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갈등관리 - 심리학적 갈등조정을 중심으로
문용갑.이남옥 지음 / 학지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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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이면 갈등 안 생기는 곳 없죠. 인간관계로 이루어진 사회생활에서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데요. 동업자 간의 갈등, 직장 내 동료와의 갈등, 임금협상 갈등... 그런데 갈등을 비정상적인 것으로만 보면서 단순히 의견 차이로 내버려두면 어떻게 될까요. 사소한 불만과 분노가 커지면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건 우리는 일부 신호만 보고 상대방을 판단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요. 게다가 동양 문화권에서는 반박하기보다는 은폐하는 문화여서 곪아 터질때까지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갈등관리>는 갈등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관리할 것이냐를 다루는 전문서인데, 사회생활하는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조직갈등관리>는 기존의 갈등관리와는 다르게 심리학적 갈등을 중점으로 소개합니다. 갈등이란 무엇인지 갈등의 본질을 이해하고 Win-Win을 위한 갈등 관리법, 갈등 관리 시스템 구축 모델을 제시해 갈등조정 도입 사례까지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어요.

 

 

갈등상황은 상대로부터 침해, 피해당했다고 느끼면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해 누가 옳은지 그른지 시비를 따지는 논쟁으로 시작합니다. 즉 갈등이란 것은 상대방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 부정적 감정이 들어간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갈등조정은 표면적으로 찾을 수 있는 사실, 사건뿐만 아니라 행동, 사고, 감정, 동기의 차이까지 포함해 목표, 요구, 소망, 기대, 욕구, 관심, 두려움 등 그 배후에 있는 이해관계들까지 파악해야 해결할 수 있어요.

 

<조직갈등관리>는 특히 감정적 이슈에 초점을 맞추는데요, 결국 갈등 관리는 감정이 개입된 사안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는 것을 짚어줍니다. 갈등조정에는 협상, 중재, 법적 소송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이 책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방법은 협력적 갈등관리의 한 방법입니다.

 

심리학적 갈등조정은 조정자가 심리학적 기법을 이용해 갈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갈등당사자 모두가 윈윈되는 해결책이라고 해요. 갈등을 근원적으로 다루다 보니 갈등 해결 후에도 재발하지 않도록 처리하는 갈등조정입니다.

 

 

 

갈등 양 당사자가 갈등해결을 통해 손해보다 이익이 더 많아서 승리했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이 Win-Win 해결책입니다. 업무협력, 팀 갈등, 구조조정 갈등, 계약체결 또는 임금협상 갈등, 국내외 거래관계 갈등 등 다양한 갈등 상황. 이런 갈등 유형에 상관없이 적용 가능한 방법이 갈등조정입니다.

문제는 이슈도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갈등의 원인부터 성급히 단정한다는 데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가려 가능한 한 신속히 갈등을 제거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갈등관리는 흥정이 아닌, 이해관계를 밝혀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갈등의 주체는 개인이나 소집단이기에 감정개입, 위협, 방어 행동, 자기보호, 욕구 충족 등 심리적 기제가 작용하고, 이런 갈등은 동료에게 하소연해도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조직 내 갈등관리시스템의 도입과 구축 문제의 중요성을 짚어주네요. 게다가 리더가 다뤄야 할 과제이기도 해서 리더가 갈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두지 않으면 곤란하겠더라고요. 물론 조정자뿐 아니라 갈등당사자에게도 꼭 필요한 내용입니다. 조정 기법을 알면 갈등이 심각해지기 전에 해결할 기회가 있지 않겠어요. <조직갈등관리>에서는 갈등 사례와 함께 해결 과정을 하나씩 보여주는데 '나' 메시지, 공감 문장 등 그 모든 것이 결국 사회생활하는 우리가 익혀야 할 일상의 태도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갈등 관리 해결에 다뤄야 할 사안이 정말 복잡하게도 많구나 싶더라고요. 갈등 조정자 역할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해결 과정을 보면서 갈등조정자의 내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잘 배워두면 생활 속 다양한 갈등에 대처하는 노하우를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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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부모는 운동부터 가르친다 - 서울대 최의창 교수가 말하는 내 아이 리더로 키우는 운동의 힘
최의창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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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최의창 저자가 알려주는 운동의 힘. <현명한 부모는 운동부터 가르친다> 책은 학업 성취도와 운동의 상관관계를 짚어주며 아이들에게 운동이 왜 좋은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지덕체 전 영역에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내 아이에게 맞는 맞춤형 운동은 무엇인지 그리고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알려주고 있어요. 전인교육으로서 운동의 가치를 알게 되면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운동 자체가 성적을 올려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학습능력이 촉진되도록 신체의 생리적 조건을 형성하고, 공부에 필요한 정신 작용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해요. 심신이 피폐해져 가는 아이들. 이때 정서적 환기와 적절한 체력이 바탕이 되면? 아이들이 공부를 효율적으로 집중력 있게 하는데 운동이 분명 작용한다는 거죠.

