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철학사전 - 한눈에 보고 단숨에 읽는
다나카 마사토 지음, 이소담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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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책을 읽고 싶긴 한데 읽어봐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고, 이해될듯하다가도 점점 꼬이며 정리 안 된다면 <일러스트 철학사전>이 보조역할 톡톡히 해낼 것 같아요. 철학 사전이라는 역할 외에도 철학 입문서 그 자체로도 만족스러운 책입니다.

 

 

 

고대 탈레스에서 시작한 철학이 중세, 근세를 거쳐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요 철학자 87명, 그들의 사상 187개가 600여 컷의 일러스트로 설명된 책 <일러스트 철학사전>.

크게 인물 편과 용어해설 편으로 나뉘었고요. 철학자 소개와 철학자를 대표하는 명언, 주요저서를 소개한 인물 파트에는 철학 개념을 설명하는 용어해설 페이지를 덧붙여 찾기 쉽게 구성되어 있어요.

용어해설편에서는 용어 의미, 어원, 구체적 예, 대립 개념이나 사상을 소개합니다. 모든 설명이 일러스트화 되어 있어 직관적으로 와 닿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개념 또는 아리송한 개념을 일부러 먼저 찾아보며 이 책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아... 이렇게 공부했었더라면 ^^ 고대 철학으로 가면 현재 패러다임과 다른 상태에서 나온 사상이 많아 추상적으로 받아들여야 하기에 지금까지는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았어요. 그런 추상적 개념을 일러스트로 만나니 꽤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네요. 중세 철학에는 예수도 등장하는데요. 중세 특성상 종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용어와 이전 철학자들의 용어를 비교 설명하기도 해 도움되었어요.

 

그러다 오컴의 면도날이란 용어가 나오며, 철학이 신학의 시녀에서 벗어나는 근대적 철학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기존의 보편적 진리 대신 내게 진리인 진리라는 사상이 팽배해진 시기입니다. 평소 문학책을 읽다 보면 도스토옙스키, 카프카, 카뮈는 실존주의 작가니 뭐니 하는 말, 잘 이해 못 했어요. 읽을 때는 이해되는 척하다가도 돌아서면 설명 못 하겠고 ^^; 도대체 실존주의가 뭐니? 그럴 땐 실존에 관한 부분을 찾아 읽으면 끝. 일반 사상과 무관하게 지금 현실을 주체적으로 사는 것을 '실존'이라 합니다. 객관적으로 세계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진리를 추구하는 입장이라는 거죠.

 

읽다가 지쳐버리는 철학으로만 생각했다면, <일러스트 철학사전>이 그 꼬리표를 많이 없애줍니다. 일반 사전처럼 용어설명만 간략히 했다면 그것도 더 이해하기 힘들었을 텐데, 이 책은 그 중간쯤에서 잘 자리 잡고 있어요.

 

 

 

철학 한번 알아볼까? 하는 일반인이라면 고대 철학 초반만 열심히 파헤치다 흐지부지해져 3천 년 서양철학사에서 현대 철학 쪽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예요. <일러스트 철학사전>은 현대 철학 비중도 적절히 맞춰 요즘 철학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파악하기 좋은 구성입니다. AI 시대를 맞이하면서 유전자 조작, 장기 이식, 인공 장기, 존엄사 등 기존의 인간, 가족, 자유, 죽음 등의 개념을 새롭게 생각해 볼 시기인 만큼 현대 철학 상식 전반을 접할 수 있는 책입니다.

 

단편적으로만 습득하다가 전반적으로 쭉 흐름을 살펴보니 고리타분한 철학이 아니라 현실을 이야기하는 철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하고요. 직관적인 일러스트가 이 정도라면 읽어볼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데 일조를 하고 있고요. 긴 세월의 철학사 흐름을 잡을 수 있는 <일러스트 철학사전>. 한 권쯤 소장해두면 써먹을 데 있을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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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문장 - 책 속의 한 문장이 여자의 삶을 일으켜 세운다
한귀은 지음 / 홍익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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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자의 인생에 숱한 장애물이 있지만, 그것을 뚫고 나갈 '자아'를 성장시키는 것. 바로 책 속의 한 문장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여자의 문장>은 한귀은 교수의 성장일기와도 같아요. 그녀가 위로받은 책 속의 한 문장은 어떤 것이고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그 과정에서 사유하는 모습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삶에서 피하려고 책 속으로만 묻혔었다는 고백. 제가 책에 몰입하게 된 이유와도 닮아있어 더 끌렸던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삶의 결정적 순간은 고요히 시작되었고, 텍스트의 문장이 진실이 되는 때는 그것이 읽는 이의 삶과 만났을 때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여자의 문장>은 행복, 관계, 분노, 사랑과 이별, 노화, 일상의 사물, 숙명에 관한 여성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실제 삶 속으로 가져온 책 속의 한 문장으로 등장하는 책들은 철학, 에세이, 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에요. 읽어 본 책이 나오면 더 반갑기도 했는데, 그녀의 밑줄은 어느 부분에 그어졌는지 비교해보는 맛도 있었네요.

