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공부 멘탈 만들기 - 왓칭으로 만나는 기적의 결과
김상운 지음 / 움직이는서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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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왓칭> 김상운 저자의 신간 <흔들리지 않는 공부 멘탈 만들기>. 왓칭 개념을 알면 더 원리 이해를 바탕으로 적용하기 쉬운데 그 책을 읽지 못했어도 이 책만으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다! 기적의 아이콘, 펜싱의 박상영 선수와 사격의 진종오 선수는 <왓칭>을 통해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합니다. 걱정과 불안에서 벗어나는데 효과 좋은 이 기술을 공부에도 적용하는 게 <흔들리지 않는 공부 멘탈 만들기>의 주제입니다.

 

걱정을 한다는 것은 다가올 순간을 미리 불안해하는 겁니다. 마음이 '지금 이 순간'에 있지 못하고 미래로 달아나버려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한다고 해요. 왓칭을 통해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 마음속 깊게 들여다보고, 마음의 잔물결이 없어지면서 '지금'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수험생이나 공부에 적용할 수 있는 왓칭 실천법을 사례와 함께 알려줍니다.

 

뇌과학으로 설명하는데 빨간불이 켜지면서 위험신호를 보내는 아미그달라가 좌뇌의 부정적 이야기꾼 에고센터와 만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하면서 두뇌해마가 쪼그라든다고 해요. 우리는 이 빨간불을 다루는 능력이 필요한 겁니다.

 

 

 

공부 멘탈이란 공부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상태입니다. 마음의 공간을 상상하며 그 공간에서는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바라보도록 합니다.


왓칭은 양자물리학자들이 이름 붙인 관찰자 효과를 통해 감정, 몸, 마음, 지능, 행동 등을 포함한 나의 모든 것을 나와 분리시켜 보는 것이라고 해요. 목표를 세우라는 말은 해도, 목표를 세우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선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요. 언제, 어디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미지가 생생하게 그려지도록 생각해보는 겁니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시크릿류의 내용과도 비슷해 보이는데요, 이 책이 훨씬 납득하기 좋게 설명하고 있었어요. 한다!는 실행의지를 가지면 생각 에너지는 플러스 에너지로 변화한다고 합니다. 박상영 선수의 할 수 있다처럼요.

생각이란 단순히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된다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주제 문장이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만 아는 것으로 그치면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게 함정~!

 

그저 문제가 이미 풀렸다고 상상하는 것으로 되는 게 아니었어요. 그저 해결되었다라고만 상상해서는 오히려 긴장이 풀어진 상태에서 의심이 스며든다고 합니다. 사실이 아닌 걸 사실이라고 상상하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이미 풀렸다고 상상한 뒤, 현실의 부정적인 면과 대조해 봐야 합니다. 마음의 공간이 열린 상태로 걸림돌이 있는데 어떻게 풀었지 하며 문제를 풀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찾아보게 되면서 훨씬 더 수월하게 풀린다고 하네요.


'내 마음이 내 몸 안에 있다' 대신 '내 몸은 내 마음속에 있다'로 바꿔 생각하는 자세가 닫혀있는 마음의 공간을 열어 불안과 두려움을 떨쳐낸다고 합니다.

내가 내 마음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흔들리지 않는 공부 멘탈 만들기>. 에빙하우스 망각 이론을 이용한 암기 방법 같은 기존에 알려진 것도 나오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식상하지 않고 흥미롭게 적용해볼 만한 내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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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양치기의 편지 - 대자연이 가르쳐준 것들
제임스 리뱅크스 지음, 이수경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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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라는 단어가 주는 목가적인 분위기만큼이나 사실 너무 잔잔한 분위기의 책은 아닐까 싶었는데, 제임스 리뱅크스 저자의 글이 생각 외로 유쾌해서 무척 즐겁게 읽은 책입니다.