 

 

 

 

그래도 우리 부모들은 아이가 운동만 하다가 공부를 못하게 되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최의창 교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단언해요. 학업 스트레스는 높고 행복지수는 낮은데, 체육 시간은 줄어들고 운동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생활. 몸을 움직이지 않아서 생긴 문제는 몸을 움직여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운동과 공부를 잘 조화시키는 능력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이 꼭 갖추고 있어야 할 생활기술이자 생존기술이다."

 

"부모는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하는 시간을 걱정하지 말고, 사춘기에 가장 건강한 취미를 가진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 

 

 

10세 이후 초등학교 고학년에 들어서면 아이들 간에 체력 차이가 보인다고 해요. 운동 꾸준히 한 우리 아이도 5학년 접어들고부터는 빡빡한 학교생활에 체력 훅훅 떨어지는 느낌을 저도 받았거든요. 책에서는 특히 이 시기에 아이의 체력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운동 습관을 길러주어야 한다는데, 우리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자 유산이라고 말할 정도로 중요한 습관입니다. 그리고 운동을 하게 되면 반드시 따라오는 게 식습관이더라고요. 부모의 관심,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죠.

 

 

 

<현명한 부모는 운동부터 가르친다>를 읽으며 운동이 전인교육에 좋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그럼 어떻게 운동해야 할까?

내 아이의 몸에 맞는 운동은 어떤 것일지 알아야겠죠. 키 작은 아이는 성장판 자극 운동을, 몸이 허약한 아이는 일상생활에서 신체활동량을 늘려 건강 체력을 키우는 운동을, 자세가 바르지 않은 아이는 관절 보호와 근육 강화에 좋은 운동을, 운동신경이 부족한 아이가 할 수 있는 운동 등 아이마다 체력과 체형, 체질이 다르므로 운동법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운동 싫어하는 내성적인 아이, 공격적 성향이 강한 아이, 협동심이 부족한 아이, 산만한 아이, 여자아이에게 맞는 운동 등 아이들 성향에 따라서도 다양한 선택권이 있더라고요.

 

 

 

운동습관을 만들어주려면 어렸을 때부터 이것저것 아이가 관심 가지는 것을 해보면서 운동에 대한 즐거움과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저도 경험하고 있네요. 우리 아이의 경우 몇 가지 운동 가볍게 접하다가 그중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 한 가지를 4년째 하고 있어요.