 

 

 

삶에도 실험이 필요하다는 말은 사랑과 일로 꽉꽉 채워 빈틈없는 생활을 하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이야기하려고 꺼낸 말입니다. 성취감 자체도 삶을 즐기게 하는 데 한몫하지만 <파우스트>, <담론> 등 책 속의 한 문장을 소개하며 지나친 노력을 버릴 줄도 아는 삶의 태도를 누리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100퍼센트를 모두 채우려고 허덕이는 사람은 중요한 진짜 가치를 잃어버리기 쉽다고 해요. 오히려 모자람 때문에 우리의 삶이 더 풍성해지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문장을 통해 유희 정신을 발동시켜 내 삶에 작은 실험을 해보라고 권하기도 하고요. 생각외로 그 작은 실험은 지레짐작했던 불안의 수치에서 벗어나 '별것 아니네' 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행복이든, 관계든, 사랑이든... 자신의 아픈 역사와 상흔에 내재한 의미를 찾으면 훌륭한 피드백이 된다는 것. 두려워서 피할 게 아니라 그 속으로 들어가서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태도로 사는 것 (p93), 그런 피드백을 얻으려면 역시 사유와 성찰의 과정을 얼마나 잘 겪어내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수전 손택은 페르소나와 그림자가 서로 어긋나지 않고 균형을 이룬 사람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삶 속에서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산 인물들을 이야기하며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가할 수 있는 에너지는 미미하지만, 자신의 삶을 바꾸는 매치포인트는 될 수 있다고 해요. 수많은 가면을 갖추고 다양한 역할을 하는 인간. 자신의 내면과 균형을 맞추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되겠어요.

 

이것은 나이 든 여자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노화와 관련한 주제에서도 일맥상통하는데요. 글에 문체가 있듯 사람에게 내재된 문체는 외적인 것과 더불어 내적인 어떤 것이 겉으로 배어 나오는 것이기에... 아름다움의 영역은 방대하다는 것, 무엇이 아름다운 것인지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것도 삶에서 필요한 것 같아요. 성형으로 어색한 미소를 짓는 얼굴과 주름진 얼굴로도 멋진 아우라를 뿜었던 오드리 헵번 중 어느 쪽이 더 아름다운지는 말할 필요 없겠죠.

 

"삶의 결정적인 순간은 방향이 영원히 바뀔 때 항상 드라마틱하거나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드라마틱한 삶의 순간들은 가끔씩 믿을 수 없을 만큼 이목을 끌지 않는다. 조용히 진행된다. 그리고 이 환상적인 침묵 안에 특별한 고결함이 있다." - <리스본행 야간열차>

 

책 외에 영화의 한 문장이 소개되기도 합니다. 내면의 진정한 변화는 겉으로 보이는 신체 나이도 바꿔버리는 것을 이야기  하는데요. 나이가 들어도 참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데 필요한 것은 내면의 변화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일상의 사물이 마음에 들어오는 순간을 이야기한 파트도 신선했어요. 정신 상태를 나타내는 내면의 일기 대신 동물, 사람, 사물 같은 외적인 세계 쪽으로 눈을 돌린 일기를 써 보라는 미셸 투르니에의 <외면일기> 구절을 인용하는데요. 저자는 팬티, 베개, 머리핀 등을 통해 일상의 단상을 읊습니다. 고결한 무엇인가로부터만 깨달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자의 인생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사는 시기에 겪는 다양한 문제도 언급하는데요. 나의 결핍을 채워주는 아이로서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워 겪게 되는 이중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임 기너트의 <부모와 십대 사이>를 인용하며 내 생각을 투사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어요.