그저 새하얀 양만 떠오르는 수준이었던 제가 이제는 다양한 품종의 양들이 있고, 저마다 독특한 색깔과 생김새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우리나라 목장 형태만 생각하다가 대자연에서 방목하는 엄청난 스케일의 목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배경인 영국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겨우 4만 3,000명의 주민이 있는 곳이지만, 방문 외지인은 연간 1,600만 명에 이 지역에 관한 책도 많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본 그곳 이야기가 아닌 흙을 일구며 발 디디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관심 밖이었어요.

 

사람들은 '야생 그대로의 모습이 보존된' 자연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그런 곳은 작가와 예술가들이 영감을 얻고자 찾거나 도시인의 이상적 공간 역할일 뿐입니다. 저자의 어린 시절 초등학교 선생님들조차 촌구석에선 전혀 이룰게 없다는 식이었고요. 세상에 나가 뭔가 훌륭한 것을 이뤄내는 것이 값진 인생이라는 사고방식으로 움직이는 세상 속에서 조부모, 부모 세대가 땀 흘려 일하는 삶을 가치있게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옥스퍼드대 출신 양치기, 제임스 리뱅크스의 이야기는 더 값져 보입니다. <영국 양치기의 편지>는 레이크 디스트릭트 땅에 뿌리내려 살아온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입니다.

 

 

 

레이크 디스트릭트에는 내셔널 트러스트 소유의 방목지가 있습니다. 아동문학의 대가 '피터 래빗'의 베아트릭스 포터가 후원한 지역 중 한 곳인데, 이곳은 수 세기 동안 추위와 험한 지형에 익숙해진 지역 토종 허드윅 양만 풀어놓을 수 있다고 해요. 목양견과의 팀워크가 특히 중요한 작업과정을 보니 우리가 익히 알던 양 목장 수준이 아니더라고요.

 

양치기의 첫 번째 규칙 : 내가 우선이 아니라 양과 땅이 우선이다.
두 번째 규칙 : 상황이 항상 내 뜻대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세 번째 규칙 : 그래도 군소리 말고 계속 일한다.


목장의 일상은 건초 만들기, 양털 깎기, 산위의 양 떼 몰아 내려오기 같은 굵직한 일들 외에도 무너진 담장 손보기, 아픈 양 치료하기, 어린 양들 기생충 없애기, 양들 발 씻기기, 생울타리 만들기, 울타리에 몸이 걸린 새끼 양 빼내기, 목양견 씻기기, 양 꼬리 근처에 붙은 똥 딱지 떼내기 등 영국 특유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맞춰해야 할 소소한 일들이 산더미입니다. 게다가 출산 시즌 때는 멘틀 붕괴쯤은 일상이었습니다. 출산 시기에는 넓디넓은 공원에서 어른 두 명이 갓 태어난 아기와 아장아장 걷는 유아 수백 명을 돌봐야 하는 상황과 비슷할 정도라네요.

 

 

 

 

자연의 사이클에 의존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 자연을 낭만적으로 묘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생활방식에 자긍심을 가진 그들의 이야기는 사람과 땅의 관계가 공동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진짜 역사와 문화입니다.

 

<영국 양치기의 편지>에는 3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목장 운영의 실제적인 기술 외에도 이 땅의 주인인 농부로서의 가치관, 세대를 지나며 전해지는 지혜와 경험의 소중함. 이제는 세 아이의 아버지인 그를 중심으로 양치기의 삶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스물한 살 때 스스로의 선택으로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 목장 말고 다른 선택지들도 있다는 걸 직접 도전했던 그는 어찌 보면 외도를 한 셈이기도 했지만, 옥스퍼드대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전문 고문위원 프리랜서 일을 부업으로 하면서도 양치기로서의 삶에 대한 자부심이 진하게 드러나는 그의 글은 울컥하게 하네요. 

 

 


 

시골의 삶을 막연히 동경하거나 목가적이고 활기찬 시골 풍경만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게 전통적인 농경 및 목축 시스템이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대학에 다니면 중요한 사람이고, 전통 방식에 따라 일하며 살면 관심이나 칭찬을 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인가는 물음은 아무런 목적 없이 무조건 도시인으로 살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삶에 던지는 질문입니다.