운동 다녀오는데 오가는 시간까지 2시간 넘게 매일 사용하는데요, 사실 어떨 땐 오가는 시간만큼은 좀 아깝다는 생각 안 해 본 건 아니에요. 그 2시간을 공부학원으로 돌렸으면? 하지만 아이가 땀 흘리면서 나름 스트레스 해소한다는 느낌은 확실히 있어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아이만의 시간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4년째 주5일 운동때문에 생긴 단점은 퍼뜩 생각나는 게 없지만, 장점은 바로 생각나네요. 낯가림 성격도 조금씩 변화하고, 아이 스스로 자기 몸을 신경 쓰고요. 친구 관계도 폭넓어지거나 깊어지기도 하고. 초등학생 위주의 스포츠센터나 도장에서는 다양한 체험활동도 겸하고 있어 부모가 평소 못 해주는 부분까지도 신경 써주길래 만족스러웠어요. 게다가 공부학원만 다녔다면 집에 와서 하는 공부는 연장 선상의 느낌이 들어 아이가 몸을 배배꼬았을 텐데, 운동하고 오면 운동으로 몸 풀었으니 이제는 공부타임~ 집에서 하는 공부를 당연하게(?) 여기더라고요.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 방법을 아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적으로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 책 속에서

  

<현명한 부모는 운동부터 가르친다>에서는 운동과 관련한 영화, 책, 음악 등을 언급하며 운동 종목 하나만으로도 아이가 접할 수 있는 것이 꽤 다양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요. 운동의 중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더 폭넓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저도 이번에 새롭게 배웠습니다. 살면서 스트레스 풀 도구 한 가지쯤 갖추는 것, 이 시대에 필요한 생존전략이죠. 운동을 즐길 줄 아는 아이로 키우는 것,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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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예찬 - 공부 잘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송민기 지음 / 대지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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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고 싶다!

그런데 공부잘하면 될까? 인간다운 인간이 되면서 공부 잘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아이는 착한 행동을 할 줄 아는 아이입니다. 스스로 절제해야 할 때를 알고 친구들의 잘못된 행동을 막고 그것을 바로잡도록 조언할 줄도 아는 정의로운 아이입니다." 이 글을 읽고 우리 부모들은 '와우! 정말 멋진 아이군!' 이라고 생각할지 아니면 '저러다 왕따 당하진 않을까.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저러다 손해 볼 텐데...'라고 생각할까요.

 

착하다는 말은 더 이상 칭찬이 아니게 된 세상. 잘못된 교육 시스템으로 순수한 학구열이 아닌 사회적 지위 쟁탈전으로 변한 경쟁으로서의 공부만 하는 시대입니다. 왜 올바른 인간이 되면서 공부도 잘하는 것이 당연한 목표가 아닌 세상이 되어버렸을까요. <공부예찬>은 우리 교육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학생, 학부모, 교사가 가져야 할 공부철학을 알려줍니다.

 

장인이 되려 해도 엄청난 시간과 훈련의 과정이 필요한데 공부만큼은 지금 당장 성적을 올릴 수 있는가에 목숨 걸고 있는 현실을 지적합니다. 가시적인 효과가 공부만큼은 왜 그렇게 빨라야 하냐고 말이죠. 학생은 한두 달 공부했다가 안 되면 자포자기하고, 성적 바로 못 올리면 선생님 탓하며 학원 바꾸고. 부모는 아이를 들볶고, 아이는 지치고. 공부만큼은 참 조급합니다.

 

 

 

모르면 일단 외우고 보자는 암기식 교육은 순간을 모면하는 임시방편이라는 걸 사실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외우니 되더라는 말에 숨겨진 '진정한' 암기는 외우면서 이해했기에 나타난 결과라는 걸 내심 알고는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말 그대로 벼락치기 암기로 시험을 끝내고 바로 잊어버리는 걸 부모마저도 당연시할 정도죠.

 

<공부예찬>은 과목별 공부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공부 가치관부터 세우자는 의도가 있습니다. 수학으로 치면 문제 유형만 열심히 다루는 게 아니라 깊이 있는 수학을 완성하기 위해 개념 이해가 먼저이듯, 공부도 특정한 기술을 알기 전에 배움에 대한 의지와 학구열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공부의 본질을 깨우쳐야 합니다. 