 

​그저 책을 읽어내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내 삶에 끌어들이는 것. 책을 읽고 사유, 성찰한다는 것이 막막한듯 어렵게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여자의 문장> 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 간접체험을 이제 직접 느껴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네요.​ 삶이 문장과 만나는 순간을 느껴보는 것,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하는 문장을 만나려면 먼저 책부터 가까이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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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트렌드 심리학 - 12가지 실험으로 파헤친 소비 속 감춰진 욕망
강한나.김보름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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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심리 실험으로 파헤친 소비 속 감춰진 욕망 <마이크로 트렌드 심리학>.

소수의 취향이 다수의 마음을 사로잡아 트렌드로 떠오르는 이것을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로 살펴보는 책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맥락 속에 존재하고, 맥락을 바탕으로 주어진 정보를 해석한다. 따라서 '무엇'이 아니라 '왜'와 '어떻게'가 문제다." - 책 속에서

 

먼저 요즘 전체적으로 따르는 소비 일반론부터 이야기합니다. 주어진 대상 이외에 함께 제시된 모든 정보를 컨텍스트, 맥락이라고 부르는데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통해 내 머릿속에 각인된 정보를 해석하면서 동시에 현재 상황에서 습득한 것을 이해하는 거죠. 컨텍스트에 따라 주관적 해석과 감정이 매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 컨텍스트를 제대로 이해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끌린다는 거예요. 이거 센스있네~! 라고 평가하거나 일명 뭔가에 꽂히는 것처럼요.

 

이제 단순한 콘텐츠만으로는 승부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사용할지 모를 빅데이터가 아닌 이 모든 정보를 컨텍스트의 단서로 제대로 사용해야 소비자를 끌어당길 수 있고, 소비자도 관심 두게 됩니다.

 

 

 

<마이크로 트렌드 심리학>은 12가지 심리학 실험과 분석, 이것을 반영한 트렌드 사례, 앞으로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인사이트를 제시합니다. 이 책에 소개한 마이크로 트렌드는 누군가에게는 취향저격 코드일 텐데, 요즘 세대는 이럴 것이다라는 생각에서 좀 벗어나는 부분도 발견했을 정도로 저도 구세대가 되어 버렸나 봐요. 우리 아이처럼 Z세대의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잘 반영된 책입니다.

 

일상의 기록화라는 부분은 경험 자체보다 경험의 기록을 중시하는 시대의 해시태그가 아닐까 싶네요.

이런 마음을 읽은 마케팅은 인기가 높습니다. 미술관에서 사진 촬영을 허용한 대림미술관, 셀피들이 좋아하는 갤러리아 백화점 화장실 파우더룸 등이 대표적으로 성공한 사례입니다.

 

그런데 경험보다 기록을 우선시하게 되면 부작용도 사실 만만찮다고 해요. 실제 경험에 악영향을 준다는군요.

하긴 저도 경험을 위한 사진이 아닌 기록을 위한 사진을 찍어야 했던 순간을 되살려 기억해보면 오롯이 온몸으로 경험했던 때보다 기억도 잘 안 나는 것 같아요. 그저 사진으로 아, 이랬었지... 기억나는 척할 뿐.

 

"디지털에 남길 기억을 위한 체험은 경험하는 그 순간 우리가 음미할 수 있는 행복을 앗아간다." - 책 속에서

 

한편 자신의 멋진 생각을 표현할 줄 아는 뇌섹남, 뇌섹녀를 열망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카드 뉴스, 도서 요약 서비스, 스낵 컬쳐 등 지식 피로 사회에 알맞은 형태의 지식이 대세가 되었는데, 반대로 짧은 호흡에서 벗어나 긴 호흡의 텍스트를 충족하게 하는 SNS 플랫폼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긴 호흡이 필요한 플랫폼 속에서 숨은 욕망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디지털 DNA를 갖고 태어난 아이들 Z세대.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뇌가 8초의 짧은 주의력을 유지하도록 주의력 최소화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어요. 그들에겐 이미지가 주가 되고 텍스트가 이미지를 보충 설명하는 보조 성격을 띱니다. 이제는 어휘력 대신 이미지력이라는 말이 그들에게는 중요하게 작용하죠.

 

해시태그만으로 문장 맥락을 이해해버리는 Z세대.

SNS를 사용하는 방식도 이전 세대와는 좀 다릅니다. 온, 오프 경계를 구분해서 포장하지 않고 오히려 실제 삶이 온라인 모습인 날 것 그대로인 형태로 바뀌고 있습니다.

 

 

 

새로고침 무한반복 시대, 우리 뇌는 피로한 상태입니다.