레이크 디스트릭트 대자연과 함께 한 양치기 3대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주는 <영국 양치기의 편지>. 초짜 양치기에서 인정받는 양치기로 성장하는 과정, 삶과 죽음이 있는 목장 생활 속에서 몸을 움직여 열심히 일하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삶을 사는 이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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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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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리 작가의 소설은 처음 접했는데, 악의 기원이라는 소재에 끌려 무작정 읽어버렸어요.
856페이지 빼곡하게 들어찬 분량의 압박. 초반을 잘 넘기기만 하면 스토리의 결말이 궁금해져 두꺼운 분량쯤은 별것 아니게 하는 흡인력이 있네요.

재능 있는 남자아이 한 명이 미래에 만 명의 우두머리가 될 재목으로 길러 낸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프라임스쿨. 상위 지구에 살고 있더라도 프라임스쿨 입학이 힘든 만큼 그곳을 다니는 프라임 보이들의 위상은 대단합니다.

1지구부터 9지구까지 계급화된 세계. 얼핏 헝거게임을 연상케해 처음엔 설마 식상하게 끝나는 건 아니겠지... 살짝 의심하며 읽기 시작했어요.

 

프라임스쿨 학생인 열여섯 살 다윈 영을 중심으로 그의 가족, 친구네 가족들의 이야기가 얽힙니다. 다윈 영의 여자 친구 루미 삼촌인 제이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들의 공방.

 



30년 전 집에서 살해당한 그 삼촌은 다윈 영의 아버지 친구였어요. 문화부 교육 차관이자 프라임스쿨 위원장으로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다윈 영의 아버지. 30년 가까운 세월을 죽은 친구를 그리워합니다.

삼촌의 죽음에 의문을 가진 루미는 다윈과 정보를 공유하며 죽음에 얽힌 진실에 한 발짝 다가섭니다. 삼촌 앨범에서 사라진 단 한 장의 사진이 빌미가 되는데요, 사라진 사진에는 과연 무엇이 혹은 누가 찍혔을지. 그 사진은 인류 진화의 퍼즐을 맞출 수 있는 잃어버린 연결 고리를 의미하는 미싱 링크 역할을 하죠.

책 표지의 후드 입은 남자의 그림은 이 사건에서 중요한 단서입니다.
제이 삼촌은 후드 입은 이에게 살해당했는데, 당시 9지구의 폭동과 관련한 이들이 즐겨 입는 옷차림이었거든요. 폭동이 실패하면서 9지구는 생명의 활기가 사라지게 되고, 이후 상위 지구에서는 후드가 금기시되었습니다.

폭동 중에 상위 지구로 몰래 넘어온 사람들을 척결하며 대대적인 사람 청소를 했던 1지구.
하지만 그 틈을 비집고 살아남은 사람은 있었어요. 하지만 그 죄는 대를 이어받아 갑니다. 계급 사회이기에 출신 자체가 이미 죄가 되는 현실입니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인류가 연결해 온 사슬을 끊어 낼 수 없는 것처럼, 부모 자식 간에 죄물림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입니다. "죄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은, 서로가 주는 기쁨에도 역시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일 텐데"라는 다윈 영과 친구의 대화에서처럼요.

 

 

 

서서히 수면으로 드러나는 죄의 정체.
죽은 제이의 동생에게서 밝혀지는 경악스러운 진실과 다윈 영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관계 등 이 책의 중반부터는 제이의 살해범을 밝히며 그 사실을 알게 된 다윈 영이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다윈의 심리 변화를 보면서 부모 입장에서 많이 안타까웠어요. 한편으론 이런 마음을 가진 아이가 있다니 하며 대견스럽기도 했고요. 은연중에 독자로서도 다윈이니까 잘 해결할 거란 믿음이 생기더군요. 다윈의 내적 갈등과 방황은 성장기 청소년들의 심리를 건드립니다.