 

 

 

"공부하기 싫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도 부모의 기대 때문에 무작정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 우리 아이들을 양치기 소년으로 만들고 있다. (중략) 누가 내 아이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있는가." - 책 속에서.

 

학생의 3대 거짓말로는 시험준비 잘하고 있다. 걱정하지 말라는 둥. 그러다 시험기간엔 꾀병 부리고, 시험 후에는 반 아이들 모두 시험 망쳤다는 둥 선생님 탓을 합니다.

학부모의 3대 거짓말은 우리 애는 시키지 않아도 잘한다. 원래 잘하는데 다른 이유로 그렇게 됐다. 선행학습 등 할 게 너무 많아 시간이 없다.

학원의 3대 거짓말은 학원에서 아이가 열심히 공부한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 나올거다. 시험 때 긴장 많이 했나보다 혹은 시험 난도가 특히 높아 다른 아이들도 다 점수가 내려갔다.

학생, 학부모, 학원의 3대 거짓말을 짚어주는데 어찌나 공감되던지요. 아 부끄부끄.

조급증으로 빠른 결과가 나타나길 바라니 실패하면 근본적인 문제를 살펴보지 않고 변명만 하게 됩니다.

 

게다가 우리 내신제도는 한번 실패한 아이들에게 가혹하기만 합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본다면서 성공만 강요하는,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이니까요. 게다가 자기주도학습이라는 것도 원래 성인을 위한 교육 방법으로 제시된 개념인데 우리 교육은 주입식 교육 방법은 그대로 두고 변질된 자기주도학습으로 남용하고 있다는 것을 짚어줍니다.

 

 

 

지성을 배울 기회가 없는 현재 교육 시스템으로는 이렇게 배운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면 또다시 반복되는 역사의 되풀이밖에 더 되지 않을까요. 지식인이 아닌 지성인. 도덕적인 인간이자 행동하는 인간을 뜻하는 지성인으로 살려면 우리 교육의 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가 어떤 것을 지켜야 하는지 공부 철학을 다룬 <공부예찬>.​

 

공부를 잘 해야 하는 이유로 흔히 드는 것이 좋은 직업을 가지기 위함인데 저자는 직업 선택이 아니라 사명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사명감을 가지려면 전방위적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철학이 있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책의 부제, '공부 잘하고 싶은' 의미가 그대가 생각하는 그 스킬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어서 당황할 수도 있을 겁니다. <공부예찬>을 읽으며 공부하는 이유가 부, 명예와 같은 성공을 위한 것일 뿐이라면 인생에서 무엇을 잃게 될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겠습니다.

 

 

아이를 가르친다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내 아이가 앞으로 참된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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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의 일기 밀리언셀러 클럽 146
척 드리스켈 지음, 이효경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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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드레날린 솟구치게 한 황금가지 밀리언셀러클럽 신간 <그레타의 일기>. 첩보영화를 보는듯한 긴박한 장면, 안네의 일기를 연상시키는 제3제국의 비밀 등 재미있을 만한 요소가 가득합니다. 척 드리스켈 저자는 <그레타의 일기>를 포함해 전 4권의 게이지 하트라인 시리즈를 썼다고 해요. 영화 제작될 거란 소식도 있는데 본 시리즈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미 특수부대 출신으로 꽤 아픈 과거를 간직한 주인공 이름이 게이지 하트라인입니다. 순수하고 정의로운 사람이지만 실전에 투입되면 냉정함이 온몸에서 뿜어나오는 남자! 비행기에서 소동 벌인 한 남자를 제압하는 첫 씬에서부터 벌써 매력 발산 하더라고요. 미 특수부대에서 임무 중 아이들의 죽음을 겪으며 신분세탁 후 민간인으로 사는 게이지 하트라인. 과거의 죄책감으로 삶에 대한 욕구도 크게 없고, 지독한 두통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현재는 독일에 거주하면서 프랑스 정보부의 자잘한 임무를 받아 근근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도청기 설치 임무 중 발견한 6권의 일기장. 한 유대인 일가가 그 건물이 있던 자리에서 1938년에 잡혀갔던 사실을 떠올리며, 일기장의 주인인 그레타의 삶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그레타는 알도라는 남자의 하인으로 일했었는데, 알도에게는 이미 배우자 혹은 여자친구로 추정되는 에바라는 여자가 있었지만, 그레타와도 깊은 관계를 맺습니다. 알도의 아이를 임신한 그레타. 그런데 일기장 내용 곳곳에서 알도에 대한 두려움을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녀는 알도라는 남자를 두려워했을까. 그레타는 유대인이지만 신분세탁으로 독일인 행세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녀가 모시고 있는 알도는 유대인 혐오증이 엄청나다는 것을 그녀의 일기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알도가 그레타를 독일인으로 알고 있었다는 거죠. 그레타의 일기에는 당시 알도의 집에 드나드는 나치 고위급간부 이름도 등장하고... 

