많은 주변 아파트에서는 마침 오늘 살충제를 뿌리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누군가에겐 징그러운 벌레이지만 제 눈에는 귀여운 존재도 있습니다. 톡토기입니다. 제가 키우는 육지소라게 사육장 내부는 숲속과 비슷한 환경을 유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연의 청소부인 톡토기도 번창하고 있습니다. 흙 1제곱 미터에 최대 10만 마리가 있을 수 있다지만 그 정도까지는 원하지 않지만요. <선량한 이웃들>은 해로운 것과 이로운 것으로 나누는 사고방식을 내려놓게끔 합니다. 정원에서조차 모든 게 내 소유라는 이기주의에서 시작되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합니다. 해충에 대한 인간의 편견, 왜곡을 하나하나 깨뜨립니다. 우리가 엉뚱하게 잘못 알고 있는 정보도 많다는 걸 짚어줍니다. 더불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식물들에 대한 상식처럼 알고 있던 속설의 진위도 가려내줍니다. 





요즘처럼 집약 농경이 이루어지는 밭의 화학물질들은 동식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간이 아니라면 자연계의 균형은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는 문제일 뿐이라는 걸 하나하나 알려줍니다. 안정된 시스템의 정원을 가꾼다는 것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정원의 생태계를 유지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인위적으로 통제하려고 하기보다는 선량한 이웃들의 균형을 맞추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정원이나 발코니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제공한다든지 (곤충을 위한 식물 리스트도 있음), 동물을 위한 숙소를 지어준다든지 (곤충 전용 호텔 짓는 법도 있음) 이처럼 식물, 곤충, 작은 동물 그리고 인간이 운명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저 정원 도구만 가지런히 잘 정리하면 될 뿐, 정원 자체가 잘 정리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합니다. 낙엽 더미를 다 치워 버릴 필요도 없습니다. 잡초도 모조리 제거할 필요는 없습니다. 식물의 잔해가 다른 어떤 생명체에게는 무척 쓸모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자연은 익충과 해충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익충을 먹어버리는 새가 나타나면 해충 역시 잡아먹는 시스템입니다.


물론 뱀이나 쥐가 들어오는 건 음... <선량한 이웃들>에서는 대자연이 스스로 행하는 무질서에 대한 인간의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정원이라는 작은 공간은 지구 생태계와 시스템을 공유하고 있다는 걸 일깨웁니다. 물론 동물 배설물이나 진드기처럼 인간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주의해야 것들도 분명 있습니다. 꼭 쫓아내야 한다면 정원과 집에 독극물을 쓰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기술도 있습니다. 정착할 생각하지 못하게 스트레스 환경을 만든다든지, 토분을 활용해 그곳에 곤충들이 입주하도록 만들어 숲속으로 옮긴다든지, 개미의 길은 라벤더 기름처럼 향이 진한 물질을 뿌리면 고속도로가 끊어진다든지 등 다양한 노하우들을 알려줍니다.


정원이라는 작은 개념에서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결국 지구에서 살아가는 운명 공동체라는 넓은 시야로 확장하게 하는 <선량한 이웃들>. 능력 있는 동물들과는 잘 지낼 수 있도록, 자연계의 제어 방식을 믿을 수 있도록 그리고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하지 않는 범위에서 곤란한 동물은 피할 수 있게 하는 공존의 사고방식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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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이 필요할까 - 장재인 시선 집
장재인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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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2 Top3에 오르며 스무 살 앳된 모습으로 감성 깊은 목소리를 낼 줄 알았던 그를 인상 깊게 봤었는데,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더니 어느새 10년의 세월이 흘러 서른에 이르른 장재인. 그간의 이야기를 풀어낸 글로 만나게 되니 이 또한 반갑습니다.


장재인의 첫 산문집 <타이틀이 필요할까>는 힘듦의 시간을 보내며 더욱 단단해진 자아를 찾기까지 장재인의 사유와 시선을 담은 기록이 담겼습니다. 독특한 음악 세계만큼이나 역시 장재인답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20대 힘듦의 시간을 생각 뭉텅이 방에 빠졌었던 시절로 표현하는 장재인 저자는 착각, 오해, 왜곡, 행동하지 않게 만드는 생각의 감옥 속에 갇혀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몽글몽글한 생각이 아닌 아주 딱딱한 뭉침과도 같은 생각 말입니다. 자신의 전부가 생각이 되고 생각의 전부가 자신이 되는 악순환에 빠졌습니다.


​스물세 살에 반신마비 증상이 오며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 침대에서 보냈을 정도로 긴장 가득했던 몸은 결국 몸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벼랑 끝에 서고 나서야 자각합니다. 생각 끊기, 생각 멈추기를 연습해야겠다고요. 정확한 생각을 심플하게, 알맞게 하고 싶어진 그는 그렇게 되기 위한 20대를 보냅니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스스로를 아프게 놔두지 않습니다. <타이틀이 필요할까>라는 제목처럼 의문을 품는 질문을 할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타이틀이 필요할까? 모두에게 친절해야만 할까? 타인의 시선을 신경 써야 할까?


허무를 가장 잘 표현하는 가수로 불렸던 장재인. 스스로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기대했건만, 나도 모르게 다시 기대했건만, 아무것도 없는 그 허무를 1집 정규 앨범에서 아낌없이 쏟아냈습니다. 힘들게 회복을 이뤄내며 허무를 다 쏟아부었던 앨범이었기에 신기하게도 이후엔 맑은 멜로디가 자리 잡더라고 합니다. 이제 목표는 현재 나를 이루는 주된 감정의 색이 어떤 것인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그동안은 우리 대부분이 그렇듯 좋은 성격에 대한 강박이 심했다고 합니다. 무조건적인 친절보다 자신의 감정을 1번으로 우선시해보려고 노력합니다.