뇌가 원하는 휴식에 알맞은 컬러링북, 필사 붐이 일어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멍때리기, 상상하기는 몸이 아닌 뇌를 쉬게 하는 방식이어서 권장하고 있네요. 디지털 기기도 연결이 아닌 단절로 나아가는 형태가 새롭게 출시되는 등 불규칙하고 변화무쌍한 트렌드 면모를 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트렌드 책보다 훨씬 더 소수의 취향저격을 다룬듯한 느낌이면서도 그게 또 어색하지 않은 걸 보면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에 공감한단 뜻이겠죠. 디지털 시대를 반쯤 걸친 세대의 이야기 외에도 Z세대의 현실을 적극 반영한 부분이 많아 신선하게 읽었네요.

 

소수의 취향저격이었지만 결국 트렌드로 떠오르는 것들을 보면 인터넷 세상 덕후들의 힘, 그들의 취향이 다수의 마음을 사로잡는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를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과 소신을 소비로 연결하는 요즘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 현재진행형 트렌드를 이야기하는 <마이크로 트렌드 심리학>으로 요즘 세대를 이해해보려고 노력 중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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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 본격 애묘 개그 만화
강아 글.그림 / 북폴리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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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집사라면 캐공감 할 고양이만화 <고양이 털엔 브레이크가 없지>.

페북에서 유명한 강아님의 만화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책으로 나오고서야 알게 된 만화인데요, 아니 왜 이런 분을 여태 몰랐을까... 캣폴리오 라는 별칭을 가진 북폴리오 출판사에서 이렇게 단행본으로 나오지 않았으면 놓쳤을 뻔했네요.


 

그동안의 고양이만화는 사랑스럽고 따스한 감정을 무기로 삼았다면, <고양이 털엔 브레이크가 없지>는 실감나는 생동감이 넘치는 엽기 만화와도 같습니다. "이것은 고양이 안티 만화가 아닙니다. 이 책을 읽고도 감당할 수 있으면 키워라!"는 문구가 당당히 있을 정도입니다. 골 때리는 분위기가 스멀스멀 풍기네요.

 

 

엉뚱발랄한 귀요미도 있어요.

고양이 눈높이에 맞춰 발라당 하는 장면 보면서 흠칫~! 고양이집사라면 한 번쯤 해보지 않았으려나요 ㅋㅋ

기지개 켤 때도 고양이 자세가 나오질 않나, 식빵 자세도 한번 따라 해 보질 않나... 고양이와 함께하면서 어느새 고양이 행동을 알게 모르게 하게 되는 집사의 모습. 반대로 고양이는 점점 인간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죠.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는 6년 차 아저씨 고양이 승달이와 자매 집사 두 명의 에피소드가 담겼는데요, 아깽이 시절의 고양이는 회상 장면을 빼고는 안 나옵니다. 귀요미 아깽이 모습이 없는데도, 웃음을 뿜어내는 엽기 에피소드가 많아 배꼽 잡고 봐야 해요.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제목처럼 고양이의 털뿜!

앙고라 대신 냥고라라는 말이 탄생할 정도로 고양이 털과 관련한 에피소드는 집사라면 안고 가야 하는 웃픈 현실입니다. 식사할 때 김치에 붙은 털을 떼고 먹는 모습을 보면 절로 고개 끄덕끄덕~

 


 

자매 집사는 처음부터 고양이를 키우고자 마음먹고 키운 것은 아닙니다. 빈집에 살던 고양이 가족이 있었는데, 철거하는 과정에 가족들은 사라지고 한 녀석만 남아버린 상황. 냥줍을 하게 되면서 어느 날 갑자기 고양이집사가 되어버린 거죠. 이제 노량진 길냥이 출신은 자매 집사를 거느린 집냥이가 됩니다. 예쁘고 귀여운 모습이 점점 백수 아저씨와 같은 망가진 모습으로 변해가는데, 그 모습이 어쩜 그리 공감되는지요.

 

감정 표현이 확실한 승달이와 자매 집사 간의 삐리리~가 난무하는 대사는 기본입니다. SNS에서 승달이 사진을 보니 더 실감나더라고요. 정말 인간화 고양이~!! 눈빛 초롱초롱하면서 동글한 눈을 가진 고양이 모습을 기대했다면 그 이미지가 와장창 깨질 겁니다. 이런 아저씨 고양이도 있다는 것을! 처절하게 망가지는 승달이와 집사들의 모습에 폭소가 절로 터져 나옵니다. 그런데도 참 사랑스럽게 보여요.