 

 

 

일기를 읽은 게이지 하트라인은 결국 어마어마한 비밀을 알게 됩니다.

알도라는 남자는 아돌프 히틀러라는 것. 반유대주의자가 사생아를, 그것도 절반은 유대인인 자식을 남겼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다면 엄청난 후풍이 닥칠 테니까요. 그 건물의 옛 주인이었던 부부는 당시 홀로코스트로 사망했지만, 아이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으니 만약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70대 노인이 되어 있을 겁니다.

 

게이지 하트라인은 그레타의 아이를 찾아 일기장을 돌려주고 싶어 하지만...

빠바밤~ 만만찮은 걸림돌이 줄줄이 놓여있네요. 일기장의 가치를 놓고 다양한 인물들이 얽힙니다. 프랑스 마피아까지 개입하면서 무차별적인 살인은 기본 옵션이 되어버렸고요. 게이지 하트라인의 연인마저 살해되면서 소설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합니다.

 

<그레타의 일기>는 그저 일기장을 뺏고 뺏는 첩보물에 그치지 않고, 유대인 그레타와 20세기 가장 악명높은 반유대주의자 아돌프 히틀러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본성 중 쉽게 이해하기 힘든 사악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기장 속의 알도와 게이지 하트라인을 쫓는 마피아 두목 니키가 묘하게 닮아있어 흥미롭기도 해요. 미치광이, 살아있는 사탄 같은 그들.

 

"알도가 나를 사랑하는 것 같아 두렵다. 더 두려운 것은 그가 나의 정체를 알아냈을 때 내게 가할 처벌이다." - 책 속에서.

 

 

 

<그레타의 일기>는 일기장의 비밀을 파헤치며 쫓고 쫓기는 사건과 게이지 하트라인의 복수로 크게 나눌 수 있어요. 비위 약하면 섣불리 도전했다가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광기 어린 마피아 두목 니키의 행동이나, 과감하게 냉정한 복수를 하는 게이지 하트라인의 모습이 영화 <쏘우> 스타일의 스릴러물처럼 장난 아니더라고요. 서너 장면 정도 특히 잔인한 편인데, 신기하게도 책을 덮고 나서는 깔끔해지는 뒷맛이 있었던 소설입니다. 결말이 부드러워서 그런 효과가 나는 듯.

주인공 게이지 하트라인도 멋지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마피아 내 브레인 역할을 한 마르셀이란 남자에게서 진~한 매력을 느꼈네요. "그렇게 못합니다." 한 마디에 꺄~~ 소리 지를 정도 ㅋㅋ

 

음모론자에게서 나올법한 기상천외하지만, 왠지 있을법한 이야기를 다룬 <그레타의 일기>.