나를 잃어버렸던 시절, 나를 찾는 시작점이 된 O. Zero 곡처럼 과거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못난 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인정하면서 좀 더 건강한 방식으로 자신을 바라보기로 합니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스스로의 마음을 속이지 않은 채 신념과 기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갑니다. 삶의 태도는 물론이고 작업 방식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타이틀이 필요할까>는 어떻게 변환점을 맞이했고, 실제로 어떤 변환을 해냈는지 여정이 그려졌습니다. 그 중심에는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판단의 기준을 자신에게 맞춘 질문들입니다. 남들이 어떻건 내가 보기에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방향과 철학이 확실하다면 마음에 부합되는 것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사랑과 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면 하고 말면 마는 게 연애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두우면 어두운 대로 우울하면 우울한 대로 불안하면 불안한 대로 그대로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솔직히, 그게 뭐 대수라고.' 하며 조금은 편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게 됩니다.


스스로 그 모든 것을 늪으로 여기고, 수치로 두는 게 아니라 그저 우주의 재난일 뿐 내 잘못이 아닌 것에 허우적대지 않기로 합니다. 나는 지금 행복한 건가? 하며 행복의 척도를 재기보다 그저 평온하게, 담담하게 흘러가는 것이 더 낫다는 걸 깨닫기도 합니다.


대중에게 초점 맞춰진 타이틀 곡보다 뮤지션의 일상과 사적인 감정이 담긴 수록곡을 더 좋아해온 장재인. 뮤지션으로서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한 그의 시선, 20대의 시행착오들을 담은 <타이틀이 필요할까>는 스스로를 좀먹던 감정들로 몸도 마음도 아팠던 나날들을 지독하게 겪고 나서야 비로소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마음을 담백하게 들려줍니다.


스스로를 토해내기 바빴던 지난날을 글로 담담히 표현하다 보니 새로운 충전의 맛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알맞지 않은 옷을 입는 대신 장재인만의 색을 담은 일상과 음악을 하겠다는 그의 발걸음이 씩씩하게 나아가길 응원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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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 - 울음이 그치고 상처가 아무는 곳, 보건실 이야기
김하준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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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는 그래도 친구를 데려다주느라 한두 번 들렀던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엔 학교 보건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학교 보건실과는 인연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보건교사 에세이 <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의 이야기가 얼마나 공감이 될까 싶었는데, 귀여운 깨발랄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내내 울며 웃으며 뭉클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오히려 부모보다 더 아이의 마음을 보살필 줄 아는 보건교사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 어린 시절, 우리 아이의 어린 시절의 마음을 되돌아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에서 20년간 보건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하준 선생님. 보건실에 하루에도 꽤 많은 아이들이 드나든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 평균 5분 간격으로 아이들이 다녀가는 곳이라니. 그리고 이렇게 찾아오는 아이들 대부분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로 아파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보건실을 수시로 들락날락하며 수업을 빠지던 친구가 기억납니다. 당시엔 그저 꾀병 부리는 걸로만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아이도 드러나지 않은 마음의 상처가 있었기에 그곳을 자주 찾았던 건 아닐까 싶어요. 간단한 외상을 치료하러 가는 것 외에도 보건실은 누군가에겐 또 다른 은신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를 읽으며 깨닫게 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프다고 하는 아이의 말이 반드시 신체적인 아픔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부모라면 경험할 겁니다. 겨우 그까짓 걸로 그런다며 아이의 아픈 마음을 별것 아닌 걸로 치부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기도 합니다. 학교 가기 싫다는 아이를 두고 바쁜 아침 시간이라 대개는 윽박지르며 일단 등교시키는데 우선 목적을 두지 차분히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건 등한시합니다.


아픈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말하고 행동하는지 <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에서 수많은 아이들의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보건교사라고 해서 아이들의 걱정과 고민들을 해결해 줄 만능 능력을 가진 건 아닙니다. 하지만 들어주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금세 회복되는 유연함을 보여줍니다.





"아이들을 볼 땐 그림자도 함께 보기를, ​그림자가 얼마나 큰지 알아보기를, ​그림자가 너무 커, 그림자가 없는 줄 착각하지 않기를." - 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 中 


아이들 다운 톡톡 튀는(깨는?) 행동을 엿볼 수 있는 유쾌한 에피소드도 많습니다. 어지럽고 토할 것 같다며 온 아이는 직전에 밥 먹고 뱅뱅이를 신나게 타고 왔었고, 코피 나서 오는 아이 대부분은 코딱지를 파다가 나는 거지만 슬쩍 모른 척해 줘야 하고, 온 세상이 뿌옇다며 온 아이에겐 안경을 닦아줍니다. 


홈질처럼 하루 건너오는 아이, 박음질처럼 매일 오는 아이들도 있지만 최근 보건실에 방문하는 아이들의 양상을 살펴보면 무기력한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나마 고민거리를 털어놓기만 해도 생기를 찾는 아이들이 많지만, 무사히 보건실에 있다 가게 하는 것 외에 더 지원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한 보건실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합니다.


아이들의 아픔과 슬픔을 들여다보는 귀한 일을 하는 그의 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보건실을 찾아오는 아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돌보는 김하준 보건교사. 오히려 이런 일들이 어린 시절의 자신을 위로해 주는 일이었다고 고백하는 저자처럼 아직도 아파하고 있는 우리의 내면아이를 어루만져 주는 시간을 안겨주는 에세이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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