 

겉으로 보이는 것은 환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공포물 만화가 이토 준지가 그렸던 고양이만화처럼 호러 분위기도 팍팍 살려 국내 고양이 만화계에 새로움을 선사하기도 하네요. 고양이집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현실을 보여주며 그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참 행복을 보여 준 고양이만화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로망이 짓밟아지는 느낌은 전혀 없어요. 그 모습조차 품고 살아간다는 것이 고양이집사의 운명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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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사찰여행 55 -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여행지
유철상 글.사진 / 상상출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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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무게가 있을까? 없다면 가슴 한편을 짓누르는 이것은 무엇인가.

생각에도 크기가 있을까? 없다면 머릿속을 꽉 채운 이것은 또 무엇일까."

- 책 속에서

 

바쁜 일상에 지쳐 자신을 잃어갈 때 느리게 걸으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 사색의 공간으로 안성맞춤인 사찰.

스님의 수행공간인 절에 가면 크게 말하기도 조심스러울 만큼 경건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요, 무엇보다 절이 자리 잡은 곳은 절경으로 불리는 곳이 많아 피로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우리 땅 곳곳에 있는 사찰을 찾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여행가이드북 <나를 위한 사찰여행 55>.

불교문화와 사찰의 특징, 그 절의 내력 등 역사와 문화도 고루 다루고 있네요.

 

 

 

 

불교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보물이 세 가지 있다고 해요. 부처님, 불법, 스님이라네요. 한국 3대 사찰로 알려진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는 이 보물을 각각 지닌 3보 사찰로 불립니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불보사찰, 해인사는 부처님의 법을 새긴 대장경 경판이 있어 법보사찰, 송광사는 지눌국사 등 16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이라고 해요. 

 

통도사에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 건물은 예전에 들렀을 때 사진 찍어 올 정도로 그 분위기에 반했었는데요. 사실 당시엔 건물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겉모습만 보고 왔다는 걸 알았네요. 역시 알고 봐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분명히 다녀왔던 곳인데도 책에서 다양한 정보를 읽어보니 그동안 허투루 다녀왔구나 싶어 뒤늦게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기도 했어요. 여승들만 있는 운문사는 학창시절 몇 번을 다녀왔는데도 그 내력을 절반도 모르고 있었어요. 화랑정신의 발상지라는 것, 일연스님의 삼국유사가 탄생지라는 것, 원광법사가 세속오계를 전수했던 곳이라는 걸 <나를 위한 사찰여행 55>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어요.

 

 

 

 

사찰마다 분위기가 각양각색입니다. 수려한 풍경이 예술인 곳, 웅장한 규모의 건축물이 멋진 곳, 아담하지만 오밀조밀한 멋이 있는 곳, 절경 자체는 화려하지 않지만 푸근한 마음이 들게 하는 곳 등... 사찰마다 느끼는 감상도 다르고, 봐야 할 포인트도 다르더라고요. <나를 위한 사찰여행 55> 책에는 '이것만은 꼭!' 알아야 하는 정보도 잘 짚어주고 있습니다. 사찰의 내력에 관한 이야기도 재밌습니다. 역사에 얽힌 이야기와 전설을 알면 더 즐거운 사찰 여행이 될 것 같아요.

 

전국 각지에 자리 잡은 사찰. 도시생활자에게는 마음먹고 떠나야 하는 여행일 수도 있지만, 도심 한복판이나 도시 근교에 있는 사찰인 화계사, 길상사, 범어사, 봉은사 등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찰하면 사실 분위기가 거기서 거기... 정도일 거라 예상했는데, ​독특한 사찰도 있더라고요.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사찰이 많아졌고요. 그 외에도 티베트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보성 대원사, 한국의 소림사 선무도를 체험할 수 있는 경주 골굴사, 전통 불교의 역사와 불교를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은 김천 직지사가 그렇습니다.

 

 

 

"옛집과 옛길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묻어난다. 오래된 공간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래서 오래된 공간으로 대표되는 절집은 건물 자체로도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기록되지만 스님들이 사는 집이라는 생활공간으로도 의미가 깊다. 또한 절집은 주변의 산과 계곡과 나무가 어우러져 휴식과 사색의 공간으로 여행객들에게 자리를 내준다. 사색의 숲은 나를 위한 공간으로 다가오고 여행도 곧 수행의 일부가 된다. 그것이 사찰여행의 매력이다." - 책 속에서

 

수행과 명상의 의미도 생각하게 합니다.

자신을 비우겠다는 목적을 정하면 명상이 아닌 집착이 될 수도 있다는 조언을 합니다. 무엇을 얻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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