나치 대원들이 독일 전역의 유대인들을 약탈한 크리스탈나흐트 사건을 배경으로, 그저 역사 속의 사건으로만 접했던 히틀러와 제3제국을 일기라는 내밀한 소재로 접하니 그레타에게 더욱 동화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일기장은 그저 썩어가는 책이 아니었다. 과거로 열리는 창이었고, 이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악에 대한 이제까지 없던 기록이었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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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귀도 알아듣는 시사상식
김초롱.박명석.정새미나 지음 / 시드페이퍼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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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준비용 면접 스터디 때문에 시작한 팟캐스트 <막귀도 알아듣는 시사상식>.

액기스만 모아 모아~ 책으로 나왔네요. 취준생이 보면 좋은 책이기도 하고, 저처럼 일반인도 최신 이슈와 시사용어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책입니다.

 

<막귀도 알아듣는 시사상식>은 단순히 상식만 나열한 구성이 아닙니다.

그 배경까지 소개하며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지 논점을 짚어주고 있어요. 게다가 김초롱, 박명석, 정새미나 세 명의 저자가 면접에서 답변하는 듯 자기 생각을 정리한 부분은 말발이 돋보이기도 하네요. 

 

위안부 문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등을 다룬 한반도 문제.

핀테크, 금리, 중국의 위상과 관련한 경제 문제.

이슈화된 법 개정안과 제도를 이야기하는 법 문제.

미국 대통령 선거, 이란 행보, IS 만행, 기후변화 등을 다룬 국제 문제.

이 책은 크게 네 가지 주제로 나눠 상식과 논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야부터 읽으면 되는 구성이어서 편하게 뒤적이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저는 소녀상을 지켜주오 편과 지옥섬의 숨겨진 진실 편이 기억에 남습니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합의문은 피해당사자를 배제한 합의였기에 논란이 되었는데요,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살아있다는 대법원 판결상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할 사안임에도 법적 책임은 건드리지 않고 도의적인 사과만 받아낸, 오히려 발목 잡는 합의문이라는 게 문제라는 거죠. <막귀도 알아듣는 시사상식>에서는 먼저 합의문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어떤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있는지 조목조목 짚어내고 있습니다. 

 

<몽화>라는 소설에서 강제징용된 청년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는데, 마침 이 책에서도 한 번 들어가면 죽기 전에는 나올 수 없었던 지옥섬 하시마섬 이야기를 하네요. 일본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곳이죠. 한국인의 강제노역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쏙 빼놓은 채 말이죠. 등재 후에도 애초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일본 정부입니다. <막귀도 알아듣는 시사상식>에서는 하시마 섬 논란의 핵심을 한국 입장과 일본 입장에서 비교해 보고 우리나라의 과제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위안부, 강제노역에 대해 일본의 역사 인식을 생각하게 되는 이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반성할 부분은 있다는 것. 바로 베트남 양민 학살과 관련해서 말이죠. 베트남 전쟁에서의 만행, 우리 국방부의 공식 인정과 사과는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허물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역사적 사실에 대처하는 자세를 곰곰이 짚어보게 됩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23년 만의 신규 은행인 인터넷전문은행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어요. 핀테크 시대에 걸맞은 금융권의 변화.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정말 번거로웠던지라 저는 이런 행보가 반갑네요. 국제 문제에서는 IS의 테러와 시리아 난민에 관한 이야기가 아무래도 눈에 쏙 들어옵니다. IS를 논하려면 시리아 내전 문제부터 다뤄야 함을 짚어주고 있더군요. 강국의 편가르기부터 해결이 되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책 마지막에는 국내외 화제의 인물 31명의 이력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이세돌, 버니 샌더스, 차이잉원 등 뉴스에 자주 등장하던 인물들을 한 번에 접할 수 있네요.

 

<막귀도 알아듣는 시사상식>은 세 명의 저자가 각각의 관점에서 말하기에 그만큼 다양한 시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이런 부분을 생각해 볼 수도 있구나 하면서요. 취준생이나 일반인이 알아야 할 시사상식은 물론 논술, 면접 대비 논점 잡는 방법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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