 

 

 

가족 이야기일 뿐이지만, 스토리 자체의 스케일은 어마어마하네요.
한계를 넘어서까지 자식에게는 믿음과 사랑을 보여주고픈 부모, 자기 자신조차도 파악할 수 없고 제어할 수 없는 인간이 뭘 믿으며 살 수 있는지 존재의 방황을 겪는 다윈. 박지리 작가는 내 안에 숨어 있는 인간은 대개 악이라면서도 사랑으로 진화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폭동의 진실, 계급 사회에서 겪는 자격지심 등을 통해 세상과 나의 존재 의미를 다룬 대화도 상당합니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가해자이면서 교묘하게 범죄를 감춘 한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열여섯 살 다윈 영의 성장소설입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명분을 내세웠던 아버지를 보며 실상 자기의 안위를 위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역시 아버지보다 나은 다윈이었어요. 아버지의 죄를 이용해 자신의 순결성을 드러내려는 얄팍한 이기심을 깨닫는 다윈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작가가 제 의문을 풀어줬습니다.

도덕적 잣대에 걸맞은 행동인지 의문을 던질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이기에 또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네요. 다른 사람이 아닌 다윈이어서 솔직히 설마 하는 마음이 없잖아 있었어요. 의외의 행동에 어리둥절하는 순간, 제목을 다시 읊어보면 약점과 모순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 다윈 넌 인간에게 영혼이 있다고 생각해? /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모두가 가지고 있진 않을 거야.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만.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들에겐 영혼 같은 건 아무 쓸모도 없잖아. 쓸모없는 건 퇴화하는 게 진화의 법칙이겠지.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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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 바람만 느껴줘 - 길 위에서 마주한 찬란한 순간들
청춘유리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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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마주한 찬란한 순간들을 담은 청춘유리 저자의 여행 에세이, 오늘은 이 바람만 느껴줘.


"용기를 내어 불어오는 이 바람을 느껴보기로 했다." - 책 속에서.


열여덟 살에 일본 교환학생으로 떠난 첫 여행. 아직은 어리광 피울 나이에 가족과 떨어져 배를 타고 가는 길, 두려움만 가득했던 아이는 바람을 맞으며 용기를 내어봅니다. 첫 여행을 감당하면서 앞으로 여행하며 살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고, 20대 초반을 오롯이 여행자의 신분으로 청춘을 보낸 그녀.

 

 

 

초보 여행자에게는 숱한 난관도 많았습니다. 스물두 살에 떠난 아일랜드 여행에서는 200만 원을 소매치기당하면서 아이를 돌봐주는 오페어 일을 하며 돈을 벌충해야 하는 신세였고요.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나 하는 좌절을 이겨내고, 만일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경험해보지 못 했을, 만나지 못 했을 사람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절대 발견할 수 없었을 내가 모르던 나의 또 다른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요.


슬로베니아에서는 술 한 잔과 함께, 오스트리아의 버스 안에서, 크로아티아의 하늘을 보며, 부다페스트의 반짝임을 만끽하며 사색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 속에 마음의 성장을 볼 수 있었어요.

 

 

 

가끔은 외로워도 괜찮고, 퍼즐을 잘못 끼웠다면 다시 맞춰 가면 되는 거고, 쉴 줄도 아는 삶.
여행을 하며 배운 것들입니다.

 

청춘유리는 행복한 삶, 나를 위한 삶을 추구하며 웃고 살 수 있는 하루하루를 소망합니다.
행복하기 위해 떠난 여행은 그런 꿈의 힘이 바탕이 되어 현실로 이뤄지고 있었어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잃어버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여행에도 슬럼프는 있다는 것도 겪었습니다. 간절하던 여행이 일상처럼 익숙해진 겁니다. 하지만 일상이 있기에 일탈이 소중해지는 법이고, 일탈이 있기에 일상이 그리워지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하네요.

 

스물다섯 살엔 최고의 감동을 엄마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어 40일간을 엄마와 함께 다시 여행하기도 했더라고요.

10학번임에도 스물여섯 살에 복학생 신분이 된 그녀. 언제나 열여덟 첫 여행자의 마음을 간직하고 싶고 그렇게 살고 싶다는 청춘유리의 앞날, 응원하고 싶네요.

 

<오늘은 이 바람만 느껴줘>는 여행을 하며 성숙해지는, 청춘유리가 느낀 감정의 변화를 전달받을 수 있는 따스한 여행 에세이였어요.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쉼표가 될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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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민족 상.하 세트 - 전2권
강태진 글.그림 / 비아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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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진 작가의 조국과 민족. 기사 보고 냉큼 구입했던 책인데 만화책이지만 어두운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데다가 기막힌 반전까지 있는 책입니다.
 

"나는 그냥 내 일을 한 거야! 그 사람들이 간첩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게 내 직업이라고!" - 책 속에서.

 

 

 

때는 1987년. 88올림픽을 앞두고 5공화국 시절 조작된 시국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그것도 가해자 시각에서 말이죠.


반공 표어 수상 상금을 받으러 갔다가 보안사 장실장과 우연히 만난 박도훈. 억울하게 죽은 엄마의 복수를 한답시고 장실장의 꼬드김에 넘어가 당시 정부에게 밉보인 아버지 집안을 제대로 말아먹게 도와준 박도훈이 이 스토리의 주인공입니다. 권력에 탄복한 그는 장실장의 수하로 성장하죠.

 

지금 세대들은 아마 책 속의 이야기가 허구로만 느껴질 겁니다. 제 세대만 해도 반공 포스터, 표어 만들기를 학교에서 열심히 했었고, 간첩 신고 관련한 현수막이나 스티커 같은 게 동네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슈를 위한 간첩 조작이 있었어요. 정부에 쓴소리하는 학생들은 간첩으로 몰아버렸고, 유학생 애들 잡아다 간첩 만드는 일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었습니다. 기업을 정치적 돈줄로 이용하는 건 당연하게 여겼던 시절. 그러고 보니 최근 미르·K재단 사건을 보면 퇴보한 이 나라의 모습이 참 할말 없게 만듭니다.

 

"글쎄요... 이런 일일수록 당장을 모면하려는 편법보다는 김회장님의 조국과 민족에 대한 사랑... 그 진심의 크기를 보여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책 속에서

 

 

 

<조국과 민족>에는 고문을 통한 간첩 조작 현장을 적나라하게 밝힙니다. 온갖 고문 기술이 동원되면서 없는 죄도 있게 만드는 모습에 치가 떨립니다. 한국사에 존재했던 이런 일들을 저도 나이 먹어가면서는 솔직히 점점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대학생이란 신분에서 벗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말이죠. 이 책을 보며 언젠가부터 이런 현대사를 잊고 살고 있단 생각에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중간중간 들어간 작가노트에서는 작업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다운된 분위기를 조금 끌어올립니다. 무거운 스토리지만 작가의 유머감각이나 그 시대 웃음 코드를 선사하기도 하고요. 

 

<조국과 민족>에 등장한 사건들은 당시 실제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가정 살인 사건을 간첩 사건으로 조작해 국민을 속였던 수지 킴 사건, 유학생 간첩 조작 사건, 고문 받은 재일 교포의 폭로 등... 이런 일들을 겪고 현재의 대한민국이 되었습니다.

 

 

 

<응답하라 1988> 드라마만으로 그때를 짐작하는 요즘 세대들은 설마 싶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80년대의 진짜 이야기입니다. 영화 <변호인>에서도 나오는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이 벌어졌던 시대입니다.

 

이 책이 단순히 간첩 조작 사건들이 있었다는 수준에서 끝냈다면 기록물 차원의 책일 테지만, 한발 나아가 가해자 시선에서 그들이 한 일을 짚어 보는 점이 독특했어요. 주인공 박도훈이란 인물에게는 민가협에 몸담은 이복 형도 있었고, 사랑하는 여자도 있었습니다. 고정간첩에게 되려 당하기도 하고, 그토록 믿던 조국에게 결국 버림 당하기도 하는 그를 보면서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이 떠오릅니다. 명령에 의해, 맹목적으로 따른 그들의 모습은 독일 나치 아이히만과 같았습니다.

 

이 책의 결말은 영화 한 편을 보는듯한 환상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서스펜스 소설 저리 가할 정도의 기막힌 반전